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Ⅱ 외국계 기업은 어떤 사람을 뽑나



졸업을 앞둔 대학생 P씨. 그가 취업하길 희망하는 곳은 ‘외국계 기업’이다. 외국계 기업이 높은 연봉을 준다는 소문과 해외 근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했기 때문이다. 취업 성공을 위해 확실한 채용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손에 넣은 것은 단편적인 정보뿐. 그는 현재 ‘외국계 기업이라면 영어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확신 아래 영어에 매진하고 있다. 가끔은 짬을 내 봉사활동을 다니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외국계 기업이라면 봉사활동을 중요시 여기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외국계 기업 입사를 꿈꾼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 취업 정보는 그들의 열망만큼 잘 알려져 있진 않다. 정보의 빈자리를 추측과 소문이 메우고 있는 상황에서 혼란스러운 것은 구직자 자신이다. 그래서 캠퍼스 잡앤조이가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구직자가 뽑은 입사하고 싶은 외국계 기업’ 조사에서 상위 30위권에 속한 기업 중 16곳에서 알토란 같은 답변을 보내왔다. 결론은 이렇다. 외국계 기업은 채용에서 ‘영어는 비즈니스 회화 가능 수준’, 스펙보다는 ‘인성(사회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이다.

조사 참여 기업
‘입사하고 싶은 외국계 기업 톱 30’ 중 16개 기업

구글코리아, BMW코리아, 유한킴벌리, GE코리아, 한국쓰리엠, 로레알코리아, 한국IBM, 아디다스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한국씨티은행, 르노삼성자동차, 한국피앤지, ING생명보험, 이베이코리아, 한국화이자제약, 볼보그룹코리아



Point 1 영어 실력은 ‘비즈니스 회화’ 가능 수준이면 충분!

‘외 국계 기업이기 때문에’ 혹은 ‘외국계 기업이라면 당연히’ 영어 실력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지만 설문 결과는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채용에서 어느 정도 영어 실력을 필요로 하느냐’는 질문에 15곳의 기업이 ‘비즈니스 회화 수준’이라고 답한 것. 이메일 작성이나 프레젠테이션 등의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가 아니면 괜찮다는 뜻이다. 초급 회화 가능 수준의 영어 실력을 원한 곳은 중복 응답한 1곳을 포함해 총 2곳이었으며,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이 필요하다고 답한 기업은 단 1곳에 그쳤다. 그나마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요구한 곳도 ‘부서에 따라 필요할 수 있음’이라는 단서를 붙여 답한 것이었다.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고 해서 ‘영어 공부 안 해도 되겠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지나치게 영어에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지 영어를 못해도 괜찮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금융사 직원은 “외국계 회사일수록 외국인 임직원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면 평소에도 영어 실력이 녹슬지 않도록 잘 닦아야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공인영어점수 제출이 필수 사항인지 여부도 물었다. 그 결과 12곳이 ‘의무 사항이 아니다’고 답했으며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는 답변은 4곳에 불과했다. 의무 사항이 아니라고 답한 기업들 중에는 ‘자체 영어 면접 전형을 통해 영어 실력을 판단한다’는 추가 답변을 전해오기도 했다. 구글코리아의 경우 “충분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면 공인 영어 성적은 필수가 아니며 여러 차례의 면접을 통해 영어 실력을 검증하기 때문에 시험 성적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한 자동차 기업 역시 “영어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영어 실력을) 판단한다”고 전해왔다.


채용에서 어느 정도 영어 실력을 필요로 하는가(중복 응답 가능)

1. 초급 회화 가능 수준 ; 2개사
2. 비즈니스 회화 가능 수준 ; 15개사
3. 원어민 수준 ; 1개사

궁금해! 제2외국어 중요할까?

‘다국어 구사’ 글로벌 시대 성공 법칙 중 하나다.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뛰어난 재능이다. 하지만 그것이 ‘외국계 기업 입사에 꼭 필요한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답은 ‘그렇지 않다’다. 16곳의 기업 중 단 한 곳만이 제2외국어 능력을 요구한다고 답했다. 영어 하나만으로도 업무를 보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설문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외국계 기업 중(특히 일본계·중국계 기업)에는 해당 언어 구사 능력이 선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하는 곳도 있다.



Point 2 어학 능력보다는 ‘인성(사회성)’ 중요

채용에서 외국계 기업들이 특히 중점을 두는 부문은 무엇일까. 다양한 직무 경험, 공모전 입상 경력, 해외 생활 경험, 인성(사회성), 어학 능력, 출신 학교, 전공, 학점, 직무 관련 자격증, 봉사활동 경험 중 3가지를 복수 응답하게 했다.

그 결과 구직자들은 ‘어학 능력’을 외국계 기업 입사를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외국계 기업들은 ‘인성(사회성)’을 첫 번째로 꼽았다. 16개 기업 중 14개 기업이 인성(사회성)을 채용에서 중요시하는 요소로 선택했다. 높은 학점, 뛰어난 어학 실력을 갖췄더라도 인성이 밑받침되지 않았다면 낙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양한 직무 경험(인턴십, 아르바이트 등)’과 ‘어학 능력’이 각각 10표를 얻으며 뒤를 이었고 ‘해외 생활 경험’과 ‘전공’이 각각 3표, ‘출신 학교’도 1표를 받았다. ‘공모전 입상 경력’ ‘직무 관련 자격증’ ‘학점’ 등은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이 밖에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 ‘열정’ ‘글로벌 마인드’ 등의 응답도 있었다.



