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새로운 것들이 쏟아지는 세상! 하지만 어떤 장소에 가도, 어떤 음식을 먹어도, 어떤 제품을 사도 누구에게나 한두 가지 불만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도 있는 요즘, 소비자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었던 불만을 전문 DB로 집중 관리하는 앱이 있다. 소비자 ‘불만제로’를 위해 앱을 개발한 이들은 다름 아닌 젊음과 혈기로 무장한 대학생들이다. 국내 최초의 ‘불만관리 앱’으로 ‘2015 LINC 페스티벌 캡스톤 디자인 옥션마켓’ 참여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가톨릭대 ‘Silent majority’ 팀을 만나 그들의 열정 가득한 도전 이야기를 들어봤다.


#L·I·N·C로 알아보는 인터뷰



소비자 ‘불만제로’, 우리가 만든다!

왼쪽부터 홍성보, 박상진 씨(가톨릭대 경영 4)



◆ L : leadership


Q. Silent majority팀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홍성보(이하 성보) : 안녕하세요. 저희는 가톨릭대 ‘Silent majority’팀입니다. 기획과 마케팅을 맡고 있는 경영학과 학생들로 팀장 박상진과 황정예, 전혜준, 저 홍성보 그리고 디자인을 맡은 유가현(소비자주거), 이렇게 총 다섯 명으로 구성돼 있어요. 외부 협력관계로 교내 컴퓨터공학과, 정보통신학과로 이루어진 린치핀소프트팀과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Q. 팀은 언제, 어떻게 결성했나요?

박상진(이하 상진) :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있던 도중 창업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큰 계기가 됐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지금 가톨릭대 산학협력 단체장으로 계신 지도교수님 수업을 듣다가 이 아이디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여쭤봤죠. ‘참신한 것 같다’며 한번 팀을 꾸려서 만들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 성보도 마침 캡스톤 수업을 듣고 있어서 네 명이 모여 올해 초에 창업동아리를 만들게 됐죠.


Q. 팀 이름이 특이합니다. 무슨 뜻인가요?

성보 : ‘침묵하는 대중’을 의미합니다. 사실 저희 아이디어가 불만은 있지만 표현하지 않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잡은 아이템이거든요.


Q. 팀 소개에서 지도교수님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성보 : 네, 저희 경영학과 이재영 교수님인데, 캡스톤 디자인과 같은 창업 관련 교과목과 재무 관련 강의를 하십니다. 학생들의 창업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직접 도움도 주십니다. 밥과 술도 자주 사주시다보니 학생들과의 유대감도 깊죠.

상진 : 창업이 붐이잖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내놓는 아이디어만 해도 수백 개, 수천 개예요. 3년 동안 이런 아이디어를 접하시다보니 직감으로 ‘이건 된다, 안 된다’를 아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교수님이 조금은 칼 같은 성격이세요. 애초에 교수님의 마음에 들기는 사실 어려운 거죠.


Q. 여러분의 아이디어는 단번에 합격점을 받은 것 아닌가요?

상진 : 그렇네요. 하하하.



소비자 ‘불만제로’, 우리가 만든다!



◆ I-Innovation


Q. 본격적으로 ‘불만센터’ 앱을 소개해 주세요.

상진 : 불만이 있어도 침묵하는 대중에게 불만을 구매한 뒤 이렇게 축적된 불만DB를 기업에 제공합니다. 일반적으로 불만이 있어도 바로 컴퓨터를 꺼내서 글을 쓸 순 없잖아요. 대신 가장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스마트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불만을 어필할 수 있는 앱이 ‘불만센터’인 것이죠. 한 마디로 “당신의 불만을 사겠습니다”라는 목적으로 만든 거예요. 언제 어디서나 불만을 느끼면 우리에게 팔아달라는 거죠.

성보 : 고객들이 불만을 게재하면 저희는 100~150원 정도에 구입합니다. 이 불만DB를 수집해서 코딩하면 자체적으로 카테고리가 되죠. 이를 분석한 뒤 최종적으로 기업에 판매할 예정입니다.


Q. 불만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상진 : 어려운 걸 의미하는 게 아니에요. 한 빵 가게에 저녁마다 사람이 많은데, 이를 고객에게 미리 알려줬으면 하는 마음? 또 필요한 소스가 늘 부족할 경우 ‘이런 것들을 고쳐줬으면 좋겠다’ 하는 사소한 불만들을 쉽게 표출하고, 해결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Q. 앱을 개발하며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상진 : 아까 말씀드렸듯, ‘세상의 모든 불만을 사 보자’가 저희의 모토이자 사업 방향이에요. 그래서 앱에 여러 사소한 불만들을 카테고리로 분류해놨죠. 어떤 불만이든 소비자가 카테고리 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말이죠.


Q. 준비기간은 어느 정도였나요?

상진 : 1년이요. 작년부터 제가 아이디어나 시나리오 같은 것들을 구상해 놓은 게 반 년,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과정이 반 년 정도 걸린 것 같네요.


