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전쟁에 뛰어든 청춘들, “年300~500만원 안 쓰면 취업 못해”


360만원. 대학 한 학기 등록금이 아니다. 대한민국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이 대학 학비와는 별도로 1년 간 취업 사교육에 쓰는 평균 비용이다. 취준생들은 ‘스펙이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 연 300만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 ‘취업용 스펙 쌓기’에 올인하고 있다.


Case1. 취업 준비비용 1300만원…벼랑 끝 취업 성공


"취업, 얼마면 돼?"

재수생 조 씨는 문과계열에서 상대적으로 취업이 수월하다는 상경대 출신. 1~2학년 때엔 취업 걱정 없이 캠퍼스 생활을 즐겼으나 군대를 다녀오니 어느덧 20대 중반. 여자 동기들은 이미 사회생활을 시작했거나 취업 전쟁에 가담했고, 조 씨도 ‘스펙 쌓기’에 대한 압박감이 생겼다.


그는 뚜렷한 진로를 정하지 못한 채 취업에 용이한 전문자격증인 공인회계사 공부를 시작했다. 학원비 부담에 교내 ‘회계사 준비반’에서 시험을 준비했으나 독학에 한계를 느껴 휴학을 한 뒤 종로에 있는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전문 학원을 다녔다. 학원비용만 월 40~60만원에 달했고 교재 값과 고시원 비용·식비도 만만찮았다. 회계사 시험 응시에 일정수준 이상의 공인영어 점수가 필요해 토익 강의도 2개월 수강했다. 1년 6개월 간 수험생활을 했으나 큰 점수 차이로 낙방했다. 당시 지출한 돈은 약 1000만원.


회계사 낙방 후 취업에 대한 불안감은 커졌고 그는 본격적으로 스펙 쌓기에 열을 올렸다. 회계 공부 이력을 살려 전산회계 1급과 전산세무 2급을 취득했다. 합격 기간 단축을 위해 약 30만원을 들여 온라인 강의를 수강했다.


사무자동화산업기사까지 취득(온라인 강의·시험 응시료 약 15만원)하니 3학년 2학기. 수험생활 당시 취득한 토익 점수는 만료가 코앞. 방학을 이용해 토익 학원을 다녔고 두 달여 동안 격주로 토익 시험에 응시해 870점을 만들었다. 수강료와 시험 응시료를 합친 비용은 약 70만원. ‘토익 점수만으로 취업할 수 없다’는 주위 사람들의 조언에 영어 말하기 시험인 오픽 강의를 들었고, IM등급을 받는데 80만원을 썼다.


4학년 2학기 공채시즌, 대기업 10여 곳에 무작위 입사지원을 했으나 서류 통과 기업은 두 곳. 인적성 강의(15만원)를 듣고, 한 번의 면접 기회가 주어졌으나 결과는 불합격. 취준생 신분으로 졸업하기 두려웠던 그는 한 학기 졸업을 유예했다. 유예기간 동안 ‘토익 890점, 세무회계 2급’ 스펙을 추가했다. 2년 간 그가 취업을 위해 쓴 돈은 약 1300만원. 오랜 준비 끝에 다행히 지난해 하반기 대기업 계열사 경영지원 부서에 합격했다.


Case2. 상반기 서류 광탈…취업은 여전히 ‘ing’


"취업, 얼마면 돼?"

강 씨의 취업 준비는 ‘현재 진행 중’이다. 고등학교 수업 중 배운 중국어에 흥미를 느껴 중국어과에 진학한 그녀는 입학과 동시에 ‘중국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지 않는 이상 어학 전공만으로 취업은 어렵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이에 경영학 복수전공에 도전했으나 일차 전공자들과의 경쟁에 학점 따기가 만만찮아 포기했다.


취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중국어 공부에 집중했고 높은 전공 학점을 유지했다. 2학년 때는 교환학생에 합격해 유학비용을 줄였다. 학비 부담은 덜었으나 생활비 명목으로 교환학생 1년 동안 부모님에게 약 350만원을 지원 받았다.


유학생활을 끝내니 어느덧 3학년 2학기. 유학의 결실이 담긴 어학점수 증명서를 받기 위해 휴학을 택했다. 3개월 동안 학원 강의를 듣고 중국어 공인시험 HSK와 말하기 시험 TSC점수를 취득했다. 지출 금액은 70여 만원. 남은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어 연이어 토익 학원을 다녀 토익 900점을 만들었다. 복학한 뒤 토익 스피킹을 비롯해 컴퓨터 자격증 두 개를 취득했다. 이력서에 두 줄을 추가하기 위해 약 90만원(학원 수강비·시험 응시료)을 썼다.


그녀는 올해 상반기 공채에 도전했다. 남들과 비교해 뒤쳐지지 않는 스펙이라고 생각했으나 1차 관문에서 줄줄이 탈락했고, 졸업을 유예했다. 그녀는 현재 중국어 번역 아르바이트와 토익 공부를 병행 중이다.


그렇다면 평균적인 취업 준비 비용 얼마나 들까?

주요 취업 사교육 종류 및 비용(→보러가기)


장구슬 기자 guse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