신입사원 채용 시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 3가지는 어떤 것입니까 (중복 응답 가능)

1. 인성(사회성) 14개사
2. 다양한 직무 경험 10개사
3. 어학 능력 10개사
4. 해외 생활 경험 3개사
5. 전공 3개사
6. 출신 학교 1개사


궁금해! 외국 대학 나왔다고 유리한 건 아냐

외국계 기업인 만큼 외국 대학 출신자를 우대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설문 결과, 답변을 하지 않은 1개 기업을 제외하고 모든 기업이 ‘우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단 미국계 G사의 경우 “우대하지 않는다”면서 “단 외국어 구사 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점에서 취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Point 3 ‘해외 근무’ 외국계 기업 입사한다면 가능

많은 구직자들이 외국계 기업 입사를 희망하는 이유는 바로 ‘해외 근무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왕래할 일이 잦고, ‘글로벌 기업’이라는 특성상 많은 국가와 협조·거래하기 때문이다.

설문 결과도 그랬다. 총 16개 기업 중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해외 근무 기회를 입사자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해외 근무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답한 한 자동차 기업 역시 “해외 출장은 많다”고 답해 사실상 많은 해외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해외 근무자 수를 공개한 기업도 있었는데 한 외국계 생활용품 회사는 현재 30명이 세계 곳곳에서 근무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해외 근무 기회는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근무지를 이동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입사 후 자신이 지원해 합격하면 이뤄지는 방식으로 행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외국계 IT 기업의 경우 “해외 근무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각국 법인의 공고를 보고 직원 스스로 직접 지원해 이뤄진다”고 답했고, 모 스포츠 기업도 “개인이 원할 경우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답했다.



해외 근무 기회가 있습니까

1. 있다 15개사
2. 없다 1개사


궁금해! 외국계 기업 연봉은 대체 얼마?!

많은 구직자들이 외국계 기업의 연봉에 대해 ‘국내 기업보다 많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는 대다수의 외국계 기업이 임금 관련 정보 공개를 꺼려 정확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공개를 거부하는 기업이 많았다.

이 설문에 답변한 기업은 총 6곳으로 3000만 원에서 4000만 원 초반의 범위 안에 있었다. 이를 평균 내보니 약 361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 신입사원 평균 연봉 3473만 원(잡코리아 조사)과 중소기업 신입사원 평균 연봉 2279만 원(잡코리아 조사)보다 높은 수준이다.
입사하고 싶은
외국계 기업 1위
구글코리아 답변지 무편집 공개!

2012년 한 해 동안 몇 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입니까?

수시 채용이며,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인원수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신입사원 채용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집니까?

구글 사이트의 인재 채용란을 통해 접수된 이력서는 서류 전형을 위해 일차적으로 각 부서 채용담당자에게 전달됩니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면접 절차가 시작됩니다. 모든 인터뷰는 일대일로 진행됩니다.

맨 처음 시작하는 면접은 ‘동료 인터뷰’입니다. 이것은 같이 일하게 될 동료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같이 일하게 될 동료의 평가를 중요시 여기는 구글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 인터뷰의 경우, 구글 엔지니어가 직접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외부에서는 인터뷰 프로세스가 길다고 말하기도 하며, 특히 10여 차례의 인터뷰를 거쳐야 한다는 오해도 많은데, 현재 엔지니어 인터뷰는 약 4~5번의 기술 면접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체 인터뷰에 소요되는 기간이 많이 단축됐으며, 앞으로 점차 더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지원 시 영문(외국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필수로 제출해야 합니까?

그렇습니다. 본사 면접까지 보기 때문에 영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필수입니다.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을 필요로 합니까?

‘비즈니스 회화 가능 수준’이면 됩니다. 다른 지역에 있는 구글러들과 수시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은 요구됩니다. 엔지니어의 경우, 간단한 의사소통만 가능하면 됩니다. 채용된 후에는 원어민과의 영어 수업을 지원하기 때문에 영어 실력은 입사 후에도 키울 수 있습니다.



공인 영어 성적을 요구합니까?

의사소통만 충분히 가능하다면 공인 영어 성적이 필수조건은 아닙니다. 여러 차례의 면접을 통해 영어 실력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험 성적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제2외국어 능력을 요구합니까?

영어가 공식 언어이기 때문에 제2외국어 능력을 별도로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외국 대학 출신자를 우대합니까?

우대하지 않습니다. 학력과 상관없이 직무 능력 위주로 평가합니다. 구글의 기업 문화와 얼마나 잘 맞는지, 그리고 전반적인 인지 능력을 체크합니다.



신입사원 지원 시 나이 제한이 있습니까?

나이 제한은 없습니다. 각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요건을 만족하면 지원 가능합니다.



신입사원 채용에서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봅니까?

구글은 열정적이고 창의적이며, 자기 분야의 전문가를 원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구글과 문화가 맞는 ‘구글리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구글리하다는 것은 ‘겸손한 사람’ ‘협력하는 사람’ 그리고 ‘수평적이고 오픈된 근무 환경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구글 엔지니어링 부문 채용 과정에서도 후보자의 기술적인 역량뿐 아니라 구글리 여부를 함께 평가하고 있습니다.



해외 근무 기회가 있습니까?

구글의 모든 인재 채용은 본사 차원에서 진행됩니다. 따라서 모든 직원은 각 나라의 지사가 아니라 구글 본사에 속합니다. 따라서 외국 오피스에 원하는 포지션이 열린다면 언제든지 지원할 수 있습니다.

글 양충모 기자 gadd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