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항공업은 항공기를 이용해 여객 또는 화물을 운송하는 산업이다. 주된 사업 분야는 여객 및 화물을 실어나르는 항공운송 사업이며, 회사에 따라 추가로 항공우주 사업, 기내식·기내판매 사업, 호텔·리무진 사업 등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항공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 항공사와 제주항공·에어부산·진에어 등의 저비용 항공사(Low Cost Carrier; LCC)로 나눌 수 있다. 대형 항공사가 차별화된 기내 서비스와 다양한 부대사업으로 수익을 올리는 반면, 저비용 항공사는 최소의 기내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 책정, 높은 항공기 가동률로 수익을 극대화한다.

대형 항공사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항공운송 사업은 국내여객, 국제여객, 화물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국제여객이 항공운송 사업 매출의 50~60%를 차지하며, 화물이 약 30%, 국내여객이 약 5% 수준이다. 저비용 항공사는 국제선 취항이 걸음마 단계인 데다 화물을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여객에서 95%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YONHAP PHOTO-0418> An Airbus A380 aircraft, operated by Korean Air, stands on display at the Paris Air Show in Paris, France, on Monday, June 20, 2011. The 49th International Paris Air Show, the world's largest aviation and space industry show, takes place at Le Bourget airport June 20-26. Photographer: Chris Ratcliffe/Bloomberg/2011-06-21 08:13:47/
<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n Airbus A380 aircraft, operated by Korean Air, stands on display at the Paris Air Show in Paris, France, on Monday, June 20, 2011. The 49th International Paris Air Show, the world's largest aviation and space industry show, takes place at Le Bourget airport June 20-26. Photographer: Chris Ratcliffe/Bloomberg/2011-06-21 08:13:47/ <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사회 안정도·유가·환율이 변수

항공업은 운임이 높기 때문에 국민 소득 수준, 계절 등의 변화에 따라 수요 증감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국민총생산(GDP)이 10억 원 증가할 때마다 약 1000명씩 여객 수가 증가하며, 휴가와 방학이 몰리는 여름과 겨울 성수기에 수요가 급증한다.

또한 정치·사회적 안정성과 밀접한 관련을 보이기도 한다. 연평도 포격사건, 구제역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2010~11년 겨울에 입국 수요가 감소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단발 이슈의 영향으로 위축된 수요는 장애 요인이 해소되면 급격한 속도로 회복하기도 한다. 지난 3월 일본 대지진과 원전 폭발로 급감한 일본발·일본행 수요는 3개월 후인 6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유가와 환율 역시 업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두바이유 현물 거래가격이 최고 119.98(4월 29일 종가)까지 치솟았던 4월은 각 항공사의 영업에 큰 타격을 줬던 시기다. 유류비는 전체 항공기 운영 비용의 25~30%가량을 차지하는데,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10% 상승할 시 1008억 원의 영업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2011년 3월 말 기준).

따라서 각 항공사는 유가 급등에 대비해 연료 관리에 골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항공기 무게 줄이기, 단축항로 개설, 엔진 효율 증대를 위한 엔진 내부 세척, 항공유 헷지(상대적으로 유가가 쌀 때 미리 항공유를 비축해두는 것)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볼 만한 대책들은 아니다.

다만 유류 수입 시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최근의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이어진다면 고유가로 인한 수익 감소는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ndustry View] 대형 vs 저비용, 하늘길 두고 전쟁 중
저비용 항공사의 저력

현재 세계 항공업계의 트렌드는 ‘저비용 항공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1971년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에서 시작된 이래 꾸준히 영역을 넓혀 대형 항공사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2010년 아일랜드의 저비용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를 이용한 국제선 탑승객 수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대형 항공사인 독일 루프트한자(4460만 명)와 영국 브리티시항공(2600만 명)를 합친 것보다 많은 7120만 명에 다다른다.

국내 항공업계에서도 저비용 항공사의 힘이 점차 커지고 있다. 2008년 최초의 저비용 항공사인 한성항공이 업계에 일대 붐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비용 절감 실패와 안전성 문제 등으로 부도 처리되면서 저비용 항공업계 전체가 침체의 늪에 빠졌었다.

하지만 대형 항공사의 80% 수준인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2011년 5월 현재 저비용 항공사의 국내선 점유율은 40%를 넘어섰으며 이는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 국내선의 성공은 국제선으로 이어져 해외 노선 취항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1년 7월 현재 저비용 항공사가 운항 중인 국제선은 총 25개로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
[Industry View] 대형 vs 저비용, 하늘길 두고 전쟁 중
복잡한 경쟁 구도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업계 내 경쟁도 치열하다. 대형 항공사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업체의 맞대결이라고 볼 수 있지만, 운송 부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제선으로 눈을 돌리면 수많은 외국 항공사와의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011년 1분기(1~3월) 국제여객 수송점유율은 각각 37.4%, 24.7%로 2009년 대비 2.5%, 0.6% 하락한 반면, 외국 항공사는 2011년 1분기 37.9%로 동 기간 대비 3.1% 성장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국제화물운송 부문은 외국 항공사가 절반에 가까운 45.3%를 차지하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의 경우 싸워야 할 상대가 더 많다. 대표적인 싸움터는 한국-일본 도쿄 노선으로 속속 국제선 취항에 돌입한 저비용 항공사 간의 경쟁뿐 아니라 ‘날아다니는 특급 호텔’이라 불리는 A380을 이 노선에 투입시킨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와도 겨뤄야 한다.

저비용 항공사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선은 KTX와도 경쟁 관계다. KTX가 2단계 완전 개통된 2010년 11월 이후 부산 거점의 에어부산은 2011년 1월까지 2개월간 김포-울산, 김포-포항의 승객이 각각 35.4%, 13.2% 감소했다. 항공사뿐 아니라 철도 교통과도 싸워야 하는 것이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비행 스케줄 조정과 가격 할인 등의 방법으로 맞서고 있다.

코드쉐어·항공동맹체 ‘뭉쳐야 산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항공사들은 ‘코드쉐어(공동운항)’ ‘항공동맹체’ 등의 제휴를 맺기도 한다. 코드쉐어란 상대 항공사의 일정 좌석을 할애받아 자사의 항공편명으로 판매해 수익과 운항편을 늘리는 것을 뜻한다.

현재 대한항공은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노스웨스트항공 등 총 22개 사와 코드쉐어 제휴를 맺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전일본공수(ANA), 에어차이나, 싱가포르항공 등 22개 해외 항공사와 코드쉐어를 운영 중이다.

코드쉐어가 양자 간 제휴라면 항공동맹체는 다자간 제휴라고 볼 수 있다. 각 대륙이나 지역을 대표하는 항공사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조직해 고객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제휴다. 세계 3대 항공동맹체는 아시아나항공이 소속된 스타얼라이언스, 대한항공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스카이팀, 영국 브리티시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이 주축이 된 원월드다.

글 양충모 기자 gaddjun@hankyung.com·@herejun(Twitter)
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