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승의 희망칼럼] ‘수영하는 토끼’들에게 고하노니
어떤 신앙인이 하느님께 물었다. “하느님, 기도하는 도중에 담배를 피워도 될까요?” “No!” 다음 날 그가 다시 하느님께 물었다. “하느님, 담배를 피우는 도중에 기도해도 될까요?” “Yes!”

우스갯소리지만 그냥 웃고 넘길 일만은 아니다. 습관처럼 하던 질문의 내용을 바꾸면 그 전에는 얻지 못하던 답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행복하게 잘 살려면 남보다 특출하게 잘하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질문에 “Yes”라고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 다른 사람들보다 뭔가 특별히 잘하는 능력을 갖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문을 바꾸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행복하게 잘 살려면 전보다 더 잘하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물음에 대해서는 어렵지 않게 “Yes”라고 대답할 수 있다. 자신의 과거보다 더 나은 현재와 미래를 만드는 것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경쟁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일 수 있다. 하나는 남과 경쟁해서 이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과거와 경쟁해서 이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보다 잘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편이 나을까, 아니면 전보다 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편이 나을까?

‘토끼와 오리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토끼와 오리는 유난히 서로 경쟁의식이 강했다. 각자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했다. 엄마들끼리 벌이는 자존심 대결 또한 도를 넘어설 정도였다.

하루는 물에서 유연하게 헤엄치는 오리의 모습을 본 엄마 토끼가 심한 질투심을 느꼈다. 엄마 토끼는 바로 자식을 수영 학원에 등록시켰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배워도 오리의 수영 실력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토끼는 어느 날 물속에서 너무 무리한 나머지 응급실에 실려 가고 말았다. 한편 토끼의 등산 실력을 항상 부러워하던 오리도 어느 날부턴가 산악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주일도 못 가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처지가 됐다. 이를 악물고 산을 오르다가 물갈퀴가 찢어지고 관절염에 신경통까지 겹쳐 탈진하고 말았던 것이다.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면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과거와 비교하라. 세상에서 몇 안 되는 천재가 되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가진 재능 가운데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 정체를 알아내 거기에 ‘올인’하라. 그러면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다.

천재(天才)란 선천적으로 뛰어난 재능이나 재주, 또는 그런 역량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여기서 ‘선천적으로 뛰어난 재능’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가 중요하다. 그것은 남보다 뛰어난 재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지닌 재능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재능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태어날 때부터 천재성을 지니고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잘하는 것은 본래 태어날 때부터 가진 것이기 때문에 찾아서 쓰려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능력을 발휘하면서 살 수 있다.

토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과 오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서로 다르다. 토끼가 오리보다 잘 살고 싶다면, 또한 오리가 토끼보다 뛰어나고 싶다면 그 해답을 상대에게서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찾으려고 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토끼는 토끼로서, 오리는 오리로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정균승의 희망칼럼] ‘수영하는 토끼’들에게 고하노니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