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는 보통 특정 직무에 인력이 필요할 때 수시로 채용공고를 띄워요. 즉, 그 직무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는 맞춤 인재를 뽑겠다는 것이죠. 이 점을 꼭 기억하세요.”


1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는 상담부스마다 인사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려는 구직자로 가득 찼다.


그중에도 패션에 관심이 많은 여성 구직자들이 몰려있던 푸마코리아의 HR디렉터, 이현경 이사를 만났다. 이현경 이사는 갭코리아 등 다양한 외국계 업체에서 HR을 담당하며 그동안 느꼈던 ‘외국계 채용철학’을 소개했다.



“외국계는 직무에 맞는 '맞춤인재'를 뽑는다는 점 기억하라”

10월 15일, ‘2015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만난 이현경 푸마코리아 HR디렉터. 사진=이도희 기자



- 현재 신입 채용도 있나?


현재는 경력만 뽑고 있다.


- 신입사원이 지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보통 외국계는 빈 자리가 있을 때마다 채용하는 식이기 때문에 채용일정을 확정할 수는 없다. 다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신입 채용이 필요하면 공고를 띄우니 그때 참고해서 지원하면 된다.


-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과 1,2차면접으로 구성된다. 1차면접의 경우 만약 세일즈 직무에 지원한다면 세일즈 부서의 상사와 HR담당자가, 2차면접은 부서 임원과 HR임원이 면접관으로 들어온다.


- 신입을 뽑을 때는 어떤 점에 주력하나?


외국계에 지원할 때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공인어학성적을 제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절대 기준은 아니며 만약 점수가 있다면 영어면접을 통해 실력을 확인한다.


외국계에서 영어를 보는 것은 단순히 직원을 뽑기 위한 스펙의 개념이 아니다. 나중에 매니저나 임원 등 관리자로 승진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만약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승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평가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지원자를 만나보면 생각보다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보다는 배포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확실히 알아듣고 표현을 할 수 있으면 된다.


- 신입채용에도 경력이 중요한가?


있으면 좋다. 하지만 요즘 면접 때 지원자들을 만나보면 다들 연습을 많이 해서 판에 박힌 답변을 하더라. 면접관들은 금방 알아차린다.


사실 대학생들의 경험은 비슷하다. 리더십을 어필할 때 대부분 유학, 팀 과제 경험 등을 얘기한다. 이때 같은 경험이라도 나의 장단점과 연결을 시켜 나만의 스토리로 만드는 게 좋다. 면접 때 오래 얘기하다보면 앞서 말한 역량이 드러나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특히 내가 변화되는 환경에 얼마나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잘 맺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 좋다.


요즘 대학생들은 헝그리정신이 부족할 때가 있다. 물론 면접 때는 이런 점을 숨기려 하지만 사실이 아니라면 보이게 마련이다.


- 학점도 많이 중요한가?


중상 정도면 된다. 외국계는 학점을 많이 보지는 않는다.


- 업무역량을 어필하는 것도 도움이 되나


업무를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추측 정도밖에 할 수 없다. 기업이 대부분 홈페이지 등을 통해 미리 직무에 대한 설명을 해 놓기 때문에 사전에 직무를 확실히 공부한 뒤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보여줘야 한다.


요즘 신입사원들은 대부분 기출문제에 너무 치중한다. 하지만 외국계는 채용 직무가 분명하다. 국내 기업처럼 대규모로 뽑은 뒤 나중에 배치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정확히 그 부서에 필요한 인재를 뽑는 곳이라는 점을 유념하라.


면접은 실력 순이 아니다. 자신감이 중요하다. 또 무조건 어느 곳이나 들어가려고 조급하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면접을 통해 이 회사가 나와 맞는지 확인한다는 마음을 갖는 게 좋다. 입사 후에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 푸마는 패션회사다. 패션 지식도 중요한가?


MD나 마케팅 등 관련 부서에 지원할 때는 매우 도움 된다. 패션 센스도 중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옷 입는 것을 좋아하고 평소에 패션브랜드에 관심이 많았다면 조금 더 수월할 것이다.


- 패션지식이나 센스는 어떻게 평가하나?


면접 때 묻는다. 예를 들면,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우리 회사는 어떤지’ 등이다. 대답을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경쟁사가 어디인지 대봐라’ 같은 단순한 질문은 하지 않는 편이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