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십 체험기 국내

오늘날 기업은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할 뿐 아니라 윤리, 노동, 환경 등 다양한 부분에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그저 하나의 선택 사항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기업의 성장 조건으로서 그 의미를 더해가고 있다.

환경에 대한 국내외의 지대한 관심은 기업들에게 수많은 규제를 만들었고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녹색성장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기업들은 위기와 더불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시대의 흐름 한가운데에서 나는 이 같은 변화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나 역시 환경 보호의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내 자신에게 미치는 불편과 손해를 감수할 생각은 없었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회사에서 면접을 보고 일을 시작할 때까지도 나는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확신보단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Internship] 배워도 배워도 배울 게 솟아나는 ‘보물 같은 시간’
내가 인턴으로 근무했던 녹색경영센터는 기업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부의 기후 변화 및 온실가스 관련 규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녹색경영 관련 역량이 집중된 부서다.

크게는 녹색경영 전략 자문 업무와 온실가스 검증 및 지속가능 보고서 검증 업무, 그리고 신사업 개발 자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변화하는 기업들의 요구에 따라 그 활동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근무 환경 덕분에 나 역시 다양한 업무에 참여할 수 있었다. 내가 제일 먼저 참여한 업무는 환경 산업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내는 일이었다.

이는 현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 비해 전문적인 역량이 부족한 내게 더욱 폭넓고 깊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의 업무는 주로 리서치 부분에 집중됐는데, 이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적절한 자료를 찾아내는 것뿐 아니라 찾아낸 자료를 가공해 활용 가능한 정보로 재창조하는 것이었다.

다음으로 참여한 업무는 탄소 인벤토리 구축 업무였다. 국내외적으로 기업들의 기후 변화 대응 및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따라 온실가스 관리 대상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에너지 소비량 명세서 보고 및 검증 등이 의무화됨에 따라 기업들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파악하고 절감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게 됐다.

이러한 시스템이 바로 ‘탄소 인벤토리’다. 이 업무는 다른 회사가 파트너로 함께 참여하고 있었고 업무 특성상 고객사를 방문하는 일이 빈번해 항상 새로운 사람들과 일을 했다. 따라서 최소한 내 업무 영역에서만큼은 내가 회사를 대표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좀 더 완벽하고 깔끔하게 일을 마치려는 욕심을 가지게 됐다.

마지막으로 참여했던 업무는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우선 기업이 처한 환경을 분석하고 기업의 전사적인 목표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지속가능 경영의 목표를 세운 다음 최종적으로 이를 이루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평소 내가 하고 싶었던 업무이기도 하다. 사실 컨설팅 업무는 인턴십을 하게 된 가장 큰 계기였으며, 향후 내가 직업으로 삼고 싶은 일이다.

인턴십을 하면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확장되는 업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자료 조사 업무부터 시작해 다른 회사와 협업을 하면서 마침내 내 이름을 걸고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매 업무마다 좀 더 산업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면, 그리고 산업을 바라보는 인사이트가 풍부했다면 더욱 빠르고 크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가 있다.
[Internship] 배워도 배워도 배울 게 솟아나는 ‘보물 같은 시간’
한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전략을 이야기하기 위해선 환경에 대한 이해는 기본이고 해당 산업의 움직임을 짚어낼 줄 알아야 하며, 고객사가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여전히 작고 조그맣게 느껴질 뿐이었고, 배워도 배워도 배울 게 솟아나 격차가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3개월간의 인턴 생활을 끝내고 지금은 복학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도 오래 다녔고 진로에 대한 고민은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3개월의 경험이 다시 나를 변화시켰다. 이제 내가 꿈꾸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알 것 같다. 인턴 생활은 ‘내가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또 내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인턴십을 통해 얻은 소중한 보물이 또 하나 있다면 바로 함께 일한 모든 분이다. 함께 일하면서 많은 말씀을 해주었다. 그분들의 격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