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잭 블랙)는 뉴욕 신문사에서 10년째 우편 관리만 하는 별 볼일 없는 남자다. 신문 여행면을 담당하는 에디터 달시(아만다 피트)를 짝사랑하지만 데이트 신청을 할 용기가 없고, 여행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지만 시도는 하지 못한다. 어느 날 걸리버는 달시에게 자신의 경력에 대해 허풍을 떨다 엉겁결에 버뮤다 삼각지대 여행기를 맡게 된다. 여행 도중 난데없는 급류에 휘말려 정신을 잃은 걸리버가 눈을 떴을 때, 그 앞에는 소인들이 우글우글했을 뿐이고…. 소인국 릴리풋에 도착해버린 것이다. 걸리버는 릴리풋의 공주 메리(에밀리 블런트)를 짝사랑하는 평민 호라시오(제이슨 세걸)와 친구가 되고, 호시탐탐 침략을 노리는 이웃 나라로부터 릴리풋을 지켜내는 영웅으로 재탄생한다.
잭 블랙만이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 그는 보잘것없지만 소심하진 않다. 허풍과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위기를 돌파해나간다. 독설과 냉소가 뒤섞인 언어 유머로 독보적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작고 뚱뚱한 육체를 웃음의 근거로 삼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음악 취향이 후진 손님에겐 음반을 팔지도 않는 레코드 가게 점원(‘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아이들에게 로큰롤을 가르치는 가짜 교사(‘스쿨 오브 락’), 수도원 몰래 복면을 쓴 채 프로레슬러로 활약하는 수도사(‘나쵸 리브레’), 뚱뚱하고 둔한 몸으로 쿵푸 마스터에 도전하는 판다곰(‘쿵푸 팬더’), 자뻑으로 악명 높은 배우(‘트로픽 썬더’)가 지금까지 잭 블랙이 최선의 연기력을 발휘한 작품이다.
‘걸리버 여행기’는 바로 그런 잭 블랙의 기존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현실 비판적인 풍자소설에서 소인국 릴리풋이라는 배경만 빌려왔을 뿐 사실상 ‘걸리버 여행기’는 잭 블랙이 펼치는 원맨 코미디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3D 테크놀로지로 정교하게 매만진 소인들과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보잘것없던 남자가 희망과 자신감을 되찾아 ‘거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활력 넘치는 유머로 포장한다.
걸리버가 릴리풋에서 늘어지게 신세 좋은 세월을 보내며 ‘아바타’ ‘엑스맨’ ‘라이언 킹’ 등의 유명 영화와 아이폰, 캘빈클라인 등의 각종 브랜드 광고를 걸리버 홍보 포스터로 바꿔버리는 뻔뻔스러운 활약, 혹은 호라시오의 연애를 도와준답시고 팝 아티스트 프린스의 히트곡 ‘키스’를 베끼는 장면 등이 가장 큰 웃음을 자아낸다.
내 친구의 소원
감독 브루스 웹 출연 조시 볼트, 유진 번
리버풀에 사는 10대 소년 지기(유진 번)와 로비(조시 볼트)는 단짝 친구다.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간 로비는 자신이 시한부 인생임을 알게 된다.
여전히 씩씩한 로비는 이대로 죽기엔 억울하다며 지기에게 여자친구를 구해달라고 조른다. 이제 지기는 사방팔방을 뛰어다니며 만나는 소녀들에게 절치부심 사정하고 따귀도 맞고 문전박대를 당한다.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따뜻한 코믹 성장물.
러브&드럭스
감독 에드워드 즈윅 출연 제이크 질렌할, 앤 해서웨이
타고난 바람기로 놀라운 영업 능력을 발휘하는 제약회사 영업사원 제이미(제이크 질렌할), 진지한 사랑에 빠지기 두려워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매기(앤 해서웨이).
첫 만남부터 강하게 끌린 두 사람은 쿨한 섹스 파트너로 지내기로 합의를 본다. 새로 개발된 비아그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제이미는 승승장구하게 되고, 마침내 그는 매기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녀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감독 김석윤 출연 김명민, 오달수, 한지민
정조 16년, 공납 비리를 숨기려는 관료들의 음모를 짐작한 정조는 조선 제일의 명탐정(김명민)에게 사건의 배후를 찾으라는 밀명을 내린다.
명탐정은 개장수 서필(오달수)과 함께 사건의 결정적 단서인 각시투구꽃을 추적하고, 조선 상단을 주름잡는 미스터리한 한객주(한지민)와 마주친다. 유쾌한 허당 캐릭터에 처음 도전하는 김명민의 연기 변신, 인기 소설가의 원작 등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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