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7월 24~26일 안산 대부도서 ‘안산M밸리 록페스티벌’

셔틀버스비에 식비까지… '배 만큼 배꼽 컸던' 록페 이용료


제6회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이 7월 24일 경기도 안산 대부 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 추모 분위기로 취소된 뒤 2년 만이다.


이번 행사는 CJ E&M 음악사업부문과 팝스타 내한공연 전문공연기획사 나인엔터테인먼트(9ENT), 안산시가 손을 잡아 마련됐다. 총 80개 팀이 26일까지 3일간 공연을 펼친다. 첫째 날인 24일, 행사장을 다녀온 후기를 싣는다.



'먼저 다녀온 기자'가 전하는 ‘안산M밸리 록페스티벌’ 첫째날

7월 24일,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서 열린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에 모인 관객들이 록밴드 '국카스텐'의 공연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CJ E&M 제공.



안산M밸리록페스티벌로 가는 길은 서울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부터 시작됐다. 4호선의 끝인 오이도역에서 내리니 간편한 복장에 한껏 들뜬 표정의 행인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들을 따라 5분쯤 걸었을까. 짧은 횡단보도 건너편에 친숙한 로고가 씌어진 셔틀버스가 눈에 들어왔다.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다행히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빗줄기도 안산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셔틀버스비 ‘편도 5천원’, 현금밖에 안돼


문득, 뒷 자리에서 ‘현금이 없어서 어떡하냐’는 걱정이 들려온다. 현금이 왜 필요하지? 록페스티벌이 처음인 입장에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곧 안내요원이 차에 올라타면서 의문이 풀렸다.


“셔틀버스 편도 요금은 5천원입니다. 현금결제만 가능하니 내릴 때 제게 주시면 됩니다.” 마침 현금이 있었기에망정이지, 평소 생각하는 무료 셔틀버스의 개념만으로 올라탔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먼저 다녀온 기자'가 전하는 ‘안산M밸리 록페스티벌’ 첫째날



20분쯤 아득하게 펼쳐진 대부도를 건넜다. 그리고 멀찌감치서 옅은 네온사인과 함께 텐트들이 잔뜩 보였다. 드디어 차에서 내렸다. 오후 7시쯤이었는데도 안개가 자욱해 마치 새벽 한 가운데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입장권 팔찌를 손목에 차고 드디어 공연장 한복판으로 들어섰다. 들어가는 길목 곳곳에는 해충퇴치제가 비치돼 있었다. CJ E&M은 이번 행사에 앞서 모기 유충까지 방역에 나서는 등 안산시와 합작해 해충퇴치를 위해 총력을 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멀리서 3개의 전광판이 눈에 띄었다. ‘빅 톱 스테이지’(BIG TOP STAGE) ‘그린 스테이지’(GREEN STAGE) ’튠업 스테이지‘(TUNE UP STAGE)‘라는 이름의 세 개 무대였다.


행사장은 정식무대 외에도 푸드, 음료, 콘텐츠 등 또 다른 세 가지 테마부스로 운영되고 있었다. 식품코너에는 핫도그부터 치킨, 케밥, 국수 등 요깃거리가 판매됐다. 음료코너에서도 각종 주류와 음료수가 제공됐다. 콘텐츠코너에서는 이번 안산록페의 메인 캐릭터 제품부터 다양한 소품이 판매 중이었다.



'먼저 다녀온 기자'가 전하는 ‘안산M밸리 록페스티벌’ 첫째날

사진제공=CJ E&M



본격적으로 공연을 즐기기 위해 무대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입구 바로 옆에 있는 그린 스테이지에서는 막 록 밴드 ‘국카스텐’의 무대가 끝나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바로 옆 빅탑 스테이지에서는 최신 밴드음악의 대표주자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 리허설이 열리고 있었다.


7시 20분, 드디어 ‘장기하와 얼굴들’의 본무대가 시작됐다. 좌우앞뒤의 관객들은 그야말로 열광했다. 여기저기에서 환호성과 함께 물세례도 쏟아졌다. 더운 여름이지만, 다들 ‘별일 없이 살고, 그렇고 그런 사이의 누군가가 있는’ 듯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것처럼 하나가 됐다.


