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빨리 읽기, 노트 필기 잘하기, 리포트 잘 쓰기. 별것 아닌 것 같다고? 학교생활을 하는 데 필수적인 능력이자 돈 주고 배우기 어려운 귀한 재능이다.

각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캠퍼스의 숨은 고수들을 찾았다. 이들이 들려주는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위한 비법 한 수.
대학가 숨은 달인들
책 읽기의 달인 장나래
고려대 컴퓨터정보 2
고려대 도서관 2011년
최다 대출자
대학가 숨은 달인들
300쪽 분량의 책 한 권이 장나래 씨의 손에 들어가 마지막 장을 넘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두 시간.

장 씨는 2011년 교내 도서관에서 가장 많은 책(총 224권)을 빌려 읽은 책 읽기의 달인이다. 시험 기간에도 매일 1권 이상 책을 읽는다는 그에게 독서 습관 만드는 비결을 물었다.



I do 마음에 드는 책부터 읽기 : 저는 컴퓨터를 전공하지만 역사나 건축에 관심이 많아서 그 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어요. 추리소설과 대하소설에 푹 빠져 있던 시기도 있었고요. 하지만 몇 년간 베스트셀러였던 ‘해리포터 시리즈’는 제 취향이 아니라서 읽지 않았어요. 남들이 추천하는 책만 읽다 보면 작심삼일이 되기 쉬워요. 소설이든 만화든 우선 내 마음에 드는 책을 읽어야 또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죠.



I do 도서관에 자주 발품 팔기 : 일주일에 몇 번이나 도서관에 가냐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거의 그곳에 있어요. 자주 가다 보니 이제는 서가의 위치가 익숙해서 굳이 검색을 하지 않아도 제가 원하는 책을 쉽게 찾아요. 도서관에선 데이터베이스(DB) 교육도 받을 수 있고 DVD실도 공짜로 이용할 수 있어요. 시험 기간에만 도서관에 오는 학생들은 잘 모르는 정보죠.



I don’t 독서 시간·장소 따로 만들기 : 책은 조용한 곳에서 읽어야 집중이 잘된다고요? 저는 쉬는 시간에 시끄러운 강의실에서 책을 읽어요. 10분이 결코 긴 시간은 아니지만 많이 읽으면 80쪽 정도 읽거든요. 시간이 제한됐을 때 책을 읽으면 오히려 더 집중이 잘되더라고요. 책을 보기 위해서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스러울 거예요. 하지만 자투리 시간을 잘 이용하면 하루에 한 권 읽기 어렵지 않아요.



I don’t 무조건 한 권씩 읽기 : 여러 권의 책을 한꺼번에 읽으면 헷갈릴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장르를 달리 하면 그럴 염려가 없어요. 저는 딱딱한 내용의 인문서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소설을 동시에 보는 편이에요. 쉬는 시간이 길면 소설을 주로 읽고요, 시간이 짧으면 흐름에 관계없이 읽을 수 있는 인문서를 봐요. 조금 진지한 책과 가벼운 책을 번갈아 읽는 것이 지치지 않는 방법이에요.




리포트 작성의 달인 장현호
서강대 경영 4
서강대 우수 리포트 공모전 대상
대학가 숨은 달인들
기말 리포트 하나로 중간고사 성적 ‘C+’였던 과목을 단숨에 ‘A+’로 올리기. 장현호 씨가 지난 학기 만들어낸 반전의 드라마다. 학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그 리포트는 그에게 교내 우수 리포트 공모전 1등의 영예도 안겼다. 그가 자신 있게 공개한 ‘사랑받는 리포트’ 만드는 노하우.



I do 주제 선정에 시간 할애하기 : 리포트 쓰는 것보다 주제 잡는 걸 더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저는 준비 기간이 3주라면 그중 열흘 정도는 주제 선정에 투자해요. 처음에 정했던 주제가 과제와 도저히 맞지 않을 경우엔 중간에 과감히 바꾸기도 합니다. 리포트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데 그만큼 주제가 중요하다고 느끼거든요.



