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현대엔지니어링, 중견·중소-에이스프로젝트 1위


전·현직 직장인이 꼽은 2015년 상반기 직장으로 다니기에 가장 행복한 기업은 현대엔지니어링(대기업), 에이스프로젝트(중견·중소)로 조사됐다.


기업 평가 소셜미디어 잡플래닛은 29일 지난해 11월 22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직장인들이 작성한 기업 리뷰 2만2천여 건을 바탕으로 분석한 기업 문화 리포트를 29일 발표했다.


잡플래닛은 지난해 12월 지난해 4월 초부터 11월 21일까지 작성된 기업 리뷰를 바탕으로 포천 코리아와 함께 ‘2014년 일하기 좋은 기업 50’을 선정해 시상한 바있다.


잡플래닛 리뷰는 직장인들이 직접 자신이 다녔거나 다니고 있는 회사를 △총 만족도 외에 △승진 기회 및 가능성 △급여 및 복지 △사내문화 △일과 삶의 균형 △경영진 등 6개 영역을 별점 5점 만점으로 평가하고, △한 줄 평 △장점 △단점 △경영진에 바라는 점 등을 문장식으로 서술한다.



2015 상반기, 직장인이 가장 행복한 기업은?

대기업 중 올 상반기에 직장인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종합 엔지니어링 회사다. 복지 및 급여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직원들은 높은 실적 성장세와 영업이익 상승 등을 회사에 만족하는 이유로 꼽았다.


이 회사 한 직원은 회사의 장점으로 “설계 능력 아시아 1위라는 자부심. 건설업계 선호도 1등 연봉 1등”이라고 적었다. 대기업 2위로는 ‘‘다음카카오’가 올랐다. 3위는 ‘나이스평가정보’, 4위는 ‘대우건설’, 5위는 ‘현대오토에버’가 차지했다.


중견·중소기업 중 만족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에이스프로젝트’였다. 에이스프로젝트는 스마트폰 야구게임 ‘컴투스프로야구 for 매니저’를 만든 게임 회사다. 복지 제도가 다양하고 무엇보다 자유롭고 수평적인 문화가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사내 문화 부문에서 만점에 가까운 4.9점을 기록했다.


한 직원은 “경영진이 좋은 기업문화에 목숨을 걸 정도로 중요시 여긴다”며 “임직원 한명 한명 모두 개인의 발전과 회사의 발전을 항상 생각하는 직원을 생각하는 회사”라고 평했다. 중견·중소기업 2위는 ‘알티캐스트’, 3위는 ‘배달의 민족’, 4위는 ‘에스코어’, 5위는 ‘스포카’가 이름을 올렸다.


GS건설, SK하이닉스, 티엔에프리더스 상위권

지난해 말 일하기 좋은 대기업 1위에 꼽혔던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 순위 13위로 급격히 하락했다. 총점은 10점 가까이 떨어졌고, 경영진 평가가 4.11점에서 2.75점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3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올해 5월부터 임직원 대상 특별 퇴직을 단행한 점 등이 직원들의 만족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씨카드’도 총점이 77점에서 68점으로 떨어졌다. 특히 승진 기회 및 성장 가능성과 경영진 만족도 면에서 점수가 크게 하락했다. 조직 내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한 직원들은 리뷰를 통해 ‘계약직 인원이 많지만,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는 리뷰를 많이 게시했다. 대표이사의 잦은 교체와 조직 개편은 경영진 만족도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상위권으로 새롭게 진입한 기업도 있다. ‘GS건설’과 ‘SK하이닉스’다. 두 기업 모두 최근 실적이 눈에 띄게 상승하며 기업 내부 분위기가 좋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최근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었고, 올해 역시 또 다시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주로 “인센티브를 부서별 차등 없이 준다”, “초과근무 수당 등 각종 수당도 빠짐없이 지원한다”, “SK그룹 인수 후 사내 문화나 복지가 좋아졌다”는 내용의 리뷰를 올렸다.


중견·중소기업군에서는 ‘스펙업애드’, ‘티엔에프리더스’가 상위권으로 등장했다. 인적자원개발(HRD) 컨설팅 기업 티엔에프리더스는, “프로그램 세일즈가 아닌 컨설팅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는 곳”, “업계 최초로 글로벌(인도네시아)로 진출하였고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음”, “시장에서 알아주는 경쟁력” 등을 직원들이 장점으로 꼽았다. 복지와 급여, 사내 문화 등 전 영역에서 3.9점 이상을 얻었다.


중견·중소기업 영역에서 새로운 회사들이 상위권에 오르면서 가비아, 잡코리아, 배달의 민족 등 지난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꼽혔던 상위권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아졌다. 지난해 1위였던 배달의 민족은 3위로, 8위였던 가비아는 19위로, 5위였던 잡코리아는 10위로 각각 순위가 바뀌었다.


외국계 기업 만족도 총점 가장 높아

대기업은 연봉·복지, 중기는 성장 가능성과 문화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외국계 기업 등 기업군별 상위 25개 기업의 만족도 평균에서는 외국계 기업이 1위를 기록했다. 25개 외국계 기업의 총점 평균은 72.07로 대기업의 71.60, 중견·중소기업은 69.92에 앞섰다.


외국계 기업이 평균에서 1위에 오른 것은 모든 부문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세부 항목 1위는 업무와 삶의 균형(3.49점) 부문밖에 없었지만 이외의 4개 영역 모두에서 2위를 기록했다. 대기업군은 복지 및 급여(3.93점)에서 외국계 기업(3.50점), 중견·중소기업(3.34점)에 크게 앞섰지만, 사내 문화와 경영진 분야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2위에 머무르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은 승진기회 및 가능성(3.40점), 사내 문화(3.72점), 경영진(3.20점)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복지 및 급여와 업무와 삶의 균형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박효진 잡플래닛 HR Lab 책임 연구원은 “결국 업무와 삶의 균형이 총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기업 군의 경우 복지 및 급여 수준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으나, 업무와 삶의 균형에서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외국계 기업군보다 총점이 낮았다.


중견·중소기업 군은 복지 및 급여와 업무와 삶의 균형 부문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총점은 가장 낮게 집계됐다. 전통적으로 좋은 기업의 지표가 되었던 복지 및 급여 수준이 총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