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가. 집-학교를 반복할 뿐 여가시간을 쏟아붓는 취미는 별로 없다고 말하는 이가 적지 않을 터. 기타를 한번 잡아보는 건 어떨까. 장범준, 아이유 같은 로맨틱 가이, 로맨틱 걸을 꿈꾸면서 열심히 기타를 배우다 보면 지루했던 당신의 삶도 활기차게 바뀔 것이다.

무릇 배움에는 유능한 스승이 필요한 법. 친구 또래의 멘토라면 금상첨화! 중앙대 경영학부에서 기타 잘 치기로 소문난 조준호(중앙대 경영 2) 씨가 가이드를 자청했다.
[생초보 기타 입문 가이드] 아이유·장범준 원츄 "기타 좀 치는 청춘이 되고 싶다면"
조준호 씨는?
기타 경력 5년의 교빠(교회오빠). 각종 공연과 교회 행사에서 기타맨으로 인기가 높다.


PART 1
배우기 전 알아야 할 것

기타를 배우려면 기타부터 골라야지! 기타 선택법은 예상 외로 까다롭다. 국산이냐 수입품이냐부터 시작해 보디의 모양, 가격, 나무 종류, 브랜드, 픽업 유무 등 따져볼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조준호 Say
[생초보 기타 입문 가이드] 아이유·장범준 원츄 "기타 좀 치는 청춘이 되고 싶다면"
“자신의 체격에 맞는 보디를 선택하는 게 먼저야. 체격이 크거나 남자라면 드레드넛과 점보 보디가 적합해. 체격이 작은 사람이거나 여성이라면 팔러와 오엠 보디가 적합하고.

가격대는 30만~50만 원대 중저가가 적당할 거야. 10만 원 미만의 연습용 기타도 있지만 처음부터 너무 저렴한 것을 사면 얼마 못 가 손이 아프고 소리도 안 예뻐서 기타 잡기가 싫어질 거야.”


가격이 싼 기타는 나무 재질이 저렴한 것을 사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소리가 좋지 않다. 기타의 소리는 나무 재질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처음에 저렴이 기타를 쓰더라도 실력이 조금 늘면 어차피 더 비싼 기타를 찾게 된다. 그럴 바에야 처음부터 적당한 가격의 제품을 사는 게 낫다는 이야기.

* 대표적인 브랜드 : 크래프터, 덱스터, 콜트, 데임, 오렌지우드, 피어리스 등

*추천 브랜드 : 피어리스 PD-50. 약 50만 원. 속이 꽉 찬 소리를 내는 동급 대비 최강의 어쿠스틱 기타
[생초보 기타 입문 가이드] 아이유·장범준 원츄 "기타 좀 치는 청춘이 되고 싶다면"
① 드레드넛(Dreadnough) 보디 : ‘D보디’라고도 불리며 일반적인 보디 스타일이다. 고음역과 저음역의 균형이 잘 갖춰진 가장 이상적인 형태다.

② 팔러(Parlor) 보디 : 드레드넛 보디에 비해 크기가 작고 폭이 좁다. 여성 연주자에게 적합해 ‘레이디스 모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음의 미세한 느낌을 잘 살려주기 때문에 핑거 스타일에 어울린다.

③ 오엠(OM) 보디 : ‘오케스트라형 보디’의 다른 말이다. 드레드넛과 팔러의 중간 형태다.

④ 점보(Jumbo) 보디 : 드레드넛 보디보다 울림통이 크다. 따라서 중저음에서 탁월한 소리를 낸다.

⑤ 컷어웨이(Cutaway) 보디 : 드레드넛 보디에서 높은 음 연주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한쪽 끝을 들어가게 한 형태다. 그만큼 보디가 작아지므로 울림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⑥ 오베이션(Ovation) 보디 : 나무가 아닌 합성수지라는 것이 특징이다. 어쿠스틱 기타의 특징을 갖고 있지만 기타 그대로의 소리보다는 픽업 출력에 최적화돼 있다.

⑦ 미니(Mini) 보디 : ‘백팩 기타’라고도 불리며 크기가 매우 작은 보디 스타일로 여행용에 적합하다.



