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n campus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 주목! CC 파라다이스


봄바람이 살랑살랑, 캠퍼스 커플(CC)의 계절이 돌아왔다.

저 많은 CC들은 어디서, 어떻게 만나 사랑을 나누는 걸까? 3월부터 12월, CC의 시작부터 이별까지 CC의 모든 것을 담았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 주목! CC 파라다이스


설레는 만남의 시작! (3~5월)

*어설퍼 더 눈에 밟히던 ‘아는 선배’

갓 입학한 유모(고려대 14) 양은 유독 자신에게 살갑게 구는 한 선배의 행동이 미심쩍었다.

주변에서 동기들과 선배들이 장난삼아 “CC는 안돼~ 과 CC는 더더욱!”이라고 만류하던 모습이 떠올라 거리를 두려 했지만, 이미 선배와 점심약속 날짜는 다가오고 말았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후드 티에 과잠만 걸치고 다니던 선배가 웬일로 셔츠에 코트까지 빼입고 유명 레스토랑으로 데려간 것. 게다가 과의 대표 장난꾸러기로 유명한 선배가 초조하게 눈을 피하는 등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본능적으로 고백의 위험을 감지한 유양은 그 이후 열심히 선배를 피해 숨어보았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강의실까지 데려다 준다고 도서관 앞에서 서성이던 모습, 생일날 밤늦게 케이크를 직접 배달해주던, 밀당이라고는 하나 없는 어설픈 모습에 결국 넘어가고 말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박모(고려대 13) 군의 두 달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CC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유양을 녹인 것은 바로 진심어린 태도였다. 어설프더라도 꾸준히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CC 성공의 지름길이다. 미팅이나 소개팅이라면 모르지만, CC가 되고 싶다면 고도의 밀당과 화려한 말솜씨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CC라는 타이틀 때문에 부담과 불안 필터를 장착한 상대방에게 불신을 심어줄 수도 있기 때문.

특히 이미 알고 지내던 사이라면 소박하고 진솔한 모습을 강조해 앞으로의 관계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


*학내 커뮤니티

대나무숲, 대신 전해드립니다(대전드) 등 대학별 학내 커뮤니티의 인기가 뜨겁다. 이러한 인기에 편승한 CC들의 성공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이제 “인터넷으로 만났어”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던 시대는 지나갔다.

오히려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이들 새로운 만남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 한모(한국외대 13) 양은 한국외대 커뮤니티 ?스토리(HUFSTORY) 헌책방 매매란에 글을 올렸다 남자친구인 정모(한국외대 13) 군을 처음 만났다.


한양은 정군에게 책을 팔기로 하고 만났는데, 거래 당일 친절하게 초코우유를 건네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정군의 모습에 호감을 느껴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한양은 “아침인데도 일찍 나와줘서 고맙다며 우유를 건네는 모습에 인간적 매력을 느꼈다. 계속 문자를 주고받다 결국 사귀게 됐다”고 추억했다.


과거 폐쇄적 커뮤니티와 달리 많은 정보가 오픈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통해 온라인 커플들이 거부감 없이 연애를 시작하고 있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 주목! CC 파라다이스

*소개팅

4학년 김모(연세대 11) 양은 대학생활에서 경험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를 꼽는다. 학내 록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남자친구가 축제 때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한 것.

남자친구의 준수한 생김새와 깔끔한 스타일에 ‘취향 저격’당한 김양은 해당 록밴드에 지인이 있다는 친구에게 소개팅을 부탁했다. 주선 과정에서 여러 번 불발 위험이 있었지만, 친구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마침내 소개팅에 성공! 그리고 첫 만남 이후부터 이어진 남자친구의 적극적인 애정공세로 커플이 된 이후 2년 넘게 열애 중이다.


김양은 커플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자신과 상대방의 적극적인 관심 표현을 꼽는다.

민망한 마음에 친구에게 주선을 부탁하지 않았다면, 혹은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호감을 덜 비쳤더라면 연애는 시작조차 어려웠을 것이라고.

부끄러워하지도, 너무 재지도 말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주저 없이 주변에 도움을 구하고, 또 상대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좋은 인연을 만나기 위한 지름길일 수 있다.


*동아리

김현지(포항공대 12) 양은 새내기 시절 가입한 중앙댄스동아리에서 첫 남자친구를 만났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오는 춤 배우는 시간, 한 남자선배가 자신을 눈에 띄게 챙겨주는 것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연을 위해 단체로 밤샘연습을 하게 됐는데, 이것이 본격적인 ‘썸’의 계기가 되었다.

늦은 밤까지 함께 연습하면서 친분이 쌓였고, 단둘이 음료수를 마시러 가거나 산책을 가기도 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러다 준비한 공연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고백하는 남자선배의 마음을 받아들여 사귀게 되었다.


