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요'에 따라 대학 정원 조정 가능한 '프라임 사업'

'취업 잘 되는 학과' 만들면 예산 지원한다는 정부

또 다시 좌절하는 인문계 전공자들


청년 고용절벽 해소 정책 톺아보기② 학과통폐합만이 살길?


교육부는 ‘청년 고용절벽 해소 정책’으로 산업수요를 기반으로 대학의 체질을 개선하는 내용의 정

책을 내놨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청년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의 정원을 조정하고 학과 개편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전공별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을 마련해 미래 사회 변화에 대한 전망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대학 구조개편에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공별 전망을 세분화하고, 미래 산업·기술 변화, 대학현장 의견 등을 전망에 반영할 수 있도록 교육·산업·미래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전문가자문회의’를 운영할 계획이다.


핵심은 대학구조 개편이다.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 따라 학과 정원을 조정하거나 새로운 학과를 만드는 것이다. 이른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 Program for Industry needs Matched Education) 사업이다. 이 때 학과 개편, 정원 조정은 취업률 현황, 산업·직업·전공별 인력 수급 전망에 따라 달라진다. ‘학과 개편’에는 기존 학과 통폐합, 학부·단과대학 신설 등 대학의 학사구조 개편도 포함된다. 이 같은 가이드를 잘 따르는 선도대학에는 평균 50억에서 200억, 최대 300억 원까지 지원한다.


프라임 사업은 대학간 정원을 교환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A대학의 강점 학과가 화학공학과라면, 같은 지역에 위치한 B대학의 같은 유형 학과 학생정원, 교수진, 교육과정을 A대학이 인수할 수 있는 것이다. 대신, B대학에 있는 강점학과는 A대학 학과의 정원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다중전공, 연계전공, 융합전공 등 다전공 활성화와 자유학부제, 학생 수요에 따라 학과 정원을 조정하는 ‘유동적 정원제’도 내용에 포함돼 있다.


정부가 내놓은 대학구조 개편 방안은 지난 6월 25일 교육부가 발표한 프라임 사업이 핵심이다. 지난 6월 교육부는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교육 인재양성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산업수요’가 자칫 이공계에 한정하는 것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어 ‘사회수요’로 명칭을 바꿨지만, 내용은 크게 달라진 바 없었다.


교육부가 방안을 발표한 직후, 대학과 학생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학과 통폐합 논란으로 대학가는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교육부 방침에는 ‘학과 통폐합’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은 물론, ‘사회 수요’에 따른 정원 조정으로 인문학 분야의 위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사회 수요에 맞춰 정원을 조정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학과’의 정원을 늘린다는 뜻. 결국 이 같은 교육부의 사업으로 ‘취업이 잘 되는’ 이공계 정원이 늘어나고, 이공계 위주의 전공으로 학사구조가 개편될 확률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우려에 교육부는 코딩, 기초과학, 디지털 교육 등의 기회를 인문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인문학 진흥방안’을 하반기 때 발표한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산업의 요구에 맞춰 모든 대학생을 이공계 중심으로 이끌어 가는 방안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글 김은진 기자 (skysung89@hankyung.com)

사진 한국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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