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9월 경향신문에 ‘여대생 ROTC 검토’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2010년 12월 숙명여대 학생군사교육단(제217학군단) 창설로 대한민국 1호 여성 ROTC가 탄생했다. 여성 ROTC 출범은 1961년 ROTC 창설 역사 50년 육군사관학교가 1998년 최초로 여성 사관생도의 입학을 허용한 지 12년 만의 일이다.
숙명여대 등 전국 7개 대학에서 선발된 60명의 여성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이19일 경기도 성남시 창곡동 학생중앙군사학교에서  남성 후보생들과 함께 총검술 훈련을 받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1.1.19
숙명여대 등 전국 7개 대학에서 선발된 60명의 여성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이19일 경기도 성남시 창곡동 학생중앙군사학교에서 남성 후보생들과 함께 총검술 훈련을 받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1.1.19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 출산율 저하, 병역 의무복무 기간 단축 등 병력자원 부족 현상을 불러오는 최근의 변화는 향후 여군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성 ROTC 도입은 여군 수요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군복무를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좋은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ROTC나 장교 출신에게 주어졌던 취업 우대가 여성 ROTC 도입을 통해 여성에게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여성 취업 기회 확대’로도 읽을 수 있다.

여성의 군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여군 장교는 3236명, 여성 부사관은 3362명으로 전체 병력의 3.7%를 차지한다. 그 비율이 2016년엔 5.6%, 2020년엔 6.3%로 높아질 전망이다. 특수작전 수행이나 포병, 기갑 같은 극히 일부 병과를 제외하고는 여군이 배치되지 않은 분야가 없다.
국내 첫 여성 학생군사교육단 창설식이 10일 오전 숙명여대 백주념기념관에서 개최됐다. 학군사관후보생으로 선발된 숙명여대 학생 30명은 앞으로 2년간 남성 후보생들과 동일하게 학군단 교내교육과 입영훈련 등 장교로서 갖춰야 할 기본소양과 전기전술 등을 연마해 2013년 첫 여성 ROTC 소위로 임관, 2년4개월간 복무하게 된다. 학군단창설식에서 학군후보생들이 경례하고 있다./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20101210..
국내 첫 여성 학생군사교육단 창설식이 10일 오전 숙명여대 백주념기념관에서 개최됐다. 학군사관후보생으로 선발된 숙명여대 학생 30명은 앞으로 2년간 남성 후보생들과 동일하게 학군단 교내교육과 입영훈련 등 장교로서 갖춰야 할 기본소양과 전기전술 등을 연마해 2013년 첫 여성 ROTC 소위로 임관, 2년4개월간 복무하게 된다. 학군단창설식에서 학군후보생들이 경례하고 있다./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20101210..
군 내에서 맡는 역할도 커지고 있는데 2010년 12월 최초의 전투병과 출신 여성 장군(송명순 준장, 여군 29기)이 탄생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여성 비중이 약했던 군에서도 점차 여성의 역할과 지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여성 ROTC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이명박 대통령은 여성 ROTC 선발 비율을 더 늘리라고 강조했는데, 이에 따라 2011년에는 지원 가능 대학이 전국 109개 대학으로 확대됐다.

뿐만 아니라 해군·공군도 5명씩, 총 10명의 여성 ROTC를 선발하기로 했다. 해군은 해군학군단이 설치된 4개 대학(한국해양대, 부경대, 목포해양대, 제주대)에 재학 중인 1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8월에 모집 공고를 하고 12월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여성 장교, 너무나도 매력적인 혜택

2011 장교 합동 임관식이 이명박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계룡대 연병장에서 열렸다. 육해공 사관학교 및 간호사관, ROTC, 3사관학교 임관 장교들 5309명이 참석했다.
/20110304..
2011 장교 합동 임관식이 이명박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계룡대 연병장에서 열렸다. 육해공 사관학교 및 간호사관, ROTC, 3사관학교 임관 장교들 5309명이 참석했다. /20110304..
4월 6일, 국방부와 학생중앙군사학교는 제52기 여성 ROTC 모집 최종 집계 결과 220명 선발 예정 인원에 총 1659명이 응시했다고 밝혔다. 최종 경쟁률은 7.7 대 1. 경기·인천 지역 15개 대학에서는 무려 12.5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경쟁률이 높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취업하기 더 힘든 여대생들에게 안정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장학금과 대학 지원 하의 해외탐방, 견학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기 때문이다.

