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우지락(雲雨之樂)을 제대로 즐긴 여자는 그에게 이 기막힌 맛을 선물하고 싶다.


[낭만팬더] 남자의 유토피아를 찾아서


죄 짓는 기분이 들어 철벽녀로 1년을 지냈는데, 얼마 전 첫 경험을 하게 됐어. 그가 내 모든 모습을 이해해주리라는 사실, 그를 100% 믿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는 확신이 생겼거든.


첫 경험의 느낌? 아팠어. 엄청나게.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게 신세계구나~’ 싶더라. 손만 스쳐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니까. 게다가 남자친구가 매번 다른 모습을 보이니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해.


그렇게 남자친구의 사랑을 받은 지 3개월. 이제는 내가 남자친구를 사랑해주고 싶은 욕심이 생겨. 몸 구석구석 말이지. 그런데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손으로 그의 소중한 곳을 만져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긴 한데 어떻게, 얼마나 만져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니 차마 손을 못 대겠더라.


남자친구도 내가 애무하면 좋아할 텐데, 겁나서 못하겠어. 부끄럽기도 하고.





A. 가만히 누워 감 떨어지길 백날 기다려본들 감이 저절로 떨어지겠는가? 게다가 남자의 물건을 만질 생각만 하고 있으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남자도 물론 여자의 터치에 황홀해 한다.


몸 구석구석 말이다. 다만, 섹스할 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의 전희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자와 달리 남자는 전희도 본격적인 성교와 비슷한 느낌의 것을 좋아한다.


말하자면 모든 튜토리얼을 꼼꼼하게 끝낸 후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 여자라면, ‘튜토리얼을 실행하시겠습니까?’라는 물음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오’를 누르는 것이 남자인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하면 헤매기 일쑤다.


그럼 대체 어쩌란 말인가? 남자는 본 게임을 좋아하고, 준비는 빠뜨릴 수 없다니. 이왕 남자친구의 몸을 사랑해주기로 마음먹었다면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전희로 본 게임 못지않은 자극을 주면 된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전희는? 손으로든 입으로든 소중한 페니스를 터치! 안다, 처음이라 부담스럽다는 것. 그렇다면 키스부터 귀-목-허벅지 순으로 차근차근, 조급해하지 말고 더듬어 가라. 남자도 여자친구가 갑자기 훅 자신의 물건을 잡는 것보다 덜 당황스러울 것이다. 물론 능동적으로 움직일 마음이 준비되었을 때에야 시도해볼 수 있겠지만.


모든 포인트를 거쳐 드디어 손이 그의 물건에 닿았다면, 그 다음은 본능대로 행동하면 된다. ‘손으로 감싸 쥔 뒤 오지를 왕래하라’는 지침 따위를 들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얼마나 해야 할지는 친절한 남자친구가 하나씩 설명해줄 것이다. 어쩔줄 몰라 헤매는 귀여운 여인을 비웃을 남자는 단 한 명도 없으니 안심하길.


오럴섹스는 거부감이 든다면 시도도 하지 말 것. 섹스할 땐 호불호가 명확해야 각자의 유토피아에 가까워질 수 있다. 싫다고 말했음에도 시키는 남자? 인연을 계속 이어나갈지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어디서나 통하지만, 침대 위에서도 예외가 없다. 남자친구의 몸이 궁금하고 사랑해주고 싶다면 겁내지 말고 시작하라. 어떤 방법이든 서로 원한다면 창피할 것도, 무서울 것도 없으니.










[낭만팬더] 남자의 유토피아를 찾아서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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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서용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