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 대학생’과 ‘부자 대학생’은 한 끗 차이!

솔직히 대답해보자. 현재 당신의 통장 잔액, 얼마인가? 혹 이번 달 생활비가 전부는 아닌가? 물론 “대학생에게 재테크가 웬 말인가, 쥐꼬리만한 용돈이라서 쓰기에도 바쁘다.

아르바이트해서 용돈에 보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특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 높이는 이가 있을 것이다. 그럼 다시 한 번 묻겠다. 취업을 하고 돈이 더 생긴다고 저축을 더 많이 할 수 있을까? ‘그만큼 씀씀이가 커진다’에 100만 표 던지겠다. 중요한 건 ‘소비 습관’이다.

‘마음은 있으나 실천이 어렵다’‘돈을 제대로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지금부터 주목하자. 경제 관념 없기로 남부럽지 않은 대학생 안혜민 씨가 심영철 재무 컨설턴트에게 ‘잘 쓰고 잘 모으는 법’을 전수받았다.
['쥐꼬리' 용돈, 잘 쓰고 잘 모으는 법] 마음먹기 따라 진짜 부자 될 수 있다
['쥐꼬리' 용돈, 잘 쓰고 잘 모으는 법] 마음먹기 따라 진짜 부자 될 수 있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재무 컨설턴트)의 진단&컨설팅
['쥐꼬리' 용돈, 잘 쓰고 잘 모으는 법] 마음먹기 따라 진짜 부자 될 수 있다
안혜민 씨의 지출에서 기타로 분류된 것, ‘학원비, 교재비’ 등을 합치면 월 80만 원 정도 지출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름 빠듯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연간으로 따지면 1000만 원 정도를 쓰고 있는 것이다.

후에 취직을 하더라도 갑자기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에서 연봉 3000만 원을 받아도 세금을 제하면 실수령액은 월 200만 원이 조금 넘는다. 용돈과 아르바이트비, 플러스 알파를 생각하면 수입 대비 지출이 많은 편이다.
특히 현재 식비의 비중이 너무 높다. ‘엥겔지수’가 높은 것이다. 식사 한 끼에 기본 5000원 이상이라는 생각을 버려라.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반값으로 줄일 수 있다. 커피도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줄일 수 있다. 매일 비싼 커피를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만 충분히 즐기고 나머지는 최대한 줄여라. 한 번에 줄이면 일종의 ‘요요현상’이 올 수 있으므로 단계적으로 10%씩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안 씨의 식비는 15만 원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통신요금도 5만 원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쥐꼬리' 용돈, 잘 쓰고 잘 모으는 법] 마음먹기 따라 진짜 부자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지출에 앞서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쓰고 남은 돈으로는 저축하기 어렵다. 5만 원이든 10만 원이든 고정적으로 자동이체를 시켜놓으면 나머지 규모 안에서 씀씀이대로 지출을 하게 된다.

보통 저축은 ‘70에서 자기 나이를 뺀 %만큼을 하라’고 한다. 안 씨의 경우 46%를 저축하라는 것이다. 대학생의 경우 재테크에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없기 때문에 이 공식은 취업 이후에 꼭 지켰으면 좋겠다.

하지만 대학생도 청약 통장과 보험 하나씩은 스스로 가입할 수 있다. 청약주택의 경우 필요성을 못 느끼겠지만 청약 1순위를 얻기까지 2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찍 들어놓는 것이 좋다. 청약 목적이 아니더라도 2년에 4.5%의 금리가 적용되므로 돈 모으기에도 적절하다. 한 달에 5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

보험은 똑같은 보장 조건이라도 대학생 때 가입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정기 보험 하나쯤은 내 손으로 가입해도 좋지 않을까. 나중에 돈을 돌려받는 ‘만기환급형’ 보험은 보험사에 유리한 구조로 돼 있다. ‘소멸성 보험’으로 월 3만 원 정도면 웬만한 보장은 다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월 8만 원 정도는 떼어놓고 나머지 규모 안에서 지출하는 습관을 들여라. 이것이 ‘잘 쓰고 잘 모으는’ 가장 큰 비결이다.
['쥐꼬리' 용돈, 잘 쓰고 잘 모으는 법] 마음먹기 따라 진짜 부자 될 수 있다
안 씨는 현재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웬만하면 체크카드만 쓰자. 아직 제대로 된 소비 습관이 길러지지 않은 상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통제가 잘되지 않는다.

재테크는 퇴직 이후, 노후를 생각할 때 꼭 해야 하는 것이다.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는 것을 명심하고 우선은 ‘절약하는 습관,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겠다. ‘부모에게서 경제적으로 독립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천천히 소비 습관을 길러나가면 좋겠다.



글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