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지난 1981년 12월 공기업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설립된 KT는 2001년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한 후, 이듬해 민영화 기업으로 공식 출범했다. 현재는 유무선 통신을 기반으로 금융, 소프트웨어, IT 등 한국의 대표적인 통신 그룹으로 성장했다. KT의 신입사원 채용을 책임지고 있는 김기택 상무를 만나 알짜배기 입사 노하우를 직접 들었다.
[3大 이통사 채용 완전 정복] 김기택 KT 인사담당·인재경영실 상무, ‘ACTION’하는 창의적 인재 “환영합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대학생 기자
(사진 왼쪽부터)
- 김선주(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 3)
- 이유현(숭실대 국제통상 3)
- 윤호진(한양대 국제 2)


KT의 인재상은 ‘ACTION’이라는 단어에 함축돼 있는데, 자세한 내용이 궁금합니다.

‘발로 뛰자, 두두두’라는 슬로건 아시죠? 바로 이 ‘Do’에서 파생된 단어라 생각하면 돼요. 통신산업은 그동안 선 깔고 가만히 있으면 고객들이 찾아와 쓰는 문화였어요. 하지만 이제는 발로 뛰고 고객을 찾아야 하는 산업으로 바뀌었죠. 새로운 동력을 발전시켜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거예요. KT도 카드, 콘텐츠 관련 기업 등 비통신 사업 분야를 인수하며 통신에서 파생되는 시너지 효과를 찾고 있죠. 그러다 보니 ‘액션’이라는 행동 중심의 문화를 만들게 됐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인재상인지 알고 싶습니다.

우선 A는 ‘All for the Customer’를 가리킵니다. C는 ‘Collaboration’ 즉, 협력사와의 상생, 거대해진 조직 내부의 협업을 뜻하죠. T는 ‘Trust’입니다. 고객, 직장 동료, 협업사와의 신뢰를 말합니다. I는 ‘Innovation’ 즉, 새로운 상품의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한다는 의미입니다. O는 ‘Ownership’ 주인의식을 가리키죠. 직원들 스스로가 회사의 주인이 돼야 한다는 뜻이에요. KT 인재 선발의 핵심이기도 하죠. 마지막으로 N은 ‘Now’입니다. 즉시 실행에 옮기라는 것이죠. 이렇게 형상화한 인재 선발의 가치는 KT가 자체 개발한 인적성 검사와 면접 과정에 반영됩니다. 우리의 가치에 얼마나 부합하는 인재인지 수치로 평가하는 것이죠.



올해 대졸자를 비롯한 청년층 채용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올해도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를 진행했어요. 사실 그렇게 많이 뽑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2만 명이나 지원했더군요. 300 대 1에 육박했죠. KT는 원래 공격적인 채용으로 유명합니다. 올해부터 신규로 1000명 정도 채용할 예정이죠. 기존에 정년퇴직, 명퇴 등으로 라이프플랜을 바꾼 분들을 전직 지원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로 유도하고, 그 빈자리를 청년 채용으로 채우려는 계획입니다. 연차가 오래된 분들보다 인건비 면에서 유리하니, 채용 인원도 두 배는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업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일자리 창출 아닌가 생각합니다.
[3大 이통사 채용 완전 정복] 김기택 KT 인사담당·인재경영실 상무, ‘ACTION’하는 창의적 인재 “환영합니다!”
‘서류 전형’에서 ‘임원 면접’에 이르는 채용 과정별로 가장 주안점을 두는 입사 조건은 무엇인가요?