배만큼 큰 배꼽… 음식물 반입 금지, “안의 것만 사먹어라?”


공연이 끝나고 나자 어느새 날이 깜깜해졌다. 이번엔 조금 전 채 못 본 각 부스를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첫 눈에 들어온 것은 주최사인 CJ그룹 테마샵 ‘CJ 타운’. CJ제일제당부터 투썸플레이스, CJ몰, CJ올리브영까지 이른바 ‘CJ표 부스’가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각 부스에서는 신제품 관련 행사나 제품판매가 진행 중이었다.



'먼저 다녀온 기자'가 전하는 ‘안산M밸리 록페스티벌’ 첫째날



꼭 CJ 타운이 아니어도 곳곳에서 ‘이 행사가 CJ E&M에서 주최하는 것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올 8월 방영 예정인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로고가 새겨진 가방이 이벤트로 뿌려졌고 공연이 없을 때면 무대 전광판에서 CJ E&M의 다양한 콘텐츠 광고가 노출됐다.


옆에는 교통카드 결제카드 ‘티머니’ 부스가 있었다. 의아했다. 알고보니, 행사장 안에서의 결제는 무조건 티머니로만 해야했다. 현금도, 일반 체크카드도 불가능했다. 대신 티머니에 현금을 충전해 사용해야 했다. 이 사실을 몰라 물건을 구매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관객도 심심치않게 눈에 띄었다.


조금 전, 행사장 입구에서 주최 측은 관객들의 가방을 일일이 검사하며 내용물을 검사했다. 여기에는 ‘외부 음식물 반입 금지’라는 원칙에 따라 음식물을 가져왔는지 확인하기 위한 이유도 있는 듯 했다. 이 같은 방침에, 관객들은 행사장 안에 구비된 식당에서만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데 음식을 사는 과정이 편치만은 않은 것이다.



'먼저 다녀온 기자'가 전하는 ‘안산M밸리 록페스티벌’ 첫째날



티머니를 운영하는 한국스마트카드는 CJ E&M과 지산과 합작한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때부터 계약을 맺고 전담으로 결제시스템을 제공해왔다. 행사 전 한국스마트카드 측은 ‘행사 공식화폐로 선정됐다’며 홍보를 했지만 정작 이용자들은 티머니카드를 별도로 지참하거나 현장에서 구입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 같은 문제는 2013년에도 지적됐지만 2년 뒤인 올 행사에서도 변화는 없었다.


현재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의 3일 종일권은 정상가로 26만원이다. 하루치 관람료도 15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셔틀버스비와 식비, 숙박료까지 더하면 행사를 관람하는 데 지불하는 비용은 계속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먼저 다녀온 기자'가 전하는 ‘안산M밸리 록페스티벌’ 첫째날

비가 내린 끝이라 잔디밭이 진흙으로 가득했다. 계속 비 소식이 예정돼 있는 만큼 깨끗한 신발보다는 장화나 헌 신발을 추천한다. 사진=이도희 기자.



한참을 둘러본 뒤, 첫 날의 헤드라이너 ‘노엘 갤러거’의 무대를 뒤로 한 채 서울로 나오기 위해 다시 셔틀버스를 찾았다. 출구를 따라 승차장으로 나오는 데만 20분가량 걸렸다. 밝은 빛에서 보니 몸 군데군데 모기에 물린 흉터와 진흙 흔적이 남아있었다.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현금 5천원과 편도승차권을 교환한 뒤 오이도행 셔틀버스에 올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밸리록페는, 올 초 판매된 블라인드 티켓과 얼리버드 티켓이 매진되며 10만 관객을 동원했다. ‘10만 관객 달성’은 그간 국내서 개최된 록페 중 2012년 밸리록페가 유일하다.


첫날 만난 관객들은 이 기록을 입증하듯 모두 설레는 얼굴이었다. 평소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도 듣고, 모처럼 탁 트인 잔디밭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이 시간을 위해 최소 10여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했을 터.


앞으로 8월에는 인천에서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이 계획돼 있다. 이제 막 막이 오른 이번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이 이미 열린, 앞으로 열릴 다른 록페와 어떤 다른 점을 보여줄지, 관객들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