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중국의 슈퍼 컨슈머

중국의 슈퍼 컨슈머 | 사비오 챈, 마이클 자쿠어 지음 | 부키


어김없이 일찍 일어난 아침, 중국과의 전화 통화, 고객 미팅, 패션 기업의 시장 진입 전략 회의가 이어졌다. 그리고 짧지만 엄청난 의미가 담긴 이메일이 눈앞에 닥쳤다. 떡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의 중국 진출과 차이나 모바일과의 거래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자 연락을 해 온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마이클 자쿠어가 스티브 잡스의 메일을 받은 이날은 맥북 에어 출시일이었다. 애플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제품 출시일에도 스티브 잡스는 중국 시장 진출에 관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비단 애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적인 거대 기업과 유명 중소기업들은 중국 진출 전략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이들은 왜 중국 시장에 주목하는 것일까?


오늘날 중국의 경제와 소비 규모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온라인 쇼핑 인구만 5억 명에 달하고(유럽 인구가 4억 정도), 세계 명품의 4분의 1을 중국인들이 소비하며, 이들은 해외여행에서 돈을 가장 많이 쓴다.


또 미국과 유럽으로 유학 가는 중국 학생이 1년에 30만 명을 육박한다. 이 거대 소비군단은 세계 시장 질서를 바꾸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세기 후반 세계 최초의 슈퍼 소비자인 미국의 슈퍼 소비자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미국의 슈퍼 소비자와 분명히 다른 소비 규모와 양상을 가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를 도와 애플의 중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마이클 자쿠어와 미-중 간 협력 체결 및 중국 소비자 전략 전문가이자 US 차이나 파트너스의 CEO 사비오 챈은 근대적 의미의 소비활동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한 최근 ‘30년’을 집중 분석하여 이 책 '중국의 슈퍼 컨슈머'에 담았다.


이 책은 중국의 소비 호황과 함께 등장한 중국의 슈퍼 소비자는 누구이며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왜 사는지 파헤친다. 또 중국에 진출한 세계적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중국 소비자와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