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짜릿하며 충만해야 할 그 혹은 그녀와의 섹스. 하지만 고개를 갸웃하는 상황이 자꾸만 벌어진다면 당신에게는 긴급 처방전이 필요하다. 친구에게도 말하기 힘든 여섯 가지 섹스 애고니(agony)에 대한 명쾌한 해결책이 여기 있다.
Intimate couple enjoying sexual intercourse on the b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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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럴 섹스에 대한 입장이 너무 달라요

전에 사귄 여자친구와는 오럴 섹스를 주고받기를 정말 좋아했는데, 지금 여자친구는 저에게 해주는 것도 싫어하고 제가 자기한테 해주는 것도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해요. 저로서는 굉장한 즐거움을 빼앗긴 셈이나 다름없죠. 어떻게 하면 저희가 이 문제에 대해 합의를 볼 수 있을까요?


A▷▶
음식이나 패션에 대한 기호가 있듯, 특정한 성적 액션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있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죠.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싫다는 음식이나 싫다는 옷을 막무가내로 강요할 수 없는데, 가끔 어떤 사람들은 성적인 기호에 대해서 “이게 얼마나 좋은데 넌 이걸 싫어하는 거니”라고 물으며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기도 하죠. 취향이나 서로의 경험치가 달라서 일어나는 일인데, 이럴 때일수록 화를 내거나 일방적인 강요를 해서는 절대 안 돼요. 상대방이 특정 액션을 피하려는 데 어떤 이유가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보고, 그 사람이 시간을 갖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배려해야죠. 설마 무턱대고 “입으로 해줘!”라고 소리친 건 아니죠? 당신이 먼저 환상적인 테크닉으로 그녀에게 시범(?)을 보이고, 자연스럽게 그 다음 액션을 유도하는 것쯤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당신도 똑같이 생각하는 것 맞죠?



원나잇 후유증에 괴로워요

얼마 전 한 모임에서 처음 만난 여자와 성관계를 가졌죠. 그런데 그 이후부터 중요 부위가 좀 가렵기도 하고, 소변 볼 때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것도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A▷▶성병에 걸린 게 아닌가 강력히 의심되는 상황이군요. 소변 볼 때 불편한 증상이 동반되고 있다면 임질이나 비임균성 요도염 등 요도 감염병을 의심해볼 만해요. 이런 경우 소변 검사만으로 바로 진단이 가능하니 빨리 비뇨기과를 찾아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헤르페스 등의 바이러스 질환이라면 피부에 수포가 생기는 것처럼 눈에 보이는 병변이 있으니 이 또한 신속한 진단이 가능할 것이고요. 하지만 매독이나 에이즈처럼 혈액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성병의 경우 잠복기가 1년 정도까지 길 수 있는데, 이 잠복기 중에는 검사를 해도 음성으로 나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요. 그나저나 신뢰할 수 없는 원나잇 스탠드 상대와의 섹스에서는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다음부터는 제발 제발 기억하세요.



만나면 습관적으로 섹스를 하고 있어요

여자친구와는 학교 CC예요. 학교 앞에서 각자 자취를 하고 있어서 그만큼 붙어 지내는 시간이 많았죠. 문제는 이제 서로 알만큼 알고,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어서 그런지 만나면 매번 밥 먹고 술 먹고 섹스하고, 이런 패턴으로만 데이트를 하게 됐다는 거예요. 이런 관계를 되돌릴 방법이 있을까요?


A▷▶스킨십에 후퇴가 없다는 말은 많은 경우 진리라고 생각해요. 스킨십, 그리고 섹스가 주는 쾌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한 번 나간 진도를 되돌리기란, 그리고 이미 진도가 나갔는데 그 진도가 안 나간 것처럼 서로에게 거리를 두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오히려 열정적으로 섹스하던 커플이 섹스를 하지 않게 된다면 그거야말로 관계에 더 큰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어요. 하지만 섹스는 인간이 동물로서 누릴 수 있는 쾌락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가장 드라마틱한 몸의 대화이기도 하잖아요. 두 분이 지금 빨리 깨달아야 하는 건 바로 이 부분이에요, 섹스가 대화라는 사실이요. 섹스만 하는 관계라서 지루하다는 건, 섹스가 두 사람의 친밀한 대화라는 사실을 간과한 채 일상적인 성욕 분출 및 스트레스 해소로만 기능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니까요. 키스를 한 번 하더라도, 이것이 대화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큰 문제만은 아닐 수 있어요. 단, 의식적인 노력은 필요하다는 것 아시죠? 취미 활동을 한 가지 정해서 함께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오르가슴을 연기하고 있어요

그와 주기적으로 관계를 가진 지 벌써 반년이 지났어요. 하지만 저에겐 비밀이 한 가지 있어요. 그건 바로 제가 그와의 관계에서 단 한 번도 오르가슴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다는 거죠. 그가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서 저도 느끼는 척 연기를 해왔는데, 이제 반년이나 지난 마당에 “사실 그동안 연기한 거였어”라고 말하자니 그것도 괴로운 일이에요. 그렇다고 이 상태로 쭉 참고 가자니 그건 더 짜증나는 일이고요. 저 어쩌면 좋죠?



