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선도 대학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서부의 하버드’라 불리는 스탠포드대학이 있다. 공학, 자연과학 분야를 집중 육성해온 이 학교는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빵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학내 기구인 ‘스탠포드 특허팀(OTL)’은 투자 유치에서 특허 등록까지 창업의 전 과정을 돕는다. 이런 학풍은 실리콘밸리의 야후,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휴렛팩커드 등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세계 IT산업의 요람 실리콘밸리 뒤에는 스탠포드대의 창업 지원 시스템이 있었던 것이다.
[청년창업 대백과] 15개 지역거점 대학에 ‘패키지’로 창업 지원
한국에서도 ‘실리콘밸리와 스탠포드대’의 신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중소기업청이 올 초 전국 15개 대학을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한 게 대표적이다. 창업선도대학 선정에는 총 77개 대학이 지원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면평가, 발표평가, 현장확인 등의 과정을 거쳐 서울권은 연세대·동국대, 경기·인천권은 인천대·한국산업기술대가 뽑혔다. 또 충청권은 충북대·호서대, 호남권은 목포대·전주대, 대구·경북과 강원권은 강원대·경일대·계명대, 경남권은 경남과학기술대·동아대가 선정됐고 전문대학으로는 영남이공대와 인덕대가 뽑혔다.

이들 대학에는 평균 20억 원의 창업 정책 패키지 지원이 이뤄진다. 어느 한 분야에 국한해 지원되는 게 아니라 창업 전반에 대한 지원이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되는 게 핵심이다.

창업 강좌·동아리를 통한 창업 교육부터 발굴 - 실행 - 성장 촉진에 이르는 전 과정에 지원의 손길이 닿는다. 이를 통해 대학이 기술 창업 및 초기 기업 보육의 지역거점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명실상부한 청년창업의 요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창업선도대학을 중심으로 해당 지역에 ‘창업 클러스터’가 형성되도록 하는 게 중기청이 그리는 큰 그림이다. 대학에서 시작된 청년창업 움직임이 해당 지역의 산업 기반을 이루며 성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학과 기업이 동반 성장하는 사례는 이미 해외 곳곳에서 실현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케임브리지대학과 사이언스 파크의 연계로 중소기업 70곳에서 5000명을 고용하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칭화대는 ‘칭화 과기원 발전 중심’을 설립해 지금은 279개 기관, 1500개 기업이 입주한 과학 클러스터로 성장시켰다. 중기청 창업진흥과 양승욱 사무관은 “15개 창업선도대학의 노력과 정부 지원이 어우러져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클러스터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년창업 대백과] 15개 지역거점 대학에 ‘패키지’로 창업 지원
글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제공 중소기업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