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한 살씩 더 먹어가면서 새삼스레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되 인정하지 말 것은 절대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학벌이 존재함은 현실 그대로 받아들여라.

하지만 학벌이 자신이 꿈꾸는 성공을 위한 가장 유력한 무기라고 인정하지는 마라. 남이 잘하는 게임에 참여하지 말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게임에 참여하라. 자신의 인생에서 참가하고 싶은 게임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 게임의 룰을 익히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라. 자신의 강점에 투자해서 브랜드화한 사람 중 불리한 학력 때문에 해당 분야에서 빛을 발하지 못한 경우는 거의 없다.
[정균승의 희망 칼럼] 불리한 학벌이 오히려 기회다
지방대 출신들이여! 소위 일류대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이여! 아니 대학에 가지 못한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여! 평생 따라다닐 학벌 때문에 지금 힘들어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고통에서 벗어날 방안을 스스로 모색하라.

아직 승부가 끝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불리한 학벌이 분발과 역전의 전기가 될 수 있다. 소위 일류 대학 출신들은 자부심이 강하고 자존심 또한 상당히 강한 경향이 있다. 그들은 스스로에 대해 고정된 이미지를 설정해놓고 그것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어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진다.

그에 비하면 지방대학 출신들은 매사에 열린 자세와 탄력적인 사고방식으로 임한다. 때로는 모험적인 일에 기꺼이 나서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인 태도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의 문은 그들을 향해 더 활짝 열려 있다.

하지만 자신이 지방대학 출신이라는 사실에 함몰되어 모든 기회와 가능성의 문을 닫아버린다면 그는 영원히 학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일류 대학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일류’답지 못한 데 있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한국에서 학벌이 중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리한 환경일 뿐 그것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박지성 선수가 지금처럼 지존이 된 것이 축구 명문대를 나와서인가.

일부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성공을 예약해 놓은 것이 아니다. 명문대 출신들은 학벌을 믿고 보수적인 생각을 갖기 쉬우며 변화에 수동적인 경향이 있다. 반면 비명문대 출신들은 전향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며 변화에 훨씬 능동적이다. 이것이야말로 결정적인 기회가 주어졌을 때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기에 더 없이 좋은 여건이다.

사회생활을 잘하려면 학벌보다 중요한 덕목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원만한 인간관계, 도전 정신, 책임감, 헌신, 리더십, 인간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단순한 지식이나 스펙보다 중요한 것들이 매우 많다.

무엇이 자신의 강점이고 약점인지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이길 수 있는 분야에서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 이미 그 분야에서 그대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성공한 인물이 반드시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꼭 그를 만나서 멘토로 삼고 본받아라. 그러면 이미 그대는 성공으로 가는 기차를 탈 티켓을 확보한 셈이다. 그대의 출신 학교는 그대가 생각하기에 따라 ‘절망의 독’이 될 수도 있고 ‘희망의 약’이 될 수도 있다. 결국 미래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주어진 환경과 조건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행동인 것이다.

[정균승의 희망 칼럼] 불리한 학벌이 오히려 기회다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