A▷▶
페이크 오르가슴은 이미 많은 여성이 겪고 있는 고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섹스가 ‘몸으로 하는 대화’라는 사실을 생각해보세요. 오르가슴을 느끼지도 않았는데 느끼는 척하는 것은 말하자면 매번 그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페이크 오르가슴을 하면 두 가지 문제가 생겨요.

첫째는 안 그래도 느끼기 힘든 상태인 당신이 연기에 몰입하느라 결국 리얼 오르가슴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가 사실 여자를 만족시킬 만한 배려심이나 테크닉 그 어느 것도 갖고 있지 못한데도 ‘난 역시 잘하는군’이라고 착각을 하게 되니 결과적으로 당신이 오르가슴을 느낄 확률이 점점 떨어지게 된다는 거죠. 많은 여성들이 ‘그가 상처받을까봐’라는 이유로 오르가슴을 연기하기 시작해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적어도 앞으로 그와 관계를 가질 때부터라도 연기하는 것은 그만두는 게 좋아요. 대신 정말 좋을 때만 ‘좋다’고 표현하고, 그가 당신에게 해주었으면 하는 것을 은근한 칭찬과 함께 곁들이는 게 현명하죠. “지난번에 이 부분을 이렇게 만져주니까 정말 좋더라”라는 식의 표현과 함께 말이에요.



그녀는 너무 소극적인 데다 애무 기술도 별로예요

그녀의 첫 경험 상대는 바로 저죠. 처음엔 그 사실이 좋았지만 요즘은 좀 답답하기도 해요. 그녀는 섹스에 대해 아는 게 없어도 너무 없으니까요.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제가 애무를 해줄 때도 목석처럼 가만히 누워 있는 그녀, 어쩌면 좋을까요?



A▷▶
날 때부터 섹스를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이런저런 경험을 하면서 조금씩 배워나가는 거죠. 그녀가 지나치게 뻣뻣한 자세로만 일관한다면 그것은 단지 그녀의 탓이라고만 보기 어려워요. 당신이 충분히 배려하지 않아서 그녀가 도저히 쾌감을 느낄 수 없는 것일 수도 있고, 아직 성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그녀가 당신에게서 섹스에 대해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배울 만한 것이 없었다는 방증일 수도 있으니까요. 당신은 그녀의 테크닉이 별로라는 이유로 오히려 그녀가 당신을 사랑해줄 때 목석처럼 냉담했던 것은 아닌가요? 당신은 그녀가 정신을 반쯤 놓을 정도로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애무를 해준 것이 확실한가요? 섹스에 관한 한 당신보다 경험치가 적은 그녀가 학습할 수 있는 대상은 오로지 당신입니다. 당신이 그녀의 거울이 돼주세요. 시간이 조금 걸릴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분명히 변할 테니까요.




섹스를 원하는 횟수가 서로 너무 차이가 나요


이번 학기에 복학한 남자친구는 저보다 나이가 네 살 많아요. 저는 그와 뜨거운 연인 사이이고 싶어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은 섹스를 했으면 좋겠는데 그는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것도 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섹스를 원하는 정도가 다른 우리 사이, 어떻게 하죠?


A▷▶
섹스를 원하는 횟수가 다르다니, 참 난감하겠어요. 게다가 섹스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여전히 ‘남자가 주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하게 깔려 있으니 ‘더 많이 덤비는 여자’가 된다는 것이 그 자체로 심리적 부담을 주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섹스는 몸으로 하는 대화라고 했잖아요. 그는 가끔 대화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이 자꾸만 “우리 진지하게 대화 좀 해”라고 잡아끄는 것과 같은 상황인 거죠.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매번 풀코스의 성찬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간단한 간식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하잖아요. 아예 식욕이 없다는 그에게 억지로 풀코스를 먹자고 할 것이 아니라, 간단하지만 정말 맛있는 간식이라도 입에 대보기를 권하는 식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꼭 풀코스의 섹스가 아니더라도 잠깐이지만 뜨거운 스킨십을 통해 당신이 느끼는 불만족스러움과 부족함을 조금씩 해소하고, 한편으로는 그에게 스킨십의 마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당신이 먼저 노력해보세요.




곽정은
‘코스모폴리탄’ 피처 에디터이자 연애·성 칼럼니스트.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전략이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