PART 2
어떤 곡부터 연주할까

배우기 시작하자마자 곡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는 세상에 없다. 기타도 마찬가지. 처음 배울 때는 아르페지오 주법(4개의 손가락으로 코드의 각 구성음을 분산시켜 연주하는 방법)이나 핑거 스타일(하나의 어쿠스틱 기타로 비트, 베이스라인, 멜로디라인, 퍼커션 등을 표현하는 주법)보다는 코드 반주(피크를 이용한 스트로크 주법)부터 시작해야 한다.

과거에는 단조로운 코드가 반복되는 곡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양희은)이 코드 연습용으로 많이 사용됐다. 물론 지금도 이 곡은 초보용 연습곡으로 훌륭하다. 이 밖에 ‘꽃집아가씨’(봉봉사중창단) ‘아기공룡 둘리’도 쉬운 코드의 연습곡으로 꼽힌다.



조준호 Say

[생초보 기타 입문 가이드] 아이유·장범준 원츄 "기타 좀 치는 청춘이 되고 싶다면"
“초보는 무조건 코드 반주부터 시작해야 돼. 기타리스트 따라하려다간 손가락 다치기 십상이야. 요즘 가요와 팝은 코드나 리듬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동요나 옛날 가요 중에 연습곡을 고르는 게 좋아. 교회를 다닌다면 찬송가나 옛날 복음성가가 딱이지.

종류도 많고 대부분 연주하기 쉽거든. 가요를 해보고 싶다면 자전거탄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추천할게. 8개 코드만 제대로 칠 줄 알면 한 곡을 완성할 수 있어. 초보 티도 별로 안 나고 폼도 나는 좋은 곡이야.”



PART 3
빨리 배우려면

기타를 배우기로 마음먹으면 학원부터 알아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굳이 돈을 쓰지 않아도 기타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대표적인 게 학교 내 기타 동아리. 선후배들과 어울려 기타를 치다 보면 금세 실력이 느는 기적을 경험하리라. 요즘은 앱으로도 기타 가이드가 나와 있어서 혼자 배울 수도 있다. 하지만 실력이 빨리 늘기를 원한다면 답은 하나. 연습만이 살길!



조준호 Say
[생초보 기타 입문 가이드] 아이유·장범준 원츄 "기타 좀 치는 청춘이 되고 싶다면"
“No pain no gain. 악기든 뭐든 초보자 시절은 지루하고 힘들기 마련이야. 그걸 견뎌내지 못할 것 같으면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낫지. 문제는 초보 기간의 지루함을 어떻게 달래고 극복할 것이냐!

나 같은 경우,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가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였어. 그래서 코드 반주 연습을 하며 항상 노래를 같이 불렀어. 이것이 꾸준히 기타를 치게 한 원동력이 된 것이지.

각자 기타를 잡는 이유를 생각하면 의외로 답이 쉽게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야. 이외에도 친구들과 함께 배우거나(친구가 더 잘 치면 오기가 생기니까) 다른 악기와 합주(이거 처음 할 때 희열이 장난 아니야!)를 해보면 재미있게 기타를 배울 수 있을 거야.”




기타를 배우는 4가지 방법
* 앱 설치하기

인터넷 검색창에 ‘기타’만 치면 수많은 무료 동영상이 나온다. 하지만 이보다는 앱이 효율적이다. 코드 잡는 법부터 연주법까지 알려주는 친절한 앱이 꽤 많다.

* 통기타 동아리 가입하기

학교에 적을 두고 있다면 가장 확실하게 배우는 방법이다. 훈남훈녀 선배들에게 배우면서 인적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있다. 또한 동아리에서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준비하면서 실력을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다. 여기서 잠깐, 당신이 새내기가 아니라서 교내 통기타 동아리 가입이 망설여지는가? 그렇다면 대학생 통기타 연합동아리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이나 성별 신경 쓰지 않고 타 학교 학생들과도 어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문화센터 이용하기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공립 문화센터에 기타 교실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지자체에서 주민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을 많이 내놓고 있어서 의외로 쉽게 강좌를 찾을 수 있다. 사설 학원보다 저렴하고 집에서 가까우니 더욱 좋다.

* 기업 후원 이벤트 잡기

KT&G가 후원하는 상상유니브 각 지부에서는 ‘상상 통기타 클래스’를 연다. 수시로 모집하니 가까운 곳을 찾아 문의할 것. G마켓은 ‘기타 교실’을 연다. 지난 5월에는 일반인을 위한 기타 교실 3기를 뽑았다. 전액 무료여서 경쟁이 치열한 게 특징.



