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당신에게 ‘역사’란 무엇이었나요?

안중근은 ‘왜’ 이토 히로부미를 쏘았나


학창시절 한국사가 지원자에게 어떤 과목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말해 보세요.(GS리테일 2014년 2차면접 기출문항)



학창시절, 국·영·수를 제외한 대부분은 그저 암기 과목이었다. 교사나 학생, 부모조차도 역사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대학입학 시험에서도 역사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역사는 지겨운 과목이 됐다. 우리는 왜 사건 발생 연도와 인물을 외워야 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시험문제는 늘 연도와 사람을 연결하는 게 주제였다. 그 사람이 왜 그렇게 살았는지, 그 사건이 왜 그 시기에 일어났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저 외울 뿐이었다. “안중근은 누구를 죽였는가?”라는 질문에 무조건 이토 히로부미를 외웠다.


역사를 ‘왜 배우고’, ‘왜 알아야 하는가’를 가르치는 교사는 없었다. 우리는 외세침략에, 일제의 35년 통치, 광복 후에는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까지 겪었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애써야 하지만 이 불행한 역사를 되뇌기를 싫어한다. 심지어 알지도 못한다.


조선의 당쟁이나, 일제치하, 산업발전시기의 고통을 모두 잊기라도 하듯 역사공부를 하지 않았다. 역사공부의 부재는 젊은이들에게 모델이 되는 우상을 없애버렸다. 기껏 만들어낸 우상은 ‘모두의 우상’인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뿐이다. 물론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시기의 사람이고, 무엇을 했기에 영웅이 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역사공부는 나의 운명이다


우리는 ‘세종대왕은 왜 훈민정음을 창제했는가?’ ‘어떤 방법으로 연구했는가?’ ‘그 결과 우리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가?’는 묻지 않는다.


우리에게 이순신의 전략은 무엇이고, 어떻게 12척으로 수백 척의 왜선을 침몰시킬 수 있었는지를 물을 이유가 없다. 시험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히 외우는 역사공부는 불행을 반복시킨다. 임진왜란을 겪은 류성룡은 ‘징비록’을 저술해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후세의 우리는 읽지 않았고 교육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불행은 결국 반복됐다.


우리에게 역사는 암기과목이었다. 하지만 역사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않고서는 불행한 삶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 역사공부가 곧 민족의 운명이고, 내 운명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아직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다. 우리는 왜 분단됐고, 어떻게 분단됐는지 그리고 무엇이 우리를 70년 동안 갈라놓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왜 일본은 아직도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지, 간도는 언제 러시아 영토가 됐는지를 말이다.


이제 연도와 사건만 암기하는 역사공부는 멈춰야 한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역사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점차 시험문제에 출시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사 자격을 따야 취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서 조상의 지혜를 배우고, 불행한 역사를 딛고 새롭게 일어난다는 차원의 역사인식이 필요하다. 이제 시험을 잘 치기 위한 역사공부에서 벗어나 민족과 개인의 번영을 위한 역사공부가 시작돼야 할 시점이다. 광복70주년, 대한독립만세!


글 이동우 롯데중앙연구소 HR Lea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