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대학생 기업 체험 활동 베스트 30’

이번 조사에서 ‘베스트’에 꼽힌 대외활동들의 공통점은 ‘기업 중심이 아닌 학생 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기업 홍보 차원의 대외활동이 아니라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대외활동이 상위에 랭크됐다. 대외활동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기 비결, 선발 기준 등을 들어봤다.

‘최강 대학생 대외활동’ BEST 3

No.1 구글 브레인
우린 이렇게 운영한다…기업 홍보 위한 활동 No! 서로 윈-윈하는 활동 Yes!
구글이 운영하는 대학생 마케팅 프로그램이다. 대학생 마케터를 활용해 구글 유저를 넓히는 것이 회사 차원의 운영 목표다.

활동 기간은 약 3개월로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구글의 지메일, Google 지도 등의 구글 서비스를 활용해 학업과 일상생활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다른 대학생들과 공유한다. 구글은 이를 통해 모바일 검색 부문의 강화를 꾀하고 있다.

운영 방법도 남다르다. 기존의 대학생 마케터 프로그램이 홍보대사 측면이 강하다면 구글 브레인은 마케팅 관련 강연 및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1기의 마지막 미션이었던 ‘구글 모바일 검색 홍보 동영상 제작’을 위해 동영상 제작 기술과 온라인 콘텐츠 홍보 교육을 실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9월 활동을 종료한 1기의 규모는 전국 16개 대학 총 20개 팀으로 활동 인원은 총 100명이었다.

6.4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구글 브레인들이 팀 미션과 개인 미션을 통해 만든 콘텐츠의 수는 900여 개. 총 조회 수는 무려 300만 회에 달한다. 이 중 플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송편 만들기’는 네이버 붐에 올라갈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No.2 삼성 I-Creator·영삼성 캠퍼스 리포터
우린 이렇게 운영한다…기업 홍보 위한 활동 No! 서로 윈-윈하는 활동 Yes!
삼성의 ‘아이 크리에이터(I-Creator)’와 ‘영삼성 캠퍼스 리포터’가 최강의 대외활동 2, 4위에 선정됐다. 2위인 아이 크리에이터는 삼성전자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제안·기획하고 실행하는 대외활동이다.

아이 크리에이터는 ‘아이디어를 만드는 자’라는 뜻.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현업에 접목할 목적으로 아이 크리에이터를 론칭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에 있었던 2기 선발에는 45명 모집에 약 600명이 몰려들어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경쟁률 약 13 대 1).

6개월의 활동 기간 동안 삼성 모바일숍·딜라이트숍의 실전 마케팅 경험을 쌓을 수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현업 실무자들이 멘토가 돼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점도 자체 만족도 조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부분이다. 내년 신학기 시작 시점에서 3기 모집이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의 또 다른 인기 대외활동인 ‘영삼성 캠퍼스 리포터’는 대표적인 대학생 기자단 프로그램이다. 리포터로 선발된 약 350명의 학생은 약 6개월 동안 기자로 활동해 다양한 캠퍼스 소식을 영삼성닷컴에 제공한다. 매월 소정의 활동비가 지급되는 것이 특징. 현재 10기가 활동 중이며 내년 2월경 11기가 선발될 예정이다.


No.3 LG 글로벌 챌린저
우린 이렇게 운영한다…기업 홍보 위한 활동 No! 서로 윈-윈하는 활동 Yes!
LG 글로벌 챌린저는 ‘21세기 선발대’라는 이름으로 1995년에 시작돼 올해 17기를 맞은 역사 깊은 대외활동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취임하면서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그룹 차원의 기대가 커 매년 발대식과 시상식에는 구 회장 및 계열사 사장들이 참여한다.

