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를 정하지 못한 이유로는 ‘아직 고민 중이다’는 응답이 71.6%로 가장 많았다. 정균승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도 궁합이 있고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궁합이 있는 것처럼 일과 사람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며 “사람마다 성품이 다르고 흥미나 관심 또는 재능이 다른데 이러한 특성을 무시하고 직무를 선택한다면 자신이 지니고 있는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없다.
주변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몇 가지 검사 정도는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적성과 잘 맞는 직무 분야가 궁금하다면 고용노동부 홈페이지(www.work.go.kr)에서 홀랜드, 스트롱 등 직업선호도 검사를 받아보자. 검사 후 무료로 자신의 검사 프로파일을 받아볼 수 있다. 5분 만에 완성되는 초간편 MBTI 무료 검사 (www.mbtitest.net)도 있다. 양복에도 기성복과 맞춤복이 있다. 기성복이 이미 만들어놓은 옷에 자신을 맞추는 식이라면 맞춤복은 자신의 체형에 가장 잘 어울리게 옷을 만드는 것이다. 직업이나 직무 역시 마찬가지. 기존의 직무에 자신을 맞춰나갈지 아니면 자신의 스타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직무를 선택할지,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다양한 검사를 통해 직무와 적성이 잘 어울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
MBTI 성격유형검사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심리검사로 40개국, 20가지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다. ‘인간의 행동은 겉으로는 모두 다르게 보이지만 일정한 질서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시작된다.
개인의 행동이 타인의 행동과 차이를 보이는 것은 외부에서 정보를 수집해 행동 방식을 결정할 때 개인마다 선호하는 경향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본다. 자신의 심리적 특성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3가지의 MBTI 검사 중 가장 널리 활용되는 Form G는 2개의 태도지표(외향-내향, 판단-인식)와 2개의 기능지표(감각-직관, 사고-감정)에 대한 개인의 선호도를 밝혀서 4개의 선호문자로 구성된 개인의 성격 유형을 알려준다.
STRONG 직업흥미검사(STRONG INTEREST INVENTORY)
자신의 직업흥미에 적합한 진로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검사다. 현재 진로 및 직업상담, 컨설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심리검사로 자리 잡았다.
먼저 다양한 분야의 친숙한 문장으로 구성된 흥미 목록의 형태로 각 문항에 대한 개인의 흥미 정도 또는 흥미 유무를 묻는다. 개인이 어떤 활동에 가치를 두는지, 어떤 직업에 적합한지, 어떤 환경이 그 개인에게 적합한지, 어떤 사람들과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등에 관한 척도별 점수가 산출된다.
이 검사는 진로탐색검사와 직업흥미검사로 나뉜다. 진로탐색검사는 먼저 검사자가 진로에 대해 탐색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진로성숙도를 측정한 후에 직업활동, 여가활동, 능력, 성격특성 등에 대한 문항을 통해 검사자의 흥미 유형을 포괄적으로 파악한다.
직업흥미검사는 세분화된 직업흥미 탐색을 통해 개인의 흥미 영역 세분화에 초점을 두고 보다 구체화된 직업탐색 및 경력개발 등에 효과적으로 만들어졌다.
홀랜드 적성탐색검사(진로탐색검사)
진로나 직업 또는 직무와의 적합성 여부를 진단하는 검사로 사람의 성격과 직업 적성의 유형을 6가지로 분류한다.
직업적 성격 유형은 실재형(R), 탐구형(I), 예술형(A), 사회형(S), 기업형(E), 관습형(C)으로 나뉘며 측정된 진로 유형(성격 유형)에 따라 전공학과와 직업을 알아볼 수 있다.
진로탐색검사에 직업가치척도와 능력평정척도를 추가해 제작된 것으로 주로 고등학교 3학년과 대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애니어그램
2001년 개발된 9가지의 성격 유형으로 81문항으로 된 전국 표준화 검사다. 고대 동양의 지혜에서 비롯된 인간 이해와 성숙의 도구로서 직장, 가족, 친구 사이의 역동을 이해하고 자신의 내면을 탐구, 정확한 자기 발견을 유도하는 데 유용하다.
한국에서는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 엄격한 표준화 과정을 거쳤으며 검사 해석의 전문성과 검사 사용의 윤리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자를 위한 전문교육이 제공되고 있다. 애니어그램은 그리스어로 9를 의미하는 애니어(ennea)와 그림이라는 뜻의 그램(gram)의 합성어로 9개의 점이 있는 그림을 나타낸다.
