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산수, 중국시장서만 연매출 1조 원..‘한국판 에비앙’ 될 것”

박준 대표 “백산수 신공장은 농심의 새로운 100년 이끌어갈 전진기지”


“물 좋기로 소문난 백두산 천지물에 인간의 도리, 즉 농심의 정성이 더해지면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 수 있다.” 농심 신춘호 회장이 백산수 사업을 시작할 당시 했던 말이다. 신 회장은 세계 최고의 물을 세계 최고의 설비로 담아야 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인류의 꿈인 무병장수와 생명연장에 이바지하는 것이 농심이 가져야 할 소명이자 사명이라고 설파했다.


농심은 최근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백두산 지역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이도백하)의 백두산 백산수 신공장 준공식을 갖고, 시험생산을 거쳐 이르면 이번 달 말부터 본격적인 백산수 사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농심, ‘백두산 백산수’ 신공장 가동..“아시아 넘어 세계시장 사로잡겠다”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백두산 지역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이도백하)의 농심 백산수 신공장. 사진 제공=농심


이번 신공장 준공으로 농심의 백산수 생산량은 연간 최대 125만 톤으로 늘어나게 됐다. 국내 생수 제조업체중 최대 물량이다. 농심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백두산 천지 물을 세계 최첨단 설비로 담아낸 백산수를 글로벌 생수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백산수 신공장의 특징은 세계 최고의 설비만으로 구축됐다는 점이다. 농심은 에비앙, 피지워터 등 글로벌 생수업체에 보틀링(Bottling·물을 병에 담는 과정)설비를 공급한 독일 크로네스(Krones)사는 물론 세계 유수 기업의 설비로 백산수 제조 전 과정을 구축했다.


농심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물을 자부하는 만큼 농심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성과 노력을 다했다”며 “수원지는 물론 생산, 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농심은 신공장에서 나오는 백산수 물량의 70%를 세계 최대 생수시장인 중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백산수는 우리나라 생수 중 유일하게 중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브랜드로, 중국 현지 및 글로벌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된다. 농심은 중국 내 영업?마케팅력을 총동원해 향후 연 1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생수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농심은 백산수 물류에 철도망을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백산수 신공장에서 인근 철도역까지 1.7km 구간을 독점 사용하는 계약을 중국 정부와 체결했다. 백산수 신공장에서 시작되는 철도를 통해 중국 어느 곳에나 신속하게 물량을 공급할 수 있다. 외국 정부로부터 국가 기간망인 철도 운송권을 따낸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다.



백산수 신공장 준공, 국내 최대 규모인 연간 125만 톤 생산 가능

백산수 신공장은 약 30만㎡의 부지에 공장동, 유틸리티동, 생활관 등 연면적 8만4000㎡ 규모로 건설됐다. 농심은 백산수 신공장에 2000여억 원이라는 사상 최고액을 투자했다. 신공장 내 생산라인은 총 2개로, 0.5리터와 2리터 제품을 각각 생산할 수 있는 ‘전용라인’이다. 여러 크기의 생수를 번갈아 생산하는 범용라인과는 생산속도와 물량에서 월등히 앞선다. 이 두 전용라인에서 분당 약 1650병의 백산수를 생산할 수 있다.


신공장 건설로 백산수 연간 생산량은 국내 생수 브랜드 중 최대로 올라서게 됐다. 신공장에서 연간 생산할 수 있는 백산수는 최대 100만 톤이며, 기존 공장 생산량 25만 톤까지 합치면 연간 125만 톤의 백산수를 생산할 수 있다. 국내 1위 제주삼다수의 연간 생산량은 70만 톤 내외로 추정된다.