‘보다 넓은 세상에서 새로운 가치 창조’를 취지로 하고 있다. LG 글로벌 챌린저 담당자는 “(LG 글로벌 챌린저는) 기업의 사회 환원적 측면이 강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LG 글로벌 챌린저는 간단히 ‘대학생 해외 견문단’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지원 시 제출하는 탐방 계획서를 평가해 통과한 30팀을 계획서 그대로 해외에 보내준다. 경쟁률은 20 대 1에 육박하며 지난 2010년에는 26 대 1로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담당자는 “LG 글로벌 챌린저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질 것”을 조언했다. 또 “주제의 유용성, 즉 ‘탐방을 갔다 올 만한 것인가’에 집중해 계획서를 작성하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상 팀과 최우수상 팀의 4학년에게는 LG그룹사 입사 기회가, 기타 학년에게는 인턴십 기회가 주어진다.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대외활동’ BEST 3

No.1 G마켓 해외봉사단
우린 이렇게 운영한다…기업 홍보 위한 활동 No! 서로 윈-윈하는 활동 Yes!
G마켓 해외봉사단은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시작해 지난 2006년 이후 총 16기를 배출했다. 매 회 수억 원의 비용을 들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주성 G마켓 사회공헌팀장은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책에선 배울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봉사에 참여한 이들이 감동을 받고 사회 공헌의 철학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파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에 로열티로 돌아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G마켓 해외봉사단의 특징이자 강점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봉사자들이 직접 참여한다’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현지 파견 국가의 기본 정보, 봉사 마인드 정도만을 소개한다. 실질적인 준비는 모두 팀원의 몫이다. 김 팀장은 “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지만, 기업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인기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수당 200명을 모집하는데 경쟁이 치열할 때는 200 대 1이 넘는다. 기존에 봉사활동이나 기타 대외활동을 해본 사람을 선호하는데, 무조건 다양한 활동을 했다고 유리한 건 아니다. 소위 ‘선수는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어떤 경험이든, 그를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진정성 있게 얘기하는 지원자를 선호한다.


No.2 CJ엠넷 ‘엠넷 아이’
우린 이렇게 운영한다…기업 홍보 위한 활동 No! 서로 윈-윈하는 활동 Yes!
엠넷이 운영하는 대학생 마케터 ‘엠넷 아이’는 2005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 7기를 운영하고 있다. 엠넷이 음악 채널인 만큼 젊은 층의 트렌드를 파악해야 하는 필요에 따라 객원 마케터의 역할을 할 대학생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최재연 엠넷 마케팅팀 팀장은 “대중문화의 핵심 소비층은 20대 대학생들이다. 우리는 트렌드 리더 겸 엠넷의 브랜드 객원 마케터로서 엠넷 아이를 운영한다”고 말했다.

‘실제 대학생의 트렌드’를 알기 위해 시작된 프로그램인 만큼 타 회사의 대학생 마케팅과 차별점은 ‘행사 운영, 프로그램 콘텐츠 등 다양한 실무에 직접 참여하게 한다’는 것. 최 팀장은 “내부에서도 마케터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엠넷 아이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고 실제 반영이 된다”고 했다. 또한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다루는 만큼 재밌게 활동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경쟁률은 평균 15 대 1 수준.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그룹, 추진력과 실행력을 가진 그룹, 마니아 성향이 있는 그룹으로 나눠서 필요한 인원을 뽑고 있다고 한다. 기타 블로그나 SNS 운영 능력, 영상·사진 촬영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No.3 카페베네 해외청년봉사단
우린 이렇게 운영한다…기업 홍보 위한 활동 No! 서로 윈-윈하는 활동 Yes!
카페베네 해외청년봉사단은 2009년 1기 시작으로 올해 10월 3기 모집을 앞두고 있다. 김동환 카페베네 홍보실 과장은 “커피 전문점은 많지만 커피 생산국과 생산 과정을 제대로 알려주는 곳은 없다.

대학생들에게 현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커피 재배에 대해 배우고 현지인들과 교류하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프로그램 운영 취지를 밝혔다.

커피 생산에 참여하면서 생산국을 도와준다는 테마가 있는 것이다. 커피 생산 체험과 해외 봉사 성격을 모두 띠는 활동에 점차 관심을 갖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1기 모집에는 300여 명이 지원했는데 2기 모집에는 1만3000여 명이 지원한 것만 봐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선발 과정은 1차 서류 전형과 2차 면접 전형이다. 김 과장은 “선발을 할 때 스펙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열정과 끼를 갖춘 사람을 뽑는다”고 말했다. 서류 전형에서는 ‘왜 봉사를 가야 하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전략을 기술한 사람을 선호한다. 면접 때는 학교 등 기본 정보를 가린 채 열정을 확인하는 질문을 주로 던진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후에는 카페베네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일부는 카페베네에 취업하고 있다.

글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양충모 기자 gaddjun@hankyung.com
사진제공 각 기업·단체·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