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포기에 '환불 요청' 줄 이어
서울시인재개발원, "추가 환불은 없다"

정부의 행정고시제도의 폐지가 발표된후 노량진의한교 고시학원에는 시험준비를위한 수험생들이 더위에도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10.08.13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정부의 행정고시제도의 폐지가 발표된후 노량진의한교 고시학원에는 시험준비를위한 수험생들이 더위에도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10.08.13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6월 13일로 예정된 서울시 공무원 필기시험에 응시하지 않겠다는 응시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지방권 응시생들을 중심으로 이탈자가 대거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데다 지방직 9급 필기시험이 2주 뒤인 27일 치러질 예정이어서 대신 지방직 시험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이유다.


이들은 “이번 서울시 필기시험을 지방직 시험 전의 예행연습 형태로 가볍게 치를 예정이었던 만큼 건강을 해치는 것보다는 과감히 지방직 한 가지에 올인하는 게 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지방직 9급 지원자가 취업준비생이 모여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메르스로 인해 서울시 응시를 포기하려한다'는 글을 올리자 하루만에 댓글이 수백 개 달렸다. 이들은 "지방직에 가중치를 둘 경우, 괜히 서울에 다녀왔다가 건강이 안좋아지면 지방직 시험에도 타격을 줄 것 같아 서울시 응시를 꺼리게 된다"며 게시자의 의견이 동의했다.



메르스 여파,  “서울시 공무원시험 응시자 수도 줄어드나”

서울시인터넷원서접수센터의 질문과답변 카테고리에 환불 관련 질문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사진=서울시인터넷원서접수센터 캡처



공무원 안내 사이트인 서울시인터넷원서접수센터에도 감염에 대한 위험성 때문에 환불을 요청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감염 위험이 높아 시험을 치를 수 없을 것 같다' 라며 응시료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인재개발원 관계자는 "환불은 당초 '접수 후 일주일 이내에만 가능'이라는 규정대로 진행한다"며 "이번 메르스로 인한 추가 환불 혜택은 없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질 응시자 수는 신청인원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인재개발원이 지난 3월 16~20일 5일간 인터넷접수센터에서 원서를 접수한 결과, 총 2284명 선발에 13만515명이 응시해 평균 경쟁률이 57.1대 1을 기록했다.


한편 메르스 여파로 이번 필기시험 자체가 미뤄지거나 취소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많았으나 서울시는 시험 일정을 그대로 유지하되 자가격리자와 능동감시자를 대상으로 방문시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험감독관이 직접 응시생의 자택에 방문해 별도로 시험을 치르는 형태다.


이에 대해서도 일부 응시생들은 “다른 응시생들 없이 단독으로 시험을 치르는 상황에서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른다”며 반발했다.


이번 필기시험은 서울시내 121개 중·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치러진다. 서울시는 이번에 총 2447명의 신입 공무원을 선발하고 특히 올해부터 전문성 강화를 위해 분야별 보직관리 근무제도를 실시해 5급 승진 전까지 개인별로 지정된 전문분야에서 근무토록 할 계획이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