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百聞不如一行(백문불여일행), 일단 해봐!

[Internship] 인턴십 체험기
2009년 5월 나는 평소 부족했던 영어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영국 어학연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좁아져 가는 취업 시장에서 영어를 통해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채용설명회에서 만난 한 인사담당자가 해준 한마디에 그 계획은 휴지통으로 들어갔다. 그는 “기업에서 원하는 것은 단순한 언어 능력보다는 경험”이라며 “어학연수를 통해 얻은 높은 토익 점수보다 공모전 수상·인턴십 경력이 기업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라고 충고했다. 나는 고민 끝에 어학연수 계획을 접고 인턴십을 통해 경험을 쌓기로 결심했다.

오래전부터 진로를 경영 컨설팅 분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턴십도 자연스럽게 컨설팅 회사 위주로 지원했다. 몇 번의 도전 끝에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인 액센츄어에서 프로젝트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Internship] 인턴십 체험기
내가 속한 프로젝트는 정부의 국책 사업 중 하나였다. 인턴십 기간 동안 클라이언트 사이트(고객 회사)로 출근하며 일했는데 생각보다 업무량이 상당했다.

많은 사람이 ‘인턴=복사 및 잡무 담당’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곳은 인턴에게 정직원 수준의 업무량과 성과를 원했다. 나는 리서치 업무를 맡기도 하고 전략 수립 회의에 참여하기도 하면서 컨설팅이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내가 제안하고 만들었던 내용이 최종 보고서에 실리기도 했는데 이때만큼 뿌듯했던 적이 없다.

향후 진로 설계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경영 컨설팅은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는 B2B(기업 간 거래) 업종이라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는 한정된 정보밖에 얻을 수 없다.

나는 인턴십 기간 동안 틈날 때마다 평소 궁금했던 부분을 물어보며 생생한 컨설팅 업계 정보와 향후 진로에 대한 조언을 많이 들었다. 또한 실제로 컨설턴트가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옆에서 직접 보고 배우며 ‘컨설턴트’라는 오랜 꿈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인턴십을 ‘백문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이라 표현하고 싶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책이나 지인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기보다 직접 그 일을 해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인턴십은 자신의 꿈을 확인하기 위한 ‘行’이다. 실제로 주위의 어떤 친구들은 인턴십을 통해 ‘이 길이 자신과 맞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단기간의 인턴십 경험을 바탕으로 적성을 판단하는 것이 다소 성급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 것과 조금이나마 미리 경험해본 후 진출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다면 주저하지 말고 인턴십에 도전해보자. 만약 당신이 고객이라면 나는 인턴십을 ‘인생과 취업의 최적 솔루션’이라고 컨설팅하겠다.

성준호

ㆍ 1984년 생
ㆍ 일본 리츠메이칸 아시아퍼시픽대 경영학과 졸업
ㆍ 액센츄어 Strategy Service Line에서 프로젝트 인턴십(2009년 9월~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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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세상 보는 눈’을 기를 수 있었던 6개월

[Internship] 인턴십 체험기
내가 인턴으로 근무했던 곳은 CJ의 일본법인 CJ Japan이다. 도쿄와 오사카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CJ Japan은 일본에서 직접 이윤을 창출하기보다 한국에 있는 CJ를 서포트하는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일본의 시장 상황을 한국 CJ에 전달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나의 소속은 ‘정보전략팀’이었다. CJ오쇼핑과 CJ제일제당을 지원하는 부서로 일본 내 신제품과 독특한 상품에 민감한 곳이다. 가장 중요한 업무는 일본의 3대 홈쇼핑 사이트라 불리는 ‘라쿠텐’ ‘Shop Channel’ ‘QVC’를 참고해 매주 ‘일본 유통 정보’, 매월 ‘일본 가공식품 정보’를 작성하는 것이다.
[Internship] 인턴십 체험기
정해진 시간에 맞춰 참신하고 새로운 상품들을 골라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내가 골라 소개한 상품의 샘플 의뢰가 들어오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상품 잘 골랐네”라는 칭찬을 받으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다.

그 외에 CJ 본사에서 오는 출장자들의 입과 귀가 돼주는 ‘통역’, 한 글자 한 글자 실수 없이 해야 하는 ‘번역’, 그리고 막내 인턴이 맡는 ‘잡무’가 내가 했던 일이다.

인턴십 기간 동안 가장 큰 어려움은 ‘새로운 것을 꾸준히 발굴해야 하는 것’이었다. 주간 업무였던 ‘일본 유통 정보’는 2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한 자료로 일본 내 화제가 됐던 상품이나 기발한 상품을 소개하는 보고서다.

지난 2년의 보고서들이 다루지 않은 새로운 상품을 선정해야 하는데 이것이 만만치 않았다. 독특한 상품이 많이 개발되는 일본이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에 확 띄는’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축적된 2년의 자료와 새로 출시된 상품들을 뒤지다보니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세상을 폭넓게 관찰할 수 있는 눈’을 기를 수 있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너무나 행복했던 교환학생 시절을 재연하고 싶다는 감성적인 이유로 해외인턴십에 지원했다. 끝이 보이는 대학 생활에 대한 아쉬움과 내 인생의 마지막 일본 생활일 것이란 생각이 해외인턴십이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었다. 만만치 않았던 업무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또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Internship] 인턴십 체험기
나는 우스갯소리로 일본을 ‘마약 같은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한국과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무서운 매력을 가진 나라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런 이유 때문에 재수를 하면서까지 인턴십을 지원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만으로 해외인턴십을 꿈꾸는 후배가 있다면 따끔하게 충고하고 싶다. 인턴이라는 존재는 학생과 직장인 사이에 낀 애매한 신분인 만큼 즐거움보단 고달픔이 많다.

단순히 타국 생활이 즐거울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자기 자신에게도, 자신이 소속될 기업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덧붙여 인턴십 합격 후의 목표까지 구체적으로 수립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인턴 생활을 준비하라고 귀띔해주고 싶다.

김연수

ㆍ 1987년 생
ㆍ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4
ㆍ 무역협회 글로벌 무역전문가 양성 해외인턴십 4기
ㆍ 일본 도쿄 CJ Japan 인턴십 (2010년 9월~2011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