연극 ‘택시 드리벌’로 돌아온 배우 남보라



[하이틴 잡앤조이 1618] “연예인 병 안 걸린 게 배우로서 가장 잘한 일이죠”


10년 전, 13남매의 맏언니이자, 인형 같은 외모로 세상에 주목을 받은 배우 남보라가 어느덧 9년차 연기자로 다가왔다. 그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던 그녀가 이번에는 연극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어릴 적부터 품고 있었던 연극무대의 꿈을 이룬 그녀의 소감부터 궁금해진다.




연극 ‘택시 드리벌’은 어떤 작품인가?

연극 ‘택시 드리벌’은 시골 출신 택시 기사인 ‘덕배’를 통해 팍팍한 서울 생활에서의 삶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번에 맡은 ‘화이’ 역은 덕배가 어릴 적 사랑했던 사람이자 그리움의 대상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웃기면서도 감동적인 작품이다.



이번 작품이 첫 연극으로 알고 있는데,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

고등학교 때 연극 동아리를 했었다. 대학 때도 연극 공부를 하면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었다. 방송 활동을 하면서도 기회만 있으면 연극을 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기회가 온 것 같다.



오디션을 보고 참여한 건가?

이번 공연이 ‘김수로 프로젝트’에 속한 공연이라 (김)수로 선생님께서 화이 역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소속사에서 연결해줬다. 회사 이사님께서 ‘택시 드리벌’을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대본도 보지 않고 바로 하겠다고 말씀 드렸다.(웃음)



만약 실제로 극중 ‘화이’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나?

당연히 떠난 남자를 기다리지 않고 다른 사랑을 찾지 않았을까.(웃음) 아니면 서울로 간 덕배를 찾아가 우리 관계를 어떻게 할지 의논을 해봤을 것 같다. 극중 화이처럼 마냥 고향에서 기다리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극중 덕배에 비해 화이의 비중이 작다. 분량에 대한 불만은 없었나?

솔직히 조금 아쉬운 점은 있다. 덕배와 화이가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더 담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동안 꿈꿨던 연극을 시작했으니 앞으로 무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건가?

정말 꿈꿨던 연극을 하고 있어서인지 이번 공연을 하면서 무대에 대한 목마름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된 것 같다. 하지만 무대 연기는 더 욕심이 난다. 기회가 된다면 안톤 체홉의 ‘우리 동네’나 ‘위대한 개츠비’도 해보고 싶다.



은근히 다작 배우다. 데뷔 이후 영화, 드라마를 꾸준히 했는데 작품 선정 기준이 있나?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땐 어떤 작품이 들어와도 ‘다 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했었다. 많은 작품을 하면 나중에 연기 생활에 영양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들어오는 작품을 거의 다 했었는데, 지금은 체력이 안 돼 못하고 있다.(웃음)



체력관리는 따로 하나?

예전엔 운동을 열심히 했었는데 요즘엔 못하고 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땐 촬영으로 3일 밤을 새도 그 다음날 쌩쌩했는데, 지금은 체력이 안 따라줘서 어렵다.(웃음) 요즘엔 잠을 8시간 이상 못 자면 너무 피곤하다.



데뷔는 언제였나?

2006년 KBS2 시트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로 데뷔했다. 그 전에 MBC 예능 ‘천사들의 합창’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방송이 나간 이후 기획사 몇 군데서 같이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았다. 방송은 생각해보지 않았던 분야라 거절 했는데, 유독 한 회사에서 학교까지 찾아와 러브콜을 보내더라. 그때 어머니께서 “다른 사람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해봐라”고 말씀하셔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배우로 활동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은데.

처음 시작할 땐 너무 힘들었다. 연기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연기를 했는데도 오디션에선 계속 떨어지더라. 그게 반복되니까 나 자신에 화가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는 것 뿐이었다. 그래서 이 악물고 더 연습했다. 그런 시기가 있었으니 지금의 내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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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초기에 13남매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형제가 많은 데 따른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일단 장점이 훨씬 많다. 어릴 땐 형제가 많은 게 콤플렉스였다. 누가 물어봐서 13남매라고 말하면 다들 놀라는 반응이 싫었다. 그런 반응들이 싫어서 말을 안 하거나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형제가 많아서 든든하고 부모님께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형제들끼리 힘든 일이나 서로 상의할 일이 있으면 모두 모여서 가족회의를 하곤 한다.



가족회의의 주요 안건은 뭔가?

가족들 생일 챙기기다. 가족들이 많다 보니 생일을 어떻게 준비할지, 돈은 얼마나 모을지 회의를 한다. 얼마 전엔 부모님 생신 때문에 회의를 했다.



13남매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동생이 있나?

9번째 동생인 새미가 나를 가장 많이 닮아 애착이 간다.



요즘 관심사가 있다면?

영어다. 어릴 적부터 영어를 싫어했고 필요성도 못 느꼈다. 근데 얼마 전에 태국 푸켓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영어를 못하니까 너무 답답하더라. 영어를 할 수 있으면 외국 친구들도 사귈 수 있고, 해외 진출 기회도 있지 않을까 싶다.


연애는?

하긴 한다.(웃음) 근데 지금은 안하고 있다.



이상형은?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배우라는 직업이 많은 사람 앞에 서는 직업이다 보니 상대방의 마음이 넓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한다. 그리고 친구같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가장 잘한 점을 꼽자면?

음. ‘연예인 병’ 안 걸린 게 아닐까.(웃음) 가끔 친구들이 말하길 연예인이면서 연예인 같지 않다고 말할 때가 있는데, 남의 시선을 잘 의식하지 않는 성격이다. 평소에는 평범하게 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한다. 간혹 주변에 배우들 중에 연예인 병이 심하게 걸린 분들도 봤는데, 보기 좋진 않더라.



반면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좀 더 좋은 작품을 선택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앞으로의 꿈은?

우선 지금 하고 있는 ‘택시 드리벌’이 전석 매진되는 거다.(웃음) 그리고 인생의 꿈이라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 어떤 일을 하든지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할 수 있었으면 한다.



글 강홍민 기자ㅣ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