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채용 시즌이 시작되면 취업준비생들의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갑니다. 일주일에도 몇 차례씩 지원서를 써내야 하죠.
저 또한 처음에는 회사 홈페이지를 꼼꼼하게 둘러보고 그 기업만을 위한 지원서를 쓰겠다는 목표를 세웠죠. 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원서 접수 마감의 압박은 결국 어제 썼던 자소서를 다시 꺼내게 만들더라고요. 몇 번 하다 보니 Ctrl+C, Ctrl+V를 반복하는 손가락 놀림도 능숙해지더군요. 부끄럽긴 하지만 기회가 있을 때 한 곳이라도 더 넣어야 했던 저의 절박함을 이해해주는 분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crispcider)
2. 비밀스러운 두 번의 프러포즈
A기업과 B기업의 면접이 같은 날 진행된 적이 있었습니다. 두 기업 다 면접에 올라갔으니 행복한 고민이 아니냐 하겠지만 중간 단계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니 정말 잠도 안 오더군요. 두 기업의 조건이 애매했기 때문에 더 고민이 됐습니다. 결국 두 기업 모두 면접을 보기로 결정했죠. 하늘이 도왔을까요. 첫 번째 기업의 면접이 일찍 끝나 바로 택시를 타고 두 번째 면접 장소로 이동! 무사히 면접 시간을 맞추긴 했지만 두 시간 전에 다른 곳에서 했던 이야기를 똑같이 반복하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두 명의 애인을 번갈아 만나는 바람둥이의 기분이 이럴까요? (블루**)
3. 친구의 스토리를 사랑했네
면접에서 ‘살면서 가장 난처하고 힘들었던 순간’을 말해야 할 때가 있었어요. 뭔가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필요한 순간이었죠. 그런데 평범하게 살아온 저로선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았어요. 순간 친구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그 친구가 중국여행 도중 소매치기를 당해 돈을 전부 잃어버려 현지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위기를 모면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었거든요.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제 입에선 그 생생한 이야기가 술술 나오고 있었습니다. 면접은 무사히 넘겼지만 그날 이후 친구를 볼 때마다 ‘고생은 네가 하고 꼼수는 내가 부렸다’는 생각에 얼마나 미안했는지 몰라요. (떠나****)
4. 꼼수도 오버하면 안 통하더라
면접 에티켓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항목이 바로 면접 시간 준수에 대한 이야기잖아요. 아무 연락 없이 면접 시간을 어기는 경우 그 지원자의 신뢰도는 물론이고 일에 대한 열정까지 의심받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부렸던 꼼수는 역으로 그 점을 이용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면접 시간보다 훨씬 일찍 간다면 그만큼 ‘이 회사에 애정이 있구나’ 생각하지 않을까 했죠. 면접 당일 새벽같이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습니다. 약속된 시간보다 세 시간이나 일찍 면접장에 도착했죠. 그런데 이게 웬일! 너무 일찍 온 저를 보고 인사담당자님이 오히려 당황하시더라고요. 결국 업무하시는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미운 오리 새끼 신세가 되어 후회했답니다. (좌우**)
5. 승부수는 포커페이스다
면접을 볼 때 다른 지원자들의 대답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도 평가한다고 하더군요. 자신이 대답할 차례가 아니라고 딴 곳을 쳐다보거나 지루한 표정을 지으면 감점된다는 것이죠. 그 설명을 들었을 때 한 가지 꼼수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자타 공인 ‘표정관리의 달인’이거든요. 제 앞에서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을 때 귀담아듣고 있는 것처럼 표정을 지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정말로 잘 들어주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 혼자 삼천포로 생각이 빠질 때가 있는데 아무도 눈치를 못 채더라고요. 저는 이 능력을 조별 면접을 볼 때마다 십분 활용했습니다. 다른 지원자들은 제가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줬다고 생각하지 열심히 머리 굴린 꼼수라는 건 모를 거예요. (상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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