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페이' '경험제공' 대외활동의 명과 암


지원없는 대외활동… 대학생 '열정페이' 논란

KT가 운영중인 올레 모바일 퓨처리스트는 설명회를 개최해 사전 정보를 제공한다. 서포터즈 담당자는 “대외활동 목적을 정확히 파악해야 기업과 대학생 모두에게 성공적인 활동이 될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KT제공


‘기자단, 서포터즈, 홍보대사, 마케터’ 대학생들 사이 대외활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대외활동은 경험과 인맥형성 그리고 취업연계 등 장점을 지녔다. 반면 기업 홍보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적잖게 발생한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오늘도 대외활동을 찾고 있는 대학생들. 대외활동의 명과 암을 살펴봤다.


무보수 지급 ‘열정페이’ 강요

대외활동 혜택은 운영하는 기업마다 천차만별이다. 특히 연구단체, 재단 등은 지원비가 없거나 시설 이용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3월부터 5월까지 활동한 ‘4기 정책자문연구원’은 학생들에게 별도의 활동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연구원들은 취업실태백서 조사결과를 토대로 토론회 개최하는 것이 역할이었다. 주최사인 정책연구센터 측은 “정책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활동 기회를 제공해줬다”며 “순수하게 정책 관심을 이끌자는 취지로 활동비 등은 지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험 기회가 제공됐지만 일부 학생들은 지원비가 없는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유사한 연구소에서 근무한 김모(경희대) 씨는 “책 정리 등 학문에 도움 되는 활동이 아니었다. 무급으로 활동했는데, 스펙을 빌미로 학생들의 열정페이를 요구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 했다.


6월까지 활동하는 용인문화재단 대학생 서포터즈 역시 별도 활동비가 없다. 재단에서 기획하는 공연 티켓 정도가 혜택의 전부다. 서포터즈로 활동 중인 한 학생은 “좋아서 하는 활동이지만, 차비 등 내 돈을 사용하면서 활동하는 부분이 아쉽다”고 했다.


여대생, SNS 등 기업홍보 수단으로

지나친 기업 홍보수단 활용도 학생들의 불만사항이다. 외국계 기업 레드불은 여대생만 대상으로 서포터즈를 운영한다. 2011년부터 활동한 홍보대사 윙스팀은 레드불 음료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다.


모집공고에는 ‘열정이 가득하고 에너지와 매력이 넘치는 여대생’을 자격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선 레드불이 외모 기준으로 홍보대사를 선발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학생 박모(25) 씨는 “여대생들이 민소매에 반바지 차림으로 대학가 등을 돌며 제품 홍보하는 모습을 봤다. 선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야기 했다.


특히 SNS 활동을 앞세운 기업홍보 사례는 잦다. 기업과 단체에서 다수 대외활동을 경험한 이모(27) 씨는 “개인 블로그에 회사를 소개하는 글을 의무적으로 올려야 했다. 기업 소개 글만 쓰다 보니 대외활동이 아니라 홍보수단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 씨는 “대행사가 운영을 맡는 경우 형식적 업무만 챙긴다”고 말했다. 이 씨는 “홍보만 하고 피드백 없는 대외활동은 들어가지 말라”고 조언했다.


투자 만큼 학생 만족 '상승'

대학생들은 대외활동의 장점으로 경험과 기회제공을 꼽는다. 활동비 지원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 지난해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14기로 미얀마에 다녀온 이다예(건국대 경제 3) 씨는 해피무브의 장점으로 ‘무료로 해외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준 것’을 꼽았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운영 중인 대외활동 해피무브는 여름?겨울방학에 해외 봉사활동을 파견한다. 이 씨는 “대학생의 경우 금전적인 부담이 커 해외활동 경험을 쌓기 쉽지 않다. 대외활동을 통해 낯선 타지에서 봉사활동을 경험했고, 끈끈한 인연도 맺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 했다.


화장품 기업 에뛰드하우스에 근무하고 있는 신명진(27) 씨는 대외활동의 장점으로 ‘취업성공’을 꼽는다. 평소 뷰티에 관심이 많던 신 씨는 대학시절 아리따움 마케터, 미쟝센 스타일테너, 핑크리본 홍보대사 등 대외활동을 경험했다. 신 씨는 “대외활동을 통해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나 진로결정에 도움 받았다”고 말했다.


롯데푸드가 운영하는 히든서포터즈는 매달 활동비와 함께 롯데푸드 제품을 제공한다. 최종 우수팀과 우수 수료자의 경우 100만원의 상금 혜택이 있다. 롯데푸드 서포터즈 담당자는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UCC 영상 등 성과물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주는 만큼 그에 맞는 혜택을 주고있다”고 밝혔다.


AK몰이 운영하는 MVP 서포터즈는 적립금제도로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매월 우수활동자에게 추가 적립금을 지원하며, 최우수 활동자에게는 상금과 함께 인턴지원 우대 혜택도 준다. 서포터즈 관계자는 “식비, 교통비 등을 포함한 활동비는 대외활동의 윤활유가 된다”고 말했다.


서포터즈 선택, 사전 정보 필수

대외활동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할까. 네이버 트렌드 리포터 등 여러 대외활동을 경험한 김바른(경희대 국문 4) 씨는 “뽑는 인원이 너무 방대하거나 적은 대외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씨는 “뽑는 인원이 많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관리가 소홀해 방치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인원이 너무 적은 대외활동은 인맥형성에 어려움을 준다”고 말했다.


설명회 참여도 고려해볼만 하다. KT가 운영중인 올레 모바일 퓨처리스트는 설명회를 개최해 사전 정보를 제공한다. 퓨처리스트 서포터즈 담당자는 “1년 이라는 긴 활동이기 때문에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 지원자를 뽑는다. 설명회를 통해 대외활동 목적을 정확히 파악해야 기업과 대학생 모두에게 성공적인 활동이 될수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S20 기자단 한상묵 담당자는 “프로그램을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 담당자는 “기업들이 서포터즈들에게 직무 관련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기회는 대외활동을 통해서만이 얻을 수 있다. 과거 활동 프로그램 체크해 사전 정보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진호 기자

김나영 대학생기자(경희대 철학과 2)

서영식 대학생기자(상명대 경영학과 2)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