서류 전형은 고유의 로직으로 자동화돼 있어요. 자기소개서의 핵심 키워드, 카피 체크, 기본 입력사항(어학·대외활동·학점) 등이 다 점수화되죠. 자기소개서는 사람이 일일이 확인합니다. 인사부서의 모든 직원이 합숙까지 하면서 하나하나 다 보죠. ‘정말 KT 입사를 원하는지 아닌지’는 금방 드러납니다. 서류 전형에서 좋은 점수를 주었다가도, 자기소개서를 본 후 당락을 뒤집는 경우도 있죠.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하는 입사 의지는 면접 과정에서 더 세밀하게 검증합니다. 특히 지원동기를 중점적으로 보죠. 형식적으로 써낸 얘기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진지하게 입사를 바라고 고민했나를 확인합니다. 더불어 통신산업계에 대한 관심 여부도 중요한 덕목이죠. 인적성 검사는 말 그대로 기업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이어 실무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에 쓴 게 사실인지 재검증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이라면 해당 직무에 적합한 지식과 능력을 갖췄는지 기술적인 면을 많이 묻고, 디자인 부문 같은 경우는 따로 프레젠테이션(PT) 면접도 진행하죠.

임원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종합적인 인성을 체크합니다. 솔직함, 적극성, 창의력 등이죠. ‘요즘 들어 친구나 과 동기들 사이에서 심하게 다툰 적 있나, 그랬다면 왜 다퉜나, 어떻게 해결했나’ 같은 질문입니다. 갈등 사항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알게 모르게 본래 인성과 성격이 나오거든요. 또 ‘성공의 맛을 봤을 때 원인은 무엇이었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묻곤 합니다.
[3大 이통사 채용 완전 정복] 김기택 KT 인사담당·인재경영실 상무, ‘ACTION’하는 창의적 인재 “환영합니다!”
지원자의 자질, 인성 등을 평가하는 임원 면접 과정이 특히 궁금한데요.

흔히 스트레스 면접이라고 하죠. 꼬치꼬치 캐물으며 지원자의 숨겨진 인성을 체크하는 방법이죠. 또 하나 정말 중요한 정보를 드릴까요? 면접을 보러 오는 지원자들은 ‘회사의 벽에도 눈과 귀가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면접장뿐만 아니라 평상시 면접 보기 전의 행동도 인사담당자들이 모두 체크하기 때문이죠. 처음 지원자를 안내하고 응대하는 직원부터 이미 다 보고 있어요. 마음을 놓고 있다가는 허를 찔리기 쉽죠.



그렇다면 기억에 남는 면접 사례나 지원자가 있나요?

예전에는 이력서를 손으로 직접 작성했죠. 그 당시 CD 동영상으로 자기소개서를 준비한 사람이 있었어요. 이렇게 남들과는 다르게 자신을 홍보하는 사람이 기억에 남게 마련이죠. 반대로 안 좋은 기억도 있어요. 여러 기업에 지원하다 보니 자기소개서나 이력서에 기업 이름만 바꾸는 경우죠. 지금도 간혹 볼 수 있는 실수인데, 첫인상을 좌우하니 만큼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서류 전형도 기억나는 사례가 있어요. 혹시라도 놓친 사람이 없나 훑어보다가 느낌이 좋아 구제한 경우죠. 지금 아주 잘 다니고 있습니다. 한순간의 판단으로 회사의 미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지원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말 소중한 인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떨어뜨린다는 건 정말 힘들고 아쉬운 일이에요.


투명한 직무 배치와 희망 직무 선택 등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평가와 프로세스를 통해 진행되고 있나요?

‘탤런트 마켓 플레이스’라는 제도를 소개할까요. 쉽게 말하면 회사 내 ‘인력시장’ 격이죠. 기존 방법은 직원의 의사를 묻고 이를 고려해서 인사부서와 관리자들이 결정하는 구조예요. 현재 KT에는 이런 과정이 없어요. 인사 수요가 있는 해당 부서에서 공고를 내면 희망자가 신청하는 방법으로 바뀐 것이죠. 관련 부서에서 결재만 하면 끝입니다. 따로 인사부서와 협의할 필요가 없죠. 받아주는 조직에서 결정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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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있는 직원과 그렇지 못한 직원 간에 위화감 같은 부작용은 없나요?