* 안드로이드 앱

CarlTune 튜너(무료)

기타 튜너 앱. 입력되는 소리를 분석하여 동작하는 튜너로, 기타뿐 아니라 베이스, 바이올린, 첼로 등 모든 악기 조율에 사용할 수 있다. 간단하면서도 성능 좋은 무료 앱이다.

GChord(무료)

초보자를 위한 기타 화음 찾기 앱. 모르는 코드가 나오면 바로 찾을 수 있고, 코드별 소리도 들을 수 있다. 하나의 코드에도 여러 운지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초보자에게 딱!

Mobile Metronome(무료)

박자, 소리, 템포 조절 기능이 있는 무료 앱. 어떤 악기든 적용 가능하다.



* 앱스토어 앱

기타와 노래책(무료)

140여 통기타 명곡의 가사와 코드를 제공하는 무료 앱.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악보를 볼 수 있는 노래 공유 탭까지 다양한 기능이 있다.

튜너&비트 마스터(무료)

기타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를 튜닝할 수 있는 앱. 메트로놈 기능이 있어 박자와 템포를 함께 맞출 수 있다.

Guitar : play and share(3.99$)

연주와 작곡이 모두 가능한 앱. 다양한 코드가 내장되어 있어 손쉽게 개인 화음을 창작할 수 있고, 저장도 가능하다. 또 자동연주 장치와 녹음 기능도 있다.
감미로운 기타 연주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7 인천국제악기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기타를 연주해 보고  있다. 
leesh@yna.co.kr
(끝)
감미로운 기타 연주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7 인천국제악기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기타를 연주해 보고 있다. leesh@yna.co.kr (끝)
PART 4
어디서 사야 하나

기타는 장난감이 아니다. 한두 푼이 아니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여 사야 한다. 인터넷에서 구입해도 되지만 기타 매장에 가서 직접 보고 사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 기타 보디가 자기 몸에 맞는지, 넥이 휘지 않았는지, 마감 처리가 잘됐는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준호 Say
[생초보 기타 입문 가이드] 아이유·장범준 원츄 "기타 좀 치는 청춘이 되고 싶다면"
“기타 배우는 사람이라면 서울 낙원상가에 한 번쯤 들러줘야지. 다양한 기타가 구비돼 있고 다른 곳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야. 단 낙원상가에서 기타를 구입할 때 기억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어.

다음 과정대로 한번 해봐. 원하는 가격대 정하기?인터넷 검색으로 해당 가격대에 맞는 기타 3~4개 고르기?각 기타의 스펙 조사하기?모델별 인터넷 최저가를 적어 낙원상가로 가기?낙원상가의 각 매장 가격을 메모하기?가장 가볼 만한 가게(친절하고 싸게 파는 가게) 3~4군데로 후보를 좁혀 그중에서 선택하기.”



낙원상가 쇼핑 시 철칙

* 기타를 잘 아는 지인과 동행하라

초보자는 기타에 대해 까막눈이다. 기타를 살 때 꼼꼼히 봐야 할 부분이 많지만 모르고 지나가기 일쑤다. 흠집은 없는지, 넥이 휘지는 않았는지, 마감 상태는 양호한지 등 초보자가 보기 힘든 부분을 체크하기 위해 기타를 다뤄본 사람을 데려가자.

* 돈은 현금으로 넉넉히 준비하라

마침내 마음에 드는 기타를 골랐다고 가정하자. 가격을 물으면 아마 인터넷 최저가 또는 조금 밑도는 가격을 부를 것이다. 이때 현금으로 계산한다고 하면 추가 에누리를 받을 수 있다. 여기서 포인트 하나. 깎아 달라고 조를 때 정확한 액수를 제시할 것. 예를 들어 기타 가격이 45만 원이라면 “40만 원에 팔면 사겠다”고 정확하게 말하라.

* 미리 용어를 공부하고 가라

낙원상가에는 수십 년간 기타를 다룬 전문가가 수두룩하다. 어수룩하게 덤볐다가는 본전도 못 찾고 나오기 쉽다. 사전에 기타에 대해 충분히 공부해둘 필요가 있다. 원활한 대화와 쇼핑을 위해서 기타 용어도 알아놓자. 구매를 결정한 후엔 스트랩, 카포, 피크 같은 기본 액세서리를 챙겨주는지 꼭 확인하자.



글 박준문(중앙대 경영 2)·이우림(숙명여대 영어영문 2) 대학생 기자│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