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찾아 세계로 고고씽!
좁은 한국 땅에 청년 백수가 400만.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아등바등하다 보니 실업률은 좀처럼 낮아질 기미가 없다.

이런 때, 똑똑한 친구들은 해외 곳곳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다. 세계무대를 누비는 샤프한 비즈니스맨,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보았을 터.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정부가 팍팍 밀어준다. 교육비를 보태주고 일자리까지 소개한다. 지금 눈을 들어 세계를 보라. 어릴 적 꿈꿨던, 하늘이 내린 일자리가 세계 어딘가에서 당신을 기다린다.
일자리 찾아 세계로 고고씽!
1만1289. 지난 12년 동안 정부 지원을 받아 해외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사람들의 숫자다. 2115. 2010년(11월 30일 기준)에만 2115명이 해외취업에 성공했다. 전체의 19%에 달하는 인원이 최근 1년 사이 세계로 나간 것이다.

해외취업이 채용시장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2009년부터 정부가 ‘글로벌 청년 리더 10만 명 양성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부터다. 이전까지도 해외취업은 정부의 ‘사업’이었지만 홍보나 지원 내용은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원책이 양적·질적으로 보강되고 해외취업을 원하는 지원자가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3년까지 5만 명의 청년을 해외 일자리에 취직시키겠다는 게 정부의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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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가 바뀐 건 정부뿐만이 아니다. 취업 당사자들의 인식이 확 바뀌었다. 2010년 11월 유학몬(www.uhakmon.com)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남녀 구직자 및 대학생·직장인 1925명을 대상으로 ‘해외취업 선호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90.4%가 ‘해외취업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해외취업 지원사업을 맡고 있는 우만선 한국산업인력공단 팀장은 “지방에서 서울로 이사하는 것만 해도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인데, 요즘 청년들은 해외에 일자리를 구하는 것에 별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학연수, 배낭여행, 봉사활동 등으로 해외 생활을 경험한 이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취업 지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는 아무래도 영미권이 압도적이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64%가 미국·캐나다·호주를 꼽았다. 이어 △일본(20.2%) △중국(6.7%) △기타(9.2%) 순이었다. 원하는 직종은 ‘사무직’이 26.2%로 가장 높았다. △서비스직(23.6%) △IT(17.6%) △전기·전자(6.8%) △건설·토목(5.2%) △기계·금속(4.3%) △의료(3.8%)도 적지 않았다.
일자리 찾아 세계로 고고씽!
해외취업의 전제 조건은 언어 능력이다. 제아무리 세계를 누비고 싶어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헛된 꿈’에 불과하다. 실제로 응답자의 59.4%가 ‘어학 실력’이 걸림돌이라고 답했다.

또 △정보 부족(44.1%) △까다로운 채용 절차(25.0%) △비용 부족(22.5%) △현지 적응(10.1%) △도전정신 및 용기 부족(9.2%) 등도 넘어야 할 산으로 꼽혔다.
1960년대의 20~30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서독(간호사), 중동(건설 노동자)으로 나갔다. 50년이 지난 지금의 청년들에게 해외취업은 완전히 다른 의미다. 더 나은 삶, 가슴에 품은 꿈을 펼치기 위한 ‘또 하나의 선택’이다. 자, 당신을 위해 하늘이 내린 일자리를 찾아 세계 속으로 걸어나가 보자.

글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자료협조 한국산업인력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