MLST 학습전략검사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심리적 요인들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자신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학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성격 특성은 물론 심리적 안정감과 동기수준, 학습전략이 포함돼 있으며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변화가 가능하다. 기본적인 목표는 학습전략의 수정을 통해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향상하는 데 있다.
MIT 다원지능검사
직무에서 요구하는 역량이 자신의 강점 재능과 어울리는지 알 수 있다. MIT 검사는 모두 8가지의 재능 영역 중에서 상대적으로 더 강점 재능이 어떤 것들인지를 판별하는 것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강점을 살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검사라고 할 수 있다.
AMI 성취동기유형검사
독일의 헤인즈 슐러(Heinz Schuler) 박사가 개발한 검사로 개인의 성취동기 유형을 알아보는 데 도움을 준다.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독특한 능력이나 잠재력을 계발하는 데 유용하다. 자신의 성취동기 구조에 대한 이해, 목표설정과 성취를 위한 전략 탐색, 삶의 문제 탐색, 자신의 장단점 파악이 가능하다.
FIRO-B
개인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일반적으로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기를 기대하는지를 측정하는 심리검사다. 조직 내에서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1958년 개발됐다.
AC-EXS
검사자가 어떤 직무·상황·비즈니스 기능에 적합한지 다양한 모의과제를 통해 측정한다. 검사자의 상황(환경)과 평가대상 직무 레벨 및 환경을 고려해 적절한 과제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
CBI-SMART 역량기반인터뷰
검사자의 과거 업무 관련 상황에 대한 행동이 미래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전제에 근거하고 있다. 기업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35개 역량으로 구성된 A&DC의 역량모델을 기반으로 구성된 800개 이상의 인터뷰 질문을 이용한다.
Guilford 직무능력검사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갖춰야 할 지적 능력 및 해당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지적 능력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언어, 수리, 공간, 도시 영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영역은 이해, 분석, 추리논증의 3단계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 건설 및 중공업, 금융, 제조업, 호텔 서비스, IT, 유통, 의료, 공공 분야 등에서 많이 활용된다.
[기자 체험기]
▶ MBTI 성격유형검사
싱크로율 90%…16가지 유형 보여줘
인터넷으로 무료 검사를 시행했다. 5분이면 간편하게 본인의 유형을 알 수 있다. 10개씩 총 40개의 문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본인이 해당하는 칸에 체크하면 된다. 기자는 ‘ENFP(스파크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외향, N-직관, F-감정, P-인식’을 뜻한다(반대되는 성향으로는 ‘I-내향, S-감각, T-사고, J-판단’이 있다).
해석하면 ‘따뜻하고 활기가 넘치며 재능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다. 창의적이며 항상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시도하는 형.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을 참지 못하고 한 가지 일을 끝내기도 전에 다른 일을 벌이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통찰력과 창의력이 요구되지 않는 일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열성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사람’이란다. 개발해야 할 점으로는 감정 기복을 이겨내기 위해서 꾸준히 운동하기, 좋아하는 일만 하기보다 우선순위에 맞춰 일하기, 현실에 충실하기, 인내심 기르기 등이 나왔다.
싱크로율 90% 인정. MBTI유형은 이 외에도 예언자형, 과학자형, 임금 뒤편의 권력형, 친선도모형, 성인군자형 등 16가지가 있다.
▶ 홀랜드 적성탐색검사
‘적성 맞는 직업’ 거의 일치
연구소에서 보내준 검사표로 직접 검사를 했다. 기자의 홀랜드 진로코드 유형은 E(기업형), A(예술형), S(사회형) 순으로 나타났다. 검사 전 진로 유형과 같게 나타나 평소 진로에 관한 자기 이해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나왔다.
직업적 성격 특성으로는 ‘사람을 잘 설득하고 통솔하며 경쟁심이 강하다. 개성 있고 독창적이며 언어능력,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나왔다. 적성에 맞는 직무 분야 및 직업으로 언론, 광고, 홍보, 무역, 법무, 사업경영 등이 나와 현재 ‘기자’ 일을 하고 있는 것과 맞아떨어졌다.
적성에 맞는 전공 계열로는 정치, 경영, 신문방송, 국제학, 법학 등이 나왔다. 긍정응답률은 43%로 해석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응답률이 24% 이하면 자아 개념이 너무 낮은 사람이고 65% 이상이면 진로 성숙도가 너무 비현실적 또는 환상적 수준이라는 것이란다.
또한 검사 결과의 타당도(신뢰도)는 ‘변별력이 높게 나타나고 있어서 뚜렷한 진로 유형을 잘 나타낸다’고 나왔다.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했다는 소리로 들렸다. 글 한상미 기자 hsm@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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