I do 메모 습관 들이기 : 급하게 검색해서 주제를 정하려면 남들과 차별화되는 콘셉트가 안 나와요. 교수님들은 보통 그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실생활에 어떻게 접목시키는지를 관심 있게 보거든요. 저는 평소 책이나 신문을 읽다가 인상 깊은 부분이 나오면 메모해두는 습관이 있어요. 과제가 주어지면 적어둔 메모를 꺼내 보면서 소주제를 정하죠.



I don’t 인터넷 기사 검색하기 : 자료 찾을 땐 인터넷 검색은 지양하는 편이에요. 대부분 인터넷 기사를 보고 리포트를 쓰거든요. 남들과 다른 내용을 쓰려면 그 기사의 바탕이 된 원본 자료를 찾아 읽어야 해요. 주로 학교 도서관에서 논문을 검색하거나 사설 연구소, 전문기관 등에서 발표한 리포트를 찾아 읽어요. 일일이 자료를 찾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지만 주제를 정할 때부터 어디서 자료를 얻을지 생각해 놓으면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어요.



I don’t 마감 전날 리포트 쓰기 : 기한에 쫓겨 리포트를 쓰면 완성도는 기대하기 힘들어요. 적어도 과제 마감일 일주일 전에 1차 원고를 쓰는 것을 목표로 해요. 리포트를 쓰는 시간보다 수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이거든요. 1차 원고는 분량보다 더 많이 써놓고 주제와 관계없는 내용을 지우는 방식으로 3분의 1을 잘라내요. 힘들게 모은 자료일수록 버리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전체 흐름에서 벗어난 자료라면 과감하게 빼는 게 좋아요.




노트 필기의 달인 최정상

성균관대 경제 2
성균관대 학습 포트폴리오 공모전 금상
대학가 숨은 달인들
최정상 씨는 교내 학습 포트폴리오 공모전에서 두 번이나 수상한 자타 공인 노트 필기의 달인이다. 시험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노트를 정리하는 것만으로 공부가 된다는 그는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있는 ‘엄친아’이기도 하다. 높은 학점의 비결인 그의 필기 비법을 살짝 엿들었다.


I do 목차 만들기 : 이것이 제 노트 필기의 가장 큰 특징이에요. 학기가 시작되고 수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들어서면 강의 계획서와 교재를 토대로 저만의 목차를 만들어서 노트 첫 장에 붙여둬요. 마치 한 권의 책을 쓴다는 느낌으로요. 목차가 있어야 한 학기 수업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거든요.



I do 일정한 틀 만들기 : 필기한 내용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게 중요해요. 만일 흐름이 끊기는 부분이 있으면 자료를 더 찾아서라도 내용이 하나로 이어지도록 만들어놓는 편이에요.

또 한 단원이 끝나면 여백이 남더라도 다음 장으로 넘어가요. 소제목과 본문을 나누어서 같은 위치에 일정하게 필기하고요. 이렇게 해두면 나중에 노트만 봐도 전체 수업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오죠.



I don’t 필기는 한 번으로 끝내기 : 수업 시간에만 필기해서는 이렇게 하기 힘들어요. 저는 수업 들을 때 이면지에 1차로 필기를 하고 그것을 토대로 2차 필기 노트를 따로 만들어요. 2차 노트에는 이면지에 적은 내용을 요약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서 정리해요. 2차 노트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보통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하기 때문에 30분이면 충분해요.



I don’t 알록달록 예쁘게 필기하기 : 노트 필기와 노트 꾸미기는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예쁜 글씨체로 알록달록하게 필기를 하다가 정작 공부하기도 전에 지쳐버리는 이들이 많은데요, 저는 글씨체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에요. 펜도 세 가지(검정, 빨강, 파랑) 색만 써요. 노트 필기와 시험공부를 별개로 여기는 이들이 많은데 두 가지를 동시에 한다고 생각하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거예요.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