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이의 사진일기 6화. 레알 중국 교환학생 시작!


뉴질랜드에서 돌아온 후 약 3주 후, 8월 31일. 오지 않을 것만 같은 그날이 왔다. 이 날은 내가 중국 대련으로 1년간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떠나는 날이다.


오전 9:40 출발 비행기라 아침 일찍 나왔다. 표를 끊고, 짐을 부치고 드디어 출국장으로 떠날 순간이 다가왔다. 엄마 아빠랑 인사를 하고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안 났다. 아직 헤어지는 게 실감이 안 나서 그랬던 것 같다.


정윤이의 사진일기 6화. 레알 중국 교환학생 시작!

#인천공항 #기다려라 #대련


1시간의 비행 후 대련공항에 도착했다. 분명 1시간 차인데, 눈에 보이는 게 온통 중국어니 중국에 도착했다는게 비로소 실감이 났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와 친구들은 학교 측에서 마련해준 버스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대련 외대는 대련 시내에서 좀 떨어진 여순에 위치하고 있어서 1-2시간 정도 더 걸렸다.


정윤이의 사진일기 6화. 레알 중국 교환학생 시작!

#대련공항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입학 수속을 밟았다. 너무나도 느리고 복잡한 행정이 정말 답답했다. 빠르고 간단한 한국의 행정처리가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입학 수속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 메뉴가 중국어로만 쓰여 있어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아는 유일한 음식은 우육면. 3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뜨끈한 국물 음식이 웬 말인가. 하지만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그만큼 맛있었다.


Processed with VSCOcam with c1 preset
Processed with VSCOcam with c1 preset

#우육면 #다먹음 #맛있다


배를 채운 후, 기숙사를 신청하러 갔다. 나는 몽골인과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기숙사 생활도 처음인데, 외국인 룸메라니. 조금 걱정이 되었다.


방은 생각보다 크고 깔끔했다. 슈퍼에 가서 살림살이를 사 오고, 캐리어 짐을 정리하고, 방을 청소하다 보니 어느덧 12시가 되었다. 룸메가 아직 오지 않아서 내일 오는가 보다~라고 생각할 때 갑자기 문이 열렸다. 여자 두 명이 서있었다. 당황하고 있는 내 표정을 봤는지, 룸메로 추정되는 분이 입을 뗐다. 자기 친구인데, 기숙사 신청을 하지 못 해서 1주일만 같이 지내면 안 되느냐고 한다.


음…….?


처음부터 이게 뭐지 싶었지만, 당장 밤인데 안된다고 할 수도 없으니 OK 했다. 그랬더니 연신 고맙다고 말하며 바쁘게 짐을 풀었다. 앞으로의 생활이 조금 걱정되었지만, 너무 졸려서 침대에 눕자마자 잤다.


정윤이의 사진일기 6화. 레알 중국 교환학생 시작!

#기숙사 #생각보다크다 #맘에든다


다음날 아침,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돌아보기로 했다. 대련 외대에는 ‘종합로’라고 음식점, 슈퍼, 미용실, 휴대폰 이동통신사 등 여기서 사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이 있는 건물이 있다. 일단 종합로에 가보기로 했다.


들어가자마자 버블티 가게가 보였다. 그래! 버블티를 마시자 했는데.. 메뉴가 다 중국어였다. 뭐가 뭔지 도통 몰라서 맨 위에 있는 메뉴를 시켰더니 밀크 버블티가 나왔다. 이 이후에 메뉴를 아예 모르겠는 가게에서는 맨 위에 있는 메뉴를 시키는 습관이 생겼다.


정윤이의 사진일기 6화. 레알 중국 교환학생 시작!

#버블티 #한잔에1400원#게다가맛있음


버블티를 시키고 학교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한국에서 매우 조그만 학교를 다녔던 나로서는 학교 안에 호수가 있는 게 정말 신기했다.



Processed with VSCOcam with c1 preset
Processed with VSCOcam with c1 preset


Processed with VSCOcam with g3 preset
Processed with VSCOcam with g3 preset


Processed with VSCOcam with c1 preset
Processed with VSCOcam with c1 preset

#대련외대 #호수 #오리꽥꽥


학교를 한 바퀴 돌고, 동문에 있는 해산로에 갔다. 조그만 식당들과 문방구, 슈퍼마켓 등이 있었다. 저녁에 뭘 먹을까 하다가 양꼬치를 먹으러 갔다. 칭따오맥주 한 잔에 양꼬치를 한 입 베어 무니 정말 행복했다. 생각보다 비린내도 안나고, 가격도 저렴했다.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양꼬치를 먹고 나왔다.



Processed with VSCOcam with c1 preset
Processed with VSCOcam with c1 preset

#대련외대동문 #해산로


정윤이의 사진일기 6화. 레알 중국 교환학생 시작!

#양꼬치는 #사랑입니다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과일가게가 있길래 구경을 했다. 바나나를 4개 골랐는데, 5원, 한국돈으로 1000원 정도가 나왔다. 중국은 과일이 싼 편이라는 얘기가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다.


Processed with VSCOcam with c1 preset
Processed with VSCOcam with c1 preset

#중국 #과일 #진짜싸다



정윤이의 사진일기 6화. 레알 중국 교환학생 시작!

#테라스 #바람솔솔 #밤이좋다


해산로에서 사온 과일을 들고 기숙사 앞 테라스로 향했다. 테라스 앞 슈퍼에서 칭따오맥주를 사서 과일이랑 같이 먹었다. 바람은 솔솔 불고, 맥주는 맛있고, 같이 있는 사람들도 좋고! 모든게 좋았다. 우리끼리 말을 하고 있으니 다른 테이블에 앉은 외국인들이 말을 걸어왔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각자 다른 나라에서 각자 다른 언어를 쓰던 사람들이, 이제는 같은 곳에서 같은 언어를 쓰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개강 전 일주일은 식당 메뉴를 알아가고, 학교 주위를 구경하고, 필요한 물건을 사고, 테라스에서 친구들이랑 얘기하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지만, 점차 익숙해질거라 믿고싶다.


기획·정리 캠퍼스잡앤조이 nyr486@hankyung.com

글·사진 박정윤


칼럼연재 신청 및 문의 nyr48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