사람을 받는 부서 입장에선 자기 조직에 맞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셈이에요. 직원 개개인은 사내 평판이나 성과 관리 등을 잘해야 하죠. 물론 그러다 보면 인기 있는 사람만 찾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맞춤형 팀’이라는 제도를 신설했어요. 직무적성 테스트를 통해 적성에 안 맞는 부서라고 판단되면 인사부서와 전략적으로 매칭하는 방법이죠. 지난 한 해 탤런트 마켓 플레이스 제도를 통해 이동한 인원이 4000여 명에 이릅니다. 예전에는 사실 직무나 적성과 관계없는 단순한 인사이동이 많았어요.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원하는 부서에 역량을 갖춘 인재를 배치할 수 있게 됐죠. 개인의 자기 개발, 업무 연계성 등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성과와 역량에 따라 부여하는 ‘직원 성장 마일리지’ 제도도 궁금합니다.

팀장 이하는 직급을 없앴어요. 직원들 간 협업에 장애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대리가 차장 만나서 얘기하는 건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승진하는 인원은 어차피 한정돼 있으니, 직원들 간에 위화감도 생기곤 했죠.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100마일리지가 되면 현업 팀장, 150 이상이면 현장 지사장이나 본사 팀장, 200이면 임원급 등이죠. 마일리지는 일종의 인덱스 역할이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에요. 탄력 있게 운용하고 있습니다. 마일리지도 평가를 통해 차등 부여하죠. 포상을 받으면 추가 마일리지를 부여하는 식입니다. 전문성 인정 등 회사 기여도에 따라서도 차등 지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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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나요?

입사 1~4년차까지 케어링(Caring) 로드맵이 짜여 있어요. 1년차에는 연수원에서 6주 과정의 기본 연수를 받습니다. 이후 잡로테이션 과정이 한 달간 이어지죠. 유선, 무선, 네트워크, 법인 부문으로 1주씩 로테이션합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프로젝트 과정이 진행돼요. 전사 과제 프로젝트 한 달, 두 달은 부문 과제를 해야 하죠.

전사 과제는 그룹 차원에서 큰 범위의 아이디어, 개선, 고민사항 등을 과제로 제시하고, 신입사원들이 팀을 꾸려 그들의 눈높이로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직접 해당 부서를 찾아가 부서원들과 만나고 자료도 찾고 해서 PT 자료를 만들어 경쟁하게 되죠. 우수 과제로 뽑히면 CEO 앞에서 직접 보고합니다. 보통 입사 이후 부문 과제까지 끝내는 데 6개월 정도 걸립니다.

입사 2년차에는 올레 비즈스쿨에 모두 입소해요. 별도로 MT도 가는 등 흩어져 있던 동기들을 다시 만나는 기회죠. 3년차에는 올레 비즈스쿨과 MT를 또 한 번 갑니다. 2년간 근무한 후 ‘다른 직무로 바꾸고 싶은지’ 묻는 잡페어 제도도 시행하고 있죠.



KT가 자랑하는 복리후생 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일단 선택적 복리후생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신입사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혜택이 적었죠. 고참급 사원들에게 집중돼 있었어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포인트 제도를 운용해 선택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어요. 전국 각지에 지어진 KT 수련관도 자랑거리죠. 직접 운영하는 수련관 외에도 모든 콘도사와 제휴해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근무 차원에서는 ‘스마트워킹’ 제도를 운영 중이에요. CEO도 적극적으로 강조하시는 사항이죠. KT는 여직원 비율이 굉장히 높은데, 출산율이 낮은 이유 중 ‘근무가 너무 힘들어서’라는 답이 많았어요.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스마트워킹으로 아이 보면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어요. 회사 차원에선 스마트워킹을 장려해 오히려 각 부서에서 압박을 받을 정도죠. 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스마트워킹이 굉장히 활성화돼 있어요. 집과 가까운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일하거나 집에서 근무하는 식이죠. 또 사내 보육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요. 여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환경이죠. 결정적으로 통신비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죠.(웃음)



타사에 비해 고졸 출신 채용이 많습니다. 배경이 궁금합니다.

