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떽쥐베리의 <야간비행>에서 배우는

완벽하게 일하는 법



[인문학 기출] 신한은행 자소서 “신한은행 핵심가치 관련 인문학 서적 선택하라”



신한은행의 핵심가치(고객중심, 상호존중, 변화주도, 최고지향, 주인정신)와 관련된 인문학 서적을 선택하고 이유와 함께 그 책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기술해주세요.

(신한은행 2015년 하반기 자소서 문항)



생텍쥐베리의 <야간비행>은 비행기를 타고 야간에 항로가 아직 개척되지 않은 곳으로 우편배달을 하는 집배원들의 이야기다. 야간 비행 중에 태풍을 만나면 조종사들은 좌초되거나 목숨을 잃게 된다.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 지사장 역할을 하고 있는 ‘리비에르’는 사랑과 책임감을 가진 리더로 묘사되고 있다. 자신의 일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는 이 글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에 대한 책임감을 엄숙하게 다루고 있다.


리비에르는 야간 비행 항공사 지사장이다. 로블레는 20년간 비행기를 관리해온 1등 정비사이다. 그런데 전날 밤, 로블레가 엔진 정비를 잘못하는 바람에 출항한 비행기가 되돌아왔다. 그것은 여간 큰 실수가 아니다. 비행사의 목숨과 귀중한 우편물을 동시에 잃어버리는 위험천만의 사건이다. 그래서 리비에르는 로블레에게 비행기 정비를 그만두고 잡역부로 직무를 옮기라고 명령한다.


생텍쥐베리에게 배우는 ‘완벽한 업무 노하우’


리비에르 : (독백) 내가 공평한 사람인지 불공평한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규율을 엄격히 하면 사고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로블레 : 지사장님, 1910년에 아르헨티나 노선 최초의 비행기 엔진조립을 한 사람이 접니다. 1910년부터 비행기 작업반에서 일해 온 지 20년이 됐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비웃을 것입니다!


리비에르 : 그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오. 그래서 잡역부 일자리를 주겠다고 말하지 않았소.


로블레 : 제 체면은요? 제 체면을 좀 생각해 주십시오. 20년간 비행기 정비만을 해 온 저 같은 정비사를!


리비에르 : (독백) 내가 이렇게 냉정하게 해고한 것은 이 사람이 아니다. 그를 통해서 일어났던 잘못들을 잘라 버린 것이다. 하지만 실수는 인간을 거쳐서 일어나기 때문에 실수를 잘라내기 위해서는 그 인간을 잘라 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흔히 ‘사람을 용서하고, 행위를 미워하라’고 한다. 일에 있어 잘못된 행위를 미워하고, 사람을 용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소설 속 리비에르로 묘사된 생텍쥐베리 자신에게, 일이란 ‘소명’과 같다. 생계를 잇기 위한 일시적 수단으로서의 직무가 아닌 것이다.


“부하들을 사랑하게. 하지만 그들이 알지 못하게 사랑하게.” 생떽쥐베리의 음성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