Q. 팀장의 역할이 커 보이는데, 실제 운영도 팀장의 주도 하에 이뤄지나요?

상진 : 꼭 그렇지는 않아요. 아이디어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지만, 사업기획서를 작성하는 등 구체화하는 작업은 (팀원들 없이) 저 혼자라면 못했겠죠?

성보 : 교수님들을 통해 방향성을 잡기도 했어요. 교내 네트워크도 최대한 활용했죠. 창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인지도’예요. 사업을 알아봐주고 홍보해줄 수 있는 네트워크가 굉장히 필요해요. 학교가 지원하는 창업 관련 프로그램을 100% 활용하려고 했어요. URL을 만들 때 학생기업의 도움을 받는다든지, 학교 홍보사이트를 통해 디자인 지원도 받았죠. 외주에 맡기는 것보다 시간과 돈을 훨씬 절약할 수 있었어요.


Q. 올해 ‘캡스톤 디자인 옥션마켓’은 어떤 경로로 참여하게 됐나요?

성보 : 8월에 ‘전국 대학교 캡스톤 경진대회’가 있었는데, 대회 진행자가 옥션 마켓을 알려주셨죠. 기업체와 연계해 아이템도 하는 등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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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Needs


Q. ‘불만센터’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팀 내에 ‘침묵하는 대중’이 있었나요?

상진 :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우연히 경제 잡지를 본 적이 있어요. 일본은 고객의 반응에 예민해서 불만을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더라고요. ‘한국은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나?’라는 의문이 들었죠. 마침 국내에서 당시 일명 ‘창렬도시락’과 ‘질소과자’가 유행이었어요. 한국 소비자들의 불만도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점차 표출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죠. 한국에도 니즈는 있지만,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는 두 가지 이유가 맞아 떨어지면서 마침내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Q. 어떻게 구체적으로 고객과 기업의 니즈를 파악했나.

상진 : 리서치 결과를 통해 소비자 불만의 양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동안 수동적이었던 소비자들이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하기 시작한 거죠. 소비자의 불만이 늘고 있는 추세에 불만관리에 대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했어요. 기업의 니즈는 ‘기업이 소비자의 불만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을 경우 경영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는 식으로 더듬어갔죠.


Q. 올해 ‘캡스톤 디자인 옥션마켓’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성보 : 지난 8월에 ‘전국 대학교 캡스톤 경진대회’가 있었어요. 발표 이후에 옥션 마켓이 있다고, 거기 계시던 진행자분이 알려주더라구요. 행사의 취지가 기업체와 연계해서 아이템 소개도 하고, 저희 팀이 기업과 협업을 통해서 발전하는 좋은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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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Creativity


Q. 불만센터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점은 무엇인가요?

상진 : 국내 ‘최초’라는 점인 것 같아요. 한국에는 불만이라는 카테고리를 직접 수집해서 판매하는 비즈니스모델이 아직 없거든요. 이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항상 듣는 소리가 ‘그거 처음 듣는다’라는 말이에요. 반대로 동종업체가 없다보니 어려움도 있지만 최초라는 말, 그것이 바로 저희 팀의 독특한 점이 아닐까요?


Q. 한계에 부딪히거나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나요?

상진 : 창업을 기획하는 건 누군가한테 검토를 받는 과정이잖아요. 지적을 받으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서 최적의 방향을 향해 재정비해야 하거든요. PT를 하고 나면 늘 고쳐야 할 것이 산더미인 거예요. 그럼 다같이 ‘죽고 싶다’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죠.

성보 : 학생 창업자하면 누구나 공감할 텐데, 매출액이요. ‘돈을 언제 받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쉽게 확답을 드릴 수 없거든요. 아직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있고, 향후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윤곽이 조금 잡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조금 힘들었어요.


Q. 반대로, 즐거웠던 추억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성보 : 그동안 감사하게도 상을 많이 받았어요. 경기권역 창업 경진대회에서 200만 원의 상금을 탔고, 교내 창업 경진대회에서도 대상을 받았죠. ‘2015 전국 창업리그’ 경기권역 대표로도 출전했고요. 하나씩 이뤄가는 기쁨이라고 할까요. 처음에는 교수님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너희가 되겠어?”라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성과물을 하나씩 낼 때마다 반응이 점점 “이거 괜찮은데?”로 바뀌는 거예요.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는 저희의 발자취, 그리고 모두의 응원 덕에 힘을 낼 수 있었어요.


Q. 마지막으로 ‘2015 캡스톤 디자인 옥션마켓’에 참가하는 각오를 말씀해 주세요.

상진 : 여기에 참여하기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쳤어요. 매일이 검증을 거쳤죠. 그래서 ‘모든 걸 다 보여주고 오자’라는 다짐을 해요. 제가 만든 아이디어가 가치를 인정받을 순간을 기다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참가할 예정입니다.

성보 : 이번 참여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기업과 연계해서 더욱 발전하고 싶기도 하고요. 저희 앱이 기업에 소개되고 다른 많은 곳이 관심 가져준다면 더 열심히 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 이은주 대학생기자(인천대 문헌정보 4)

온라인 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