농심, ‘백두산 백산수’ 신공장 가동..“아시아 넘어 세계시장 사로잡겠다”

백산수의 수원지인 내두천은 백두산 원시림에 위치한 해발 670m·330㎡ 규모의 용천(湧泉)으로, 사시사철 6.5∼7℃를 유지하는 희귀 저온 천연화산암반수를 뿜어낸다. 자료 제공=농심


농심은 향후 백산수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3개 생산라인을 추가할 수 있는 공간을 공장 내에 확보해 놓은 상태다. 농심은 수원지인 백두산 내두천으로부터 자연 용출되는 원수(原水) 가운데 하루에만 최대 2만 톤을 백산수 공장으로 끌어올 수 있다. 농심 측은 향후 5개 라인이 풀가동되면 연간 200만 톤 이상을 생산, 에비앙의 생산능력(6000톤·일)을 뛰어넘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심이 막대한 물량의 백산수 판매를 자신하는 이유는 백산수 신공장만이 보유한 ‘철도 기반 물류 시스템’ 때문이다. 농심은 신공장 건설 초기단계에서부터 이 부분에 중점을 뒀다. 농심은 단독으로 사용하는 철도망을 통해 백산수를 공장에서 인근 역까지 이동시키고, 나머지 구간은 중국의 철도망을 이용하게 된다. 국내에 들어오는 백산수는 중국 대련항까지 약 1000km를 이틀간 달려 이후 배편으로 평택항과 부산항으로 운송된다. 백두산 천지물 백산수를 일주일 안에 국내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은 배급과 물자 이송을 위한 철도가 잘 발달된 국가”라며 “생산된 백산수를 중국 기간 철도망을 활용해 내륙의 주요 거점까지 논스톱으로 운송한다는 점에서 물류비가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물류 시스템이 가능한 이유는 농심이 중국 정부 소유의 철도 운영권을 공장 운영기간 동안 사용하는 조건으로 확보해 놓았기 때문이다. 생수 공장 내 철도를 통해 기차로 제품을 운송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농심이 보유한 철도는 공장 내부에서부터 백하역 인근까지 총 1.7Km 구간이다.


농심 관계자는 “세계 어느 나라든 철도는 국가 기간산업”이라며 “국가가 기업에게 철도 운영권을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농심은 백두산 수자원 개발 의지와 비전, 한국과 중국 내에서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로 이를 실현해 냈다”고 말했다.



농심, ‘백두산 백산수’ 신공장 가동..“아시아 넘어 세계시장 사로잡겠다”

분당 약 1650병의 생수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백산수 신공장 생산라인. 사진 제공=농심


최신 기술과 설비가 집약된 세계 최첨단 생수 공장

농심 백산수 신공장을 구성하는 생산설비는 세계 최고의 장비들로 갖춰졌다. 음료 생산설비에 있어 세계 No.1 업체들의 기술과 노하우가 접목됐다는 점에서 국내 생수업체들의 생산 인프라와는 차별화되며, 글로벌 생수 브랜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농심은 최적의 생산품질을 얻어낼 수 있도록 설계 단계부터 세계 최고의 설비를 조합시키는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쳤다.


우선 수원지로부터 흘러온 물을 여과하는 설비는 독일의 펜테어(Pentair)사로부터 도입했다. 수원지와 공장을 잇는 3.7km의 송수관로를 거쳐 공장으로 유입되는 물에 대한 최종 여과작업을 수행한다.


백산수 페트 용기 제작은 캐나다의 허스키(Husky)사가 맡았다. 생수병과 뚜껑(캡)의 형태를 성형하는 사출 작업을 담당한다. 허스키는 생수용기 사출설비에 있어서 세계 80%의 점유율을 보이는 글로벌 업체다.


생수 생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충전?포장 설비는 독일 크로네스(Krones)사의 제품이다. 물을 생수병에 담는 보틀링(Bottling) 과정부터 라벨지 포장, 컨베이어 벨트 이송, 적재까지 대부분의 공정을 크로네스의 첨단 설비가 담당한다. 독일 크로네스사는 1951년 설립된 글로벌 No.1 식음료생산설비업체로, 에비앙과 피지워터 등 세계적인 음료 브랜드의 생산설비를 담당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수원지에서부터 출발한 물이 생수병에 담겨 물류창고에 적재, 출고되는 모든 과정이 세계 최첨단 설비에 의해 이뤄진다”며 “이러한 모든 공정을 공장 내 ‘중앙통제실’에서 초 단위로 관리해 품질은 물론 글로벌 생수로서의 소비자 신뢰를 구축해 나간다”고 말했다.