열린 채용을 꾸준히 지속한 결과예요. 과거 공사 시절에는 단순히 시험을 보고 뽑았어요. 그러다 보니 ‘반공무원’이라는 말도 나왔죠. 지금은 학력보다는 열심히 하면 승진할 수 있는 문화를 갖추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전체 채용 중 30%는 열린 채용을 시행하고 있죠. 그룹 차원에서도 가급적이면 열린 채용을 우선시하고 있어요. 오히려 계열사가 더 활발하죠. 기본적으로 학력 중심 채용보다는 능력을 체크하려고 노력합니다. 실제로 사장단 중에서도 고졸 출신이 있을 정도예요. 또 회사에 다니면서도 자기 계발을 위해 진학하는 경우가 많고, 회사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외국어 활용 능력은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추어야 할까요? 기준이 따로 있나요?

소위 기본 스펙은 토익 600점 이상입니다. 일반적인 기준이죠. 기업의 비전이 ‘글로벌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정보통신 기술) 컨버전스 리더’예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죠. 모든 분야에서 영어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글로벌 진출이 중점 추진 사항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험, 어학 능력은 당연히 필요해요. 국내 통신사업뿐 아니라 해외 진출 프로젝트도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진출에 대한 의욕이 강한 사람이 지원하면 더 좋겠죠. 특히 장비 관련 분야는 외국 기업과 제휴하는 경우가 많아요. 위성사업, 로밍사업 등에서도 영어가 중요하죠. 최근에는 아프리카, 중남미 등으로 진출하고 있어요. 프랑스어와 스페인어에 능한 인재가 중요해졌죠. 올해부터는 유럽과 아시아(중국) 쪽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에요.



문과생들의 경우 상경계나 공학계에 비해 취업문이 좁습니다. KT도 상경계와 공학계를 더 선호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독문과 출신의 문과생입니다. 공학은 어차피 네트워크, 기술, IT 등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죠. 문과생이 지원했다고 탈락시키진 않아요. 어문계 출신이어도 IT 잘하는 사람 많습니다. 학과나 전공보다는 이 사람이 그 일을 좋아하느냐가 중요해요. ‘전공한 사람을 이기는 건 취미로 하는 사람’이란 말도 있잖아요.

CEO께서도 “앞으로는 창의적인 시대다. 예술, 문학, 철학 하는 사람이 창의적이다. 이런 인재를 뽑아라”고 말씀하시죠. 전공 때문에 전형 과정에서 차별하는 건 없어요. KT는 창의적인 인재를 원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인문학적 소양이 굉장히 중요하죠. 문과생이라 해서 손해 볼 건 없어요.



끝으로 KT 입사를 꿈꾸는 대학생들을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김기택 상무 KT에는 인턴제, 프로슈머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있어요. 무슨 뜻이냐면 자신이 관심 있는 기업에서 진행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말입니다. 또 외국어 같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툴을 갖추는 게 유리한 건 사실이에요.

기본적으로는 평상시 책을 많이 읽고, 글 쓰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좋아요. 기업의 모든 비즈니스는 상대를 설득하거나, 기안을 올려서 의사 결정을 받는 과정이라 볼 수 있어요. 그러려면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하죠. 말로 때로는 글로 어떻게 잘 표현할 것인가, 프레젠테이션(PT) 능력은 잘 갖추었나 등이 중요한 요소예요. 인문학적 소양이 일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이유죠. 면접을 보면 말 잘하는 사람이 뽑히게 돼 있어요. 설득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창의적인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공모전 수상 경력 등이 좋은 예죠. 능력뿐 아니라 도전하려는 적극성을 평가하는 자료가 됩니다. 학교 잘 다니고 학점 잘 받는 게 다가 아니에요. 물론 좋은 학점은 성실성을 드러내는 지표죠. 하지만 그것뿐입니다. 기본 이상이면 학점에 연연할 필요는 없어요.



글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