학군사관 후보생에게는 여러 혜택이 제공되는데, 우선 교보재비와 입영훈련 훈련비가 지급되며 별도로 학군단 인원의 20%에게 국방 장학금이 주어진다. 또한 학군단 지휘근무자에게는 대학 봉사 장학금(연간 1200만 원)을 준다. 숙명여대의 경우 글로벌 탐방단 등 학생 파견 프로그램에 우선 선발 및 경비·전용 기숙사까지 제공한다.

후보생 시절에도 다양한 특혜가 주어지지만 후에 장교로 임관하면 더 많은 혜택이 있다. 2년 4개월 의무복무를 통해 7급 공무원 수준의 급여 혜택이 주어지며(소위의 첫 연봉은 약 2200만 원) 영관장교로 진출 시에는 평생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혼자·기혼자 상관없이 군 숙소를 제공하며, 다양한 군 휴양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본인 및 가족의료보험 혜택이 보장되며 군인 자녀에게는 학비가 지원된다. 개인 희망에 따라 장기 복무를 할 수 있어 군인으로서 직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

취업 시장에서 우대받는 밀리터리 스펙

장교 출신 채용 우대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해당된다. 이미 많은 기업에서 장교 출신을 대상으로 별도 채용하고 있는데, 이는 금융권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여성 ROTC가 생기기 이전부터 ROTC 혹은 장교 복무는 취업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지난해 삼성생명에서는 금융전문가 모집 부문에서 ROTC 지원자를 우대했고, 교보생명에서는 금융 관련 자격증 소지자와 더불어 장교 출신을 우대했다.

특히 지난 3월 롯데그룹에서는 여성 장교를 대상으로 특별채용을 진행했다. 여성 장교 별도 채용을 진행한 기업은 롯데그룹이 처음이다. 롯데그룹 측에서는 “여성 고객 비중이 큰 유통 분야의 특성을 감안, 리더십·책임감·투철한 국가관을 갖춘 여군 전역장교를 채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원자의 리더십과 책임 의식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채용 시장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ROTC 출신 여성 장교는 군대 내에서뿐 아니라 채용 시장에서도 ‘강한 전사’다.

여성 ROTC 합 Tip

함께하라 여성 ROTC 준비 동아리에 가입 또는 스터디 그룹을 결성해 함께 준비하면 좋다. 같은 목표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하면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가산점을 노려라 다양한 부문에서 가산점을 노리자. 안보학 관련 과목 이수자는 최대 2과목까지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리더십(학생회 활동 경력)과 선행 및 봉사 수상도 인정된다. 또 영어·제2외국어·한자(4급 이상) 등 어학 자격증·전산 자격증은 가장 높은 자격증 1개에만 점수를 부여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필기고사를 많이 풀어봐라 시중에 나온 문제집을 이용해 문제를 많이 풀어보자. 실전처럼 연습해보고, 고등학교 언어문제집을 풀어보는 것도 좋다. 체력을 길러라 체력 측정 시 평가항목인 1.2km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등은 꾸준한 운동을 필요로 하므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체력을 기르자.

면접에 대비하라 면접 내용은 주로 학군단에 지원한 동기, 성장 배경 등이다. 사전에 충분히 답변을 준비할 수 있다. 토론은 발언 능력이나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태도를 보는 것이므로 너무 말을 많이 하기보다 듣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좋다. 면접 시 용모 단정은 두말하면 잔소리!
[밀리터리 & 잡] 채용 시장의 강한 그녀들 여성 ROTC
캠퍼스 잡앤조이 가 현역 장병 65만 명과 예비군 300만(2009년 기준) 명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20~30대의 청년과 현역 군인들을 위한 맞춤형 취업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글 윤보람 대학생 기자(숙명여대 수학통계 3)·유샛별 대학생 기자(상명대 중국어문 2)│사진 한국경제신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