농심, ‘백두산 백산수’ 신공장 가동..“아시아 넘어 세계시장 사로잡겠다”

약 23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생수시장인 중국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는 백산수. 사진 제공=농심


세계 최대생수시장 정조준..중국 전역에 판매되는 유일한 한국 브랜드

농심은 백산수 사업 구상 때부터 글로벌화를 지향했다. 백산수를 세계적 생수 브랜드 이른바 ‘한국판 에비앙’으로 키우기 위한 농심의 행보는 세계 최대 생수시장인 중국에서부터 시작된다. 농심은 14억 인구의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 생수시장 규모는 약 23조 원으로, 6000억 원인 우리나라의 38배가 넘는다.(유로모니터 자료) 농심은 중국의 프리미엄 생수시장 성장세에 주목했다. 안명식 연변농심 대표는 “백산수, 농푸산췐(農夫山泉), 와하하(娃哈哈), 에비앙 등 천연광천수로 분류되는 프리미엄 제품군의 중국 내 성장률은 전체 생수시장 성장률을 앞선다”며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수질 논란으로 건강한 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소득수준도 과거에 비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백두산 광천수 사업에 중국 기업들이 앞 다퉈 진출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백산수는 프리미엄 생수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가장 깨끗하고 건강한 물이다. 농심 백산수는 지난 2014년 9월 중국 중앙정부(기술감독국)의 ‘생태원산지인증브랜드(chinese eco-origin product)’에 선정됐다. 농심은 수원지, 공장, 제품 등 전 분야에 걸친 엄격한 검사를 바탕으로 인증을 받았다. 중국 내 생태원산지인증브랜드를 받은 생수 제품은 현재까지 농심 백산수가 유일하다. 백산수는 또 지난해부터 2년 연속 미국 FDA로부터 품질규격기준 적합 판정을 받는 등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농심은 중국 전역에서 현지 및 글로벌 생수 업체와 당당히 맞붙는 유일한 한국기업이다. 중국이 백두산 수자원 보호 명목으로 2009년부터 외국기업의 진출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농심은 그러나 지난 2003년부터 백두산 일대 생수사업을 구상했고, 이번 신공장도 2008년에 사업권을 이미 확보했다. 농심은 이에 따라 기존의 촘촘한 영업망을 바탕으로 중국 전역에 백산수를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으며, 글로벌 업체들과 본격 경쟁을 벌이게 됐다.



농심, ‘백두산 백산수’ 신공장 가동..“아시아 넘어 세계시장 사로잡겠다”

백두산 일대 주요 생수기업. 자료 제공=농심


현재 중국 길림성 일대에서 백두산 생수사업을 전개하는 중국 기업은 5~6개 정도며, 중국 대표 라면기업 캉스푸(康師傅)를 비롯해 농푸산췐(農夫山泉), 와하하(娃哈哈), 헝다(恒大), 퉁이(統一) 등이 대표적이다. 농심은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백산수의 약 70% 정도를 중국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중국 전역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1000여 개의 신라면 영업망을 활용해 초기 입점률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또 중국 지역을 22개 시장으로 세분화해 동쪽에서부터 서쪽으로 차례차례 공략해 나간다. 1차 공략지역은 수원지 인근 동북3성(길림성, 요녕성, 흑룡강성)과 상해시, 청도시로 정하고 영업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동북 3성에서는 백산수를 지역 대표 특산물 브랜드로 각인시켜 2017년까지 이곳에서만 국내 삼다수 연매출(2630억 원)과 맞먹는 27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후 동부해안 대도시와 서부내륙 지역으로 차츰 영역을 넓혀 2025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1조 원의 백산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박준 농심 대표이사는 “농심이 지난 50년 동안 ‘면(麵)의 역사’를 써 왔다면 앞으로는 ‘물의 신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백산수 신공장이 풀가동되고 중국 내 판매와 해외수출이 궤도에 오르면 한국의 생수 브랜드가 세계적 생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2년 12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백산수는 ‘백두산의 좋은 물’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출시 초반부터 선두권을 차지하는 등 국내시장을 빠르게 점유해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8월까지 백산수 매출은 총 2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5% 증가했다. 생수시장 전체 증가율이 10%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백산수의 성장세는 괄목할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심은 백산수를 신라면에 이은 제2의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시켜 세계적 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