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이야기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가장 흔하고도 민감한 주제다. ‘사랑’만큼이나 쉽지 않은 인생의 화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에 따라 돈에 대한 생각이 다르고, 다루는 방법 또한 각양각색이다. 인생의 제1목표로 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며 도사님과 어깨동무하는 이도 적지 않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그래도 돈에 대한 가장 흔한 단상은 ‘애증’이리라. ‘그놈의 돈’, 바로 그것 말이다. 되도록 풍족하게 갖고 싶지만 맘대로 되지 않는 그놈의 돈.

이제 그만 부모님이 주는 용돈에 이별을 고하고 싶은 대학생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내가 직접 벌어야 하는 순간, 돈은 더 만만치 않은 존재가 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어느 정도의 돈이면 행복감을 느낄까. 자신의 경제적 상황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www.jobkorea.co.kr)를 방문한 20~50대 남녀 569명에게 돈에 대한 생각 몇 가지를 물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돈 벌기 위해 직장 다닌다’

당신이 직장에 다니는(다니려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돈을 벌기 위해? 꿈을 이루기 위해? 남들이 다 하니까?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81.2%는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뭐니 뭐니 해도 직장은 돈벌이의 터전이라는 의미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10명 중 8명의 답, ‘돈을 벌기 위해 직장 생활을 한다’는 일종의 ‘고백’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사회생활을 하는 데 별 이유 없다는 다소 냉소적인 대답이기도 하다. 하긴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도 돈을 위해 펜을 들었고, 신문기자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김훈 역시 “밥벌이를 위해 소설을 쓴다”고 하지 않았던가.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그런데 이 대답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양새를 보인다. 예컨대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는 응답자는 84.5%가 ‘돈을 벌기 위해 직장에 다닌다’고 답했지만, 대학생은 75.3%만이 이에 동의했다. 거의 10% 격차가 벌어질 정도로 ‘현역’과 학생의 생각에 차이가 있는 셈이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그럼 ‘돈을 벌기 위해 직장에 다니는 건 아니다’라고 답한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들 중 42.1%는 ‘개인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 현재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 ‘대인관계 및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20.6%)’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되기 위해(15.9%)’라는 대답도 적지 않았다. ‘가족 등 주위 사람들이 원해서(6.5%)’ ‘명예를 얻기 위해(2.8%)’라는 대답도 있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현재 경제적으로 만족한 삶 아니다’

이번 조사의 응답자는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한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다. 이들의 요즘 살림살이는 어떨까. ‘현재 경제적으로 만족할 만한 생활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5.9%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잘 모르겠다’는 응답 역시 10.4%였다. ‘그렇다’라고 명쾌하게 대답한 이는 13.7%에 불과했다. 많은 이들이 ‘그놈의 돈’ 때문에 불만스러워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특이한 점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답변 빈도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 현재 직장을 구하고 있어서 뚜렷한 수입이 없는 구직자들은 79.9%가 ‘경제적으로 만족할 만한 생활이 아니다’라고 답한 반면 대학생은 69.9%, 직장인은 75.2%가 이렇게 답했다. 구직자에 비해선 형편이 좀 나은 편인 셈.

또 나이가 많을수록 경제적 불만족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76.5%), 30대(73.5%)에 비해 40대(81.1%), 50대(87.5%)의 응답률이 높았다. 가족 볼륨이 커지고 지출처가 늘어나는 만큼 상대적인 불만족감도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연봉 2000만~3000만 원이면 만족’

지금 행복한 상상을 한번 해보자. 당신의 연봉을 원하는 대로 마음껏 올려 잡는다면 얼마를 부를 것인가. 단, 어느 정도의 현실성은 전제되어야 상상하는 맛도 좋아진다.

569명의 남녀는 의외로 ‘소박한’ 액수를 제시했다. 가장 많은 이가 희망한 연봉은 ‘3000만~3500만 원(15.6%)’. ‘2500만~3000만 원(12%)’ ‘3500만~4000만 원(10.7%)’이라는 답도 많았다. 또 ‘2000만~2500만 원’이라고 대답한 ‘지극히 소박한’ 이도 8.8%나 됐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특히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크게 웃도는 63.4%가 ‘5000만 원 이하의 연봉으로 만족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상상이라기보다는 진심으로 이들이 희망하는 연봉 수준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생각보다 낮은 연봉에 불만을 가진 이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 억대 연봉을 상상한 이는 예상 밖으로 그리 많지 않았다. 1억 이상의 연봉을 받길 바라는 응답자 중에는 ‘1억~1억5000만 원(5.1%)’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최고 수준인 ‘3억 원 이상’에는 3% 정도만이 손을 들었다.

이 질문 역시 처한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답이 나왔다. 일할 기회 자체가 아쉽기 마련인 구직자의 경우 18.4%가 ‘2000만~2500만 원’이라 답했다. 또 17.2%는 ‘2500만~3000만 원’, 16.1%는 ‘3000만~3500만 원’이면 만족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구직자 중 35.6%가 연봉 2000만~3000만 원을 희망한 것이다. 반면 대학생 응답자는 27.4%가 ‘3000만~4000만 원’을 원했다. 또 12.3%는 ‘5000만~5500만 원’이라고 답했다. ‘4000만~4500만 원’이라는 대답도 12.3%로 같았다.

이는 2010년 기준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을 크게 웃도는 수준. 지난 9월 인크루트가 국내 상장사 403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의 첫 연봉은 고정급 기준으로 평균 2789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업종인 금융업계의 대졸 초임 연봉은 3460만 원이었다. 냉혹한(?) 취업의 세계를 잘 알지 못하는 대학생다운 답인 셈이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재산 10억~20억 원이면 행복할 거야’

행복한 상상거리가 한 가지 더 있다. 당신이 경제적 자유를 누릴 만한, 행복감을 느낄 만한 재산 규모는? 은퇴 후 이루고 싶은 재산은 어느 정도인가.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이번 질문에는 응답자들이 상상의 나래를 제대로 펼쳤다. 평소 생각해 온 바를 마음껏 드러낸 것. 가장 많은 응답률을 기록한 수치는 ‘10억 원(31.1%)’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열풍을 몰고 왔던 10억 만들기 신드롬이 아직 유효한 것일까.
[경제적 자유를 위한 10가지 솔루션] 설문조사 ‘얼마면 행복하겠니?’
‘20억 원’이라고 좀 더 통 크게 부른 이는 12.5%였다. 10억 만들기 열풍이 지나간 지 10년이 넘은 만큼,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이가 적지 않다.

또 ‘30억 원(6.5%)’ ‘50억 원(6.3%)’ ‘100억 원(6.2%)’ 등 제법 큰손을 꿈꾸는 이도 꽤 많았다. 액수에 제한이 없는 이번 질문에서 최고가액은 ‘1조 원’이었다. 단 1명의 희망사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