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성공 스토리

일본 후쿠오카에는 호텔과 돔구장, 쇼핑몰이 어우러진 복합시설단지 호크스타운이 있다. 이곳에 있는 ‘힐튼 후쿠오카 시호크’가 나의 일터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힐튼호텔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일자리 찾아 해외로 Go Go]  ‘뜻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나는야 후쿠오카의 호텔리어
나는 현재 숙박부에 소속되어 고객 응대 및 객실 안내를 맡고 있다. 대부분의 고객이 일본인이지만 한국인 단체 관광객도 적지 않다. 한류 스타들도 종종 방문해 힘든 줄 모르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입사한 지 벌써 1년이 되어간다. 늘 학생일 것만 같았는데 이렇게 타국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게 꿈만 같다. 사실 나는 4학년이 될 때까지도 취업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학을 더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 대학원 입학을 준비했을 뿐이다. 그러던 중 평소 관심을 가졌던 교환유학제도가 눈에 들어왔다. 중학생 때부터 틈틈이 공부했던 일본어 실력을 높이고 외국 문화도 체험할 겸 일본으로 떠나기로 했다.

공부를 마친 후 취업까지 한 것은 일본인 여자친구의 영향이 컸다. 그 친구와 계속 인연을 맺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일본 취업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일본 생활을 1년이나마 경험했고, 그 경험을 토대로 살아갈 자신이 있었다. 기회는 불현듯 찾아왔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월드잡에 호크스타운의 ‘지배인 양성과정’ 채용 소식이 올라온 것이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호텔 관련 전공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주 정도 지난 후 면접 일자가 잡혔다. 그 순간 말로 표현하기 힘든 벅찬 기분을 느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운명’이 아니었나 싶다.

어떤 회사인지 직접 눈으로 보고, 반 년 정도 떨어져 지낸 여자친구도 만날 겸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갔다. 예약 과정에서부터 서비스 내용, 내외부 시설까지 꼼꼼하게 체크했다.

한국에서 치른 면접은 술술 풀렸지만 문제는 다음 관문이었다. 일본 현지 지원자 10명과 또 다른 경쟁을 해야 했다. 다음 시험에서 5명, 마지막 PT 면접에서 2~3명만 남기는 과정이 이어졌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다.

먼저 ‘SPI’라는 필기시험. 일본에서는 입사시험으로 ‘SPI’를 본다. 비언어 과목과 언어 과목으로 나눠지는데, 비언어 과목에는 수학 등 이과 문제가 출제되고 언어 과목에는 한자읽기, 장문독해능력, 문장이해 문제가 출제된다. 언어 과목은 평소 JPT 시험을 통해 꾸준히 공부해왔지만 수학은 부담스러웠다. 결국 운에 맡기기로 하고 면접에 올인해서 준비를 했다.

2010년 4월, 드디어 정식 입사가 결정됐다. 사내 유일한 외국인 신입이어서 주변의 관심이 뜨거웠다. 힘이 되는 한편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긴장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일자리 찾아 해외로 Go Go]  ‘뜻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나는야 후쿠오카의 호텔리어
일을 해보니 서비스업은 고객으로 시작해 고객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선을 다할 때 돌아오는 고객의 미소가 최고 보람인 한편, 가장 큰 고민거리 역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하지만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함과 근성, 그리고 일본어·영어·프랑스어를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로 극복해나가고 있다.

요즘 일본 유수 기업들이 해외 우수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고, 영어를 사내 공용어로 채택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한국 인재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아직 토익점수가 구직자의 강점으로 작용되고 있다. 일본 취업을 목표로 공부하는 모든 이에게 행운이 깃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