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부모님이 주는 용돈에 이별을 고하고 싶은 대학생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내가 직접 벌어야 하는 순간, 돈은 더 만만치 않은 존재가 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어느 정도의 돈이면 행복감을 느낄까. 자신의 경제적 상황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www.jobkorea.co.kr)를 방문한 20~50대 남녀 569명에게 돈에 대한 생각 몇 가지를 물었다.
당신이 직장에 다니는(다니려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돈을 벌기 위해? 꿈을 이루기 위해? 남들이 다 하니까?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81.2%는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뭐니 뭐니 해도 직장은 돈벌이의 터전이라는 의미다.
이들 중 42.1%는 ‘개인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 현재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 ‘대인관계 및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20.6%)’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되기 위해(15.9%)’라는 대답도 적지 않았다. ‘가족 등 주위 사람들이 원해서(6.5%)’ ‘명예를 얻기 위해(2.8%)’라는 대답도 있었다.
이번 조사의 응답자는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한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다. 이들의 요즘 살림살이는 어떨까. ‘현재 경제적으로 만족할 만한 생활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5.9%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잘 모르겠다’는 응답 역시 10.4%였다. ‘그렇다’라고 명쾌하게 대답한 이는 13.7%에 불과했다. 많은 이들이 ‘그놈의 돈’ 때문에 불만스러워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나이가 많을수록 경제적 불만족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76.5%), 30대(73.5%)에 비해 40대(81.1%), 50대(87.5%)의 응답률이 높았다. 가족 볼륨이 커지고 지출처가 늘어나는 만큼 상대적인 불만족감도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 행복한 상상을 한번 해보자. 당신의 연봉을 원하는 대로 마음껏 올려 잡는다면 얼마를 부를 것인가. 단, 어느 정도의 현실성은 전제되어야 상상하는 맛도 좋아진다.
569명의 남녀는 의외로 ‘소박한’ 액수를 제시했다. 가장 많은 이가 희망한 연봉은 ‘3000만~3500만 원(15.6%)’. ‘2500만~3000만 원(12%)’ ‘3500만~4000만 원(10.7%)’이라는 답도 많았다. 또 ‘2000만~2500만 원’이라고 대답한 ‘지극히 소박한’ 이도 8.8%나 됐다.
반면 억대 연봉을 상상한 이는 예상 밖으로 그리 많지 않았다. 1억 이상의 연봉을 받길 바라는 응답자 중에는 ‘1억~1억5000만 원(5.1%)’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최고 수준인 ‘3억 원 이상’에는 3% 정도만이 손을 들었다.
이 질문 역시 처한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답이 나왔다. 일할 기회 자체가 아쉽기 마련인 구직자의 경우 18.4%가 ‘2000만~2500만 원’이라 답했다. 또 17.2%는 ‘2500만~3000만 원’, 16.1%는 ‘3000만~3500만 원’이면 만족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구직자 중 35.6%가 연봉 2000만~3000만 원을 희망한 것이다. 반면 대학생 응답자는 27.4%가 ‘3000만~4000만 원’을 원했다. 또 12.3%는 ‘5000만~5500만 원’이라고 답했다. ‘4000만~4500만 원’이라는 대답도 12.3%로 같았다.
이는 2010년 기준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을 크게 웃도는 수준. 지난 9월 인크루트가 국내 상장사 403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의 첫 연봉은 고정급 기준으로 평균 2789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업종인 금융업계의 대졸 초임 연봉은 3460만 원이었다. 냉혹한(?) 취업의 세계를 잘 알지 못하는 대학생다운 답인 셈이다.
행복한 상상거리가 한 가지 더 있다. 당신이 경제적 자유를 누릴 만한, 행복감을 느낄 만한 재산 규모는? 은퇴 후 이루고 싶은 재산은 어느 정도인가.
또 ‘30억 원(6.5%)’ ‘50억 원(6.3%)’ ‘100억 원(6.2%)’ 등 제법 큰손을 꿈꾸는 이도 꽤 많았다. 액수에 제한이 없는 이번 질문에서 최고가액은 ‘1조 원’이었다. 단 1명의 희망사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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