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윤구의 추잡(追job)한 책 이야기

미국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구단의 4번 타자 추신수 선수에게는 2011년이 새로운 도약의 해가 될 것이다. 누구나 궁금해 했지만 차마 대놓고 묻기는 힘들었던 병역 문제도 해결됐고 연봉조정 신청 자격도 얻었다. 무엇보다 2년 연속 20홈런-20도루의 대기록을 달성했기에 앞으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가 크다. 따라서 2011년 연봉은 놀라운 수준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시간을 1년 전으로 되돌려 보자. 당시 추신수 선수는 20홈런-20도루의 기록을 달성하는 등 맹활약을 했다. 하지만 그의 2010년 연봉은 메이저리그 기본 연봉인 30만 달러에서 조금 높은 46만1100달러로 결정됐다.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 선수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가 받는 3300만 달러와 비교해서는 안 되겠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1년 평균 연봉이 733만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는 액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어떤 결정을 하겠는가. ‘이렇게 푸대접하니 받은 만큼만 일해 주겠어. 내 능력에 걸맞은 대우를 먼저 해주면 그때부터 열심히 해야지’라며 46만 달러어치 활약만 할 것인가. 아니면 ‘그렇게 푼돈만 받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사람이란 말을 하게 만들겠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할 것인가. 추신수 선수는 후자를 선택했고 그 결과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이제 자신의 상황으로 돌아오자. 평생직장 신화가 깨진 상황에선 지금 직장에 다니고 있는 샐러리맨이라 할지라도 언제든 프리랜서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받은 만큼만 일해 주겠어’라는 생각은 연공서열 시절에나 어울릴 법한 생각이다.
[Book]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해 주겠어?
물론 내가 발전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 역시 비슷한 수준이라면 크게 상황이 나빠질 리 없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거나 외부에서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는 경우다.

이때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오기는커녕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 자체가 힘들어진다. 만약 추신수 선수가 전자를 선택했다면 우리는 어쩌면 마이너리그로 강등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그를 보았을지도 모른다.

추신수 선수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이것이다. 어떤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 벗어나고 싶다면 그 일을 아주 잘해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때로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하고 있는 식당이 재미가 없어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리고 싶다고?

그렇다면 그 식당이 근처에서 가장 잘되는 곳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팔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물론 제값도 받을 수 있고 말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화장실 청소인가?

그렇다면 화장실 청소만 하기에는 아깝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꼼꼼함, 성실함, 시간관념, 친절과 배려를 먼저 보이는 것이 정석이다. 정말 빼어나게 잘한다면 꼭 지금의 회사가 아니더라도 제대로 대우를 해주며 데려갈 회사가 나타날 것이다.

순서가 중요하다. 제대로 된 대우가 아니라 제대로 된 능력 발휘가 먼저인 까닭은 우리가 파는 것이 눈에 보이는 물건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능력은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함께 겪어보지 않으면 제대로 평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람을 채용하는 일이 힘들고 피곤한 것이고,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기가 힘들고 까다로운 것이다. 이런 이치를 필자 역시 직장을 다니고 있을 때는 몰랐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세일즈왕들의 자수성가 스토리다. 그들이 세일즈왕에 올랐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지, 아니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세일즈왕이 됐는지 그 순서를 느껴보라는 의미에서다.

‘25살, 대한민국 성공공식을 뒤집다(홍현진·최지현 지음, 이순)’ ‘고객은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한다(예영숙 지음, 더난출판사)’ ‘진심, 마음을 다하라(이고운영 지음, 더숲)’.

[Book]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해 주겠어?
권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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