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곳 떨어진 인문학도 … ‘학교 추천’으로 중견기업 입사

세종대 출신 2人의‘취업팁’ 금강제화 들어간 김광록 씨 “묻지마 지원보다 관심 기업 집중”

팬스타 합격한 송유정 씨 “학교 門 두드리면 좋은 기업 찾게 돼”



세종대 출신 2人의‘취업팁’


김광록 씨(오른쪽)와 송유정 씨


지난 14일 세종대에서 ‘늦깎이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참여기업은 해비치호텔, 김가네, 코웨이 등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중견·중소기업 48곳.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을 초청해 실제 채용과 연계시키는 것에 주목적이 있다. 박람회장 한쪽에는 ‘졸업생 선배 멘토’ 부스가 눈에 띄었다. 거기서 선배 직장인이 된 김광록 씨(영어영문학과 졸업·27)와 송유정 씨(일어일문학과 졸업·24)를 만났다.


그 어렵다는 인문계 취업난을 뚫은 두 명의 어문학도에게 중견기업에 입사한 비법을 들어봤다. 박람회를 주관한 육효구 세종대 취업지원처 차장은 “두 명의 선배사원은 학교 취업캠프 수료 뒤 추천채용을 통해 입사한 경우”라면서 “졸업생이라도 취업지원처를 1주일에 한 번씩 찾는다면 뭔가를 꼭 얻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150곳 탈락… 학교 추천채용 덕에 금강제화 입사


김광록 씨는 지난 2월 졸업 후 150여곳에서 탈락을 맛본 끝에 금강제화에 입사했다. 김씨는 “학교의 추천채용 덕분에 금강제화 4개월 인턴 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면서 “남보다 고생을 덜한 운좋은 경우”라고 겸손히 말했다. 하지만 입사까지는 쉽지 않았다. 졸업을 앞두고 남들처럼 대기업에만 원서를 냈지만 결과는 모두 탈락. 쓴맛을 본 김씨는 졸업 후 남의 시선보다 전공인 영어를 살려 일할 수 있는 중소 패션업체와 평소 관심이 많았던 관광회사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패션·관광회사에만 원서를 내면서서류합격률도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2013년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한 송유정 씨는 지난해 대학 추천전형으로 선박회사인 팬스타에 입사했다. 송씨 또한 100여곳에 원서를 냈지만 좋은 소식을 듣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일본어를 전공한 송씨는 대학에서도 학과 공부를 충실히 했다. 그는 졸업성적 4.10점(4.5만점)에 일본어 능력시험(JLPT) 1등급도 취득했다. 송씨는 “어문학을 전공했지만 학과공부로 실력을 키워놓으면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봉보다는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곳 지원해야”


김씨는 후배들에게 “눈앞의 고연봉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직장에 지원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 높은 연봉과 지위는 자연히 따라오게 마련이라고 했다. 김씨는 “눈높이를 낮추고 나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회사에 집중했더니 자기소개서의 질이 달라졌다”며 “요즘 서류전형 결과 발표로 ‘멘붕(멘탈붕괴)’이 오는 후배들이 많을 텐데 ‘세상은 넓고 일할 곳은 많다’고 생각하면서 준비하라”고 전했다.


송씨는 “졸업을 했다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학교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잘 알려진 회사는 경쟁률이 높지만 의외로 알짜회사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숨겨진 회사를 찾는 방법은 학교 취업지원처”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저학년 후배들에게 “부딪히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빨리 찾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금강제화는 인턴채용을 통해 신입을 뽑고 있으며 올해는 20명의 인턴 중 15명이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일본 수출입업무 대행사 팬스타는 매년 3~4월 공채를 진행한다. 지난해 공채 1기 18명, 올해 공채 2기 12명을 채용했다. 두 회사의 대졸신입사원 초봉은 3200만원(세전) 수준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