잦은 단체활동과 뒤풀이 등으로 남녀가 서로 친해질 기회가 많은 동아리에서는 CC가 곧잘 생겨나는 편이다. 특히 댄스동아리나 뮤지컬동아리 같은 공연동아리의 경우 본격적인 연습기간이 되면 ‘썸’의 향연이 펼쳐진다.

연극동아리에서는 극중 커플이 실제 커플이 되기도 한다고. 동아리의 경우 비슷한 성격이나 취향의 사람들이 모일 가능성이 높고, 그러다 보니 장수커플도 곧잘 생겨난다.


헤어진 후에도 자주 마주치게 되는 과 CC가 부담스럽고 소개팅, 미팅처럼 연애를 전제로 한 만남은 억지처럼 느껴져 불편하다면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이야말로 CC가 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알콩달콩 연애 중 (6~8월)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 주목! CC 파라다이스


*CC의 데이트

CC에 골인한 5월! 본격적으로 봄이 찾아왔다. 일주일 내내 붙어있기 때문에 학교 주변 맛집과 카페를 탐방하면서 식신로드를 원없이 찍게 된다. CC들만의 또 다른 특권이라면 일상이 곧 데이트가 된다는 것.

쉬는 시간에 잠깐, 공강 때, 수업 들어가기 전에도 잠깐, 이렇게 잠깐이라도 자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CC 데이트의 가장 큰 장점. 서로 바쁘더라도 잠깐 잠깐 얼굴을 보며 서로 애정을 확인하고 더 애틋해지기도 한다.


특히 CC의 가장 큰 로망은 시험기간 도서관 데이트!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서로 과제를 도와주기도 한다.

공부가 잘 안될 때는 캠퍼스 벤치에 앉아 머리를 식히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손잡고 캠퍼스를 산책하면서 시험기간에도 식지 않는 애정생활을 즐길 수 있다.


CC는 항상 붙어 다니다 보니 서로 상대방의 동기나 선후배와 익숙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심지어 같은 과나 동아리 CC라면 ‘상대방의 친구 = 내 친구’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그렇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애인과 친구들을 함께 만나 놀 수 있다는 게 또 다른 CC 데이트의 매력. 데이트를 하면서 친구들도 만날 수 있는 1석2조.

CC일수록 가끔은 가까운 교외로 나가기만 해도 데이트가 더욱 특별해진다. 같이 통학하는 커플이라면 상대방의 동네로 놀러가는 것만으로도 일주일 내내 캠퍼스에서만 하던 데이트가 특별해진다는 사실.

가끔은 학교 밖에서 특별한 데이트를 즐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애정이 더욱 상승하는 이벤트가 될 것이다.


이별, 그리고 극복 (9~12월)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 주목! CC 파라다이스


*어쩌다 마주친 그대

새내기 동기 CC였던 A군과 B양. 평소 한시도 떨어져있지 않던 이들 커플에게도 고난이 찾아왔다.

바로 나라의 부름을 받은 A군이 입대하게 된 것. 그러나 휴가 때마다 여자친구보다 동성친구들과 음주가무를 즐기던 A군은 B양 몰래 수차례 미팅까지 참석했다.

이를 알게 된 B양과 A군은 크게 다툰 후 ‘일말상초(일병 말, 상병 초)’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이별을 고한다.

문제는 A군이 복학한 후 B양과 같은 수업을 듣게 되면서 일어났다. 조별과제가 많았던 수업에서 학번별로 조를 나누다 보니 A군과 B양은 한 조로 묶일 수밖에 없었고, 자꾸 마주치던 A군과 B양은 지난날의 앙금을 풀고 다시 연인이 된 것. 그러나 오래지 않아 비슷한 문제로 다시 다투던 두 사람의 관계는 완전히 깨졌다고.


*풍문으로 들었소

얼마 전 과 CC였던 남자친구 L군과 헤어진 K양. 과 동기들부터 시작해서 많은 부분의 인간관계가 L군과 겹치기 때문에 L군 소식을 안 듣고 싶어도 듣지 않을 수 없는 상황.

SNS 친구를 끊어도 과 동기가 올린 게시물의 댓글과 사진을 통해 보게 되는 L군의 모습을 보지 않기 위해 K양은 SNS 활동마저 접었다. 그러나 SNS 활동을 접어도 지인들의 입은 막을 수 없었다.

같은 과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 무심코 L군의 근황을 이야기할 때면, 애써 태연한 척하는 K양이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신경 쓰인다.


글 강진주(성균관대 영상 4)·김서영(한국외대 아랍어 3)·김은지(연세대 사회 4)·이슬지(서강대 사회학 3)·이시은(단국대 나노바이오의과학 2)·홍희주(고려대 경제학 2) 대학생기자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