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성공 스토리
2006년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딜러로 일 할 때 사내 딜링경연대회가 열렸다. 대회 수상자들은 회사 대표로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 딜링대회에 참가하게 돼 있었다. 이 대회에서 나는 영어 실력을 기반으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대상을 수상했다. 강원 지역 미디어에서 취재를 할 정도로 이슈가 됐고 딜러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어떤 자극이 됐던 것 같다. 이 일은 나에게도 자극이자 계기가 됐다. 생전 처음 외국 카지노에서 일하는 딜러들을 만났고, 나의 활동 무대가 생각보다 넓어질 수 있다는 중요한 깨달음을 갖게 해주었던 것이다.수상 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만큼 인정을 받게 돼 진급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에게 필요한 것은 더 넓은 세계로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희생이 따라야 이룰 수 있는 것이었다.
결국 퇴사를 결심하고 세계 카지노 산업의 중심인 라스베이거스로 건너갔다. 야심차게 일자리를 알아보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현지 여건이 허락하지 않았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제주도에 있는 카지노에 입사했다. 그러던 중 싱가포르에 카지노 두 곳이 새롭게 오픈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우선 혼자서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 해외 인력시장을 조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마침 한국산업인력공단 측에서도 싱가포르 카지노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몇 년 동안 마음속에 품어두었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이후 카지노 관계자가 내한했을 때 인터뷰를 했고, 지금은 말레이시아 겐팅그룹 자회사인 리조트 월드 센토사 카지노(테이블 게임 부서의 피트(Pit) 슈퍼바이저)에서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테이블 게임을 하는 손님과 딜러를 감독하면서 원활하게 게임이 진행될 수 있도록 주도하는 등 모든 일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일을 맡고 있다. 고객 서비스와 관련해 가장 먼저 고객을 맞이하는 사람이라서 세련된 매너, 친근한 태도, 융통성 있고 재빠른 일처리 능력을 필요로 한다. 싱가포르는 다문화·다인종 국가이기 때문에 여러 언어를 배울 수 있고 여러 인종의 문화적 성향을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카지노 종사자에게 요구되는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기에 부족함이 없는 나라라는 게 개인적인 견해다.
특히 내가 일하는 카지노에선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말레이시아 겐팅 카지노의 시스템과 매니지먼트 방식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타국 생활에서 어려운 점도 있다.
문화적·언어적 이질감에서 오는 ‘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더욱 많은 것을 배운다. 이는 해외취업 경험이 있는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점일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자주 볼 수 없고 좋아하는 음식, 친구, 음악 등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가끔 외롭기도 하지만 나에겐 이 모든 걸 견디게 하는 꿈이 있다. 카지노 종사자로서 더 멋지고 높은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지금, 내가 습득하는 경험과 지식들은 자랑스러운 희생의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 꿈을 이룬 어느 날, 바로 지금을 돌이켜보며 웃고 있을 내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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