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HMAT ‘내가 생각하는 혁명’

모든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는 것



<현대자동차 2015년 하반기 HMAT 역사에세이 출제 문항>

인류는 크고 작은 변화를 계기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발전해왔습니다. 그 중 본인의 가치관에 비추어 보았을 때 1)인류 역사 발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역사적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2)그것이 인류 발전에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 서술하십시오.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에서 현대차그룹 인적성검사(HMAT)를 치른 취업준비생들이 고사장을 나와 귀가하고 있다./김범준기자bjk07@hankyung.com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에서 현대차그룹 인적성검사(HMAT)를 치른 취업준비생들이 고사장을 나와 귀가하고 있다./김범준기자bjk07@hankyung.com

10월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에서 현대차그룹 인적성검사(HMAT)를 치른 취업준비생들이 고사장을 나와 귀가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DB



어릴 때 자동차 공장을 견학한 적이 있다. 견학 전, 몇 분 단위로 자동차 한 대가 생산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믿지 못했다. 하지만 현장을 목격하고는 곧 수긍하게 됐다. 긴 생산라인에서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이것은 ‘컨베이어 시스템’이자 포드 자동차에서 최초로 개발한 ‘포드 시스템’이었다.


인류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혁명은 단연 ‘산업혁명’이다. 와트의 증기기관차로 시작된 산업혁명의 핵심은 대량생산이다. 그 대량생산체계를 성공적으로 현대산업에 적용시킨 것이 바로 이 포드 시스템이다. 포드 시스템은 미국의 테일러에 큰 빚을 지고 있다.


테일러는 ‘과학적 관리기법’이라는 새로운 생각을 실현했던 사람이다. 생산현장 노동자의 동작연구를 통해서 효율적인 생산라인을 설계했고 여기에서 영향을 받은 헨리포드가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지금은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져서 포드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고, 새로운 생산방식인 Cell 방식(일본의 캐논 공장에서 주문 생산하는 방식)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러한 Cell 방식도 사실 포드 시스템의 응용에 지나지 않는다.


헨리 포드, 자가용을 선물하다


흔히 혁명이라고 하면 거창하고 추상적이며, 사람들이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건들을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늘 ‘의식주’다. 역사상 가장 잘 사는 시대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다. 잘 산다는 것은 물질적인 풍요를 의미하고, 그 풍요는 인간을 새로운 사유의 세계로 인도했다.


우리는 지금 비행기와 자동차를 타고 어디든 가고 싶은 곳을 달린다. 이러한 모든 이동수단은 포드 시스템의 수혜를 입었다. ‘찰리 채플린’이라는 천재배우이자 희극작가는 우리가 발명한 기계문명(포드시스템)으로 인간이 소외됐다고 고발했지만 이는 과학 문명이 만들어 준 결과가 그 만큼 인간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결코 믿을 수 없었던 자동차 생산라인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나사를 조이는 사람, 자동차 유리를 끼우는 사람, 앞 사람이 작업을 끝내면 그 다음 사람이 쉴 새 없이 일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만일 대량 생산 시스템의 발명이 없었다면 자가용은 아직도 꿈으로만 꿔야 했을지 모른다. 헨리 포드의 비전으로 우리는 인류의 비전을 달성했다. ‘모든 평범한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는 일’, 그 꿈을 포드는 살아생전에 실현했다.


글 이동우 롯데중앙연구소 HR Lea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