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4일 금요일


#Day 5.

폴란드 바르샤바 관광을 하다!


[유럽 자전거 종주기] ⑥ 폴란드 바르샤바 관광을 하다!



#1. 출발부터 이럴거야?


6월 30일. 출국을 위해 비행시간 두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힘겹게 포장한 무거운 자전거를 수하물로 부치고 롯데리아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맛있게 버거를 먹으면서 사진을 찍고 놀다보니 이륙 30분전! 정신없이 단체사진을 찍고 수속을 밟으로 갔는데 기내 짐에 액체류가 많단다.


눈물을 머금고 스킨과 엉덩이 크림을 반납하고 수속을 마쳤지만, 이륙 10분을 남겨두었는데 우린 완전히 반대편 게이트에 있었다. 가방을 들쳐엎고 면세점들을 가로질러 6번 게이트로 달리기 시작했다.


가방이 너무 무거워 바닥에 주저 앉았을 때 방송이 나왔다. "김훈호 탑승객은 지금 즉시 6번 게이트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우는 심정으로 다시 달리기 시작했고, 정확하게 이륙시간에 맞춰 비행기에 탑승했다. 힘겨운 출발을 진토닉 한 잔으로 잠재웠다.


#2. 우린 송장이 아니야!


[유럽 자전거 종주기] ⑥ 폴란드 바르샤바 관광을 하다!

7월 3일. 2일 간의 폴란드 바르샤바 관광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라이딩을 시작했다. 12일에 오스트리아에서 지호형을 만나기 위해서는 매일 100km 라이딩을 해야하는 상황.


우리는 부딪혀보기로 했다. 라이딩 시작 둘 째날이 되었을 때 폴란드 어느 시골마을의 큰 언덕을 넘고 나무 그늘 아래에 쓰러지듯 누웠다.


그러자 잠시후 까마귀들이 날아와 우리 위를 맴돌았다. 까마귀를 보고는 "우리를 송장으로 아나?"라며 낄낄 웃어댔다. 그날 저녁, 라이딩을 마쳐갈 때쯤 우린 소나무 아래에 다시 쓰러지듯 누웠다.


그땐 정말 거의 반송장이 되어 있었다. 덤으로 등에는 소나무 송진까지 묻힌 우리는 낮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깔깔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우린 송장이 아니다!


#3. 전쟁에 대하여


우리가 폴란드에서배우고자한주제는 '전쟁'이다. 그래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유대인들을 가두고 고문했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우슈비츠까지 가는 여정부터가 우리에게는 전쟁아닌 전쟁이었다.


치열하게 나와 싸우는 과정 속에서 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수용소의 현장을 정말이지 끔찍했다. 처형 당한 죄수들, 그리고 당시에 고문 받았던 모습의 사진들이 오감을 긴장시켰다.



[유럽 자전거 종주기] ⑥ 폴란드 바르샤바 관광을 하다!



특히나 사람을 불태웠던 소각장의 기운은 더 없이 음산했다. '전쟁'이라고 하면 대개 국가와 국가간의 싸움을 생각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 속에 살아 숨 쉬는 것 같다. 살아남기 위해서, 혹은 나의 욕심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매일 전쟁한다.


물론, 국가와 국가간의 전쟁은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삶 속의 전쟁에서는 아름다운 승리를 갈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에게 아픔을 주지 않는 선에서.


[유럽 자전거 종주기] ⑥ 폴란드 바르샤바 관광을 하다!


글·사진 계절학기 김훈호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유럽 자전거 종주기] ⑦ 폴란드 4000km의 여정을 달리다

[유럽 자전거 종주기] ⑤ 폴란드에서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