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기업에서 6주 동안 인턴십을 한 후 상사병에 걸렸어요. 꼭 입사하고 싶어서요. 이 생각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지독한 짝사랑이에요. 자유로움 속에 살아 있는 예의, 놀 때 놀고 일할 때 일하는 프로 정신, 해외 근무의 기회… 꿈에 그리던 직장 ‘선진국 직장’이었어요!”

한 취업 커뮤니티에 남겨진 외국계 기업 인턴십 후기 중 일부다. 인턴십 후 기업 이미지가 좋지 않게 바뀌는 경우도 많지만, 이 사람은 완전히 반대다. 한마디로 ‘뿅’ 간 셈.

많은 취업준비생이 외국계 기업 입사를 열망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기업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는 꿈. 바로 그 매력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은 한정돼 있고 그리 많은 인원을 뽑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채용 관련 정보는 베일에 싸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CAMPUS Job&Joy가 팔을 걷어붙였다. 내로라하는 외국계 기업들의 ‘채용 표준’을 알아보기로 한 것이다. 또 무시무시한 경쟁률을 뚫은 새내기 사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생생한 입사 노하우를 들어봤다. 지금부터 외국계 기업 입사 지망생은 주목하라. 그들은 바로 ‘이런’ 인재를 원한다.
외국계 기업들은 이런 인재를 원한다
세계를 무대로 삼는 비즈니스, 성·피부색을 뛰어넘어 각국 동료들과 쌓는 우정, 차별 없이 정당한 대우, 안정된 수입과 최상급의 복지 혜택… 외국계 기업 하면 먼저 떠오르는 ‘환상적인’ 이미지들이다.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 조직 문화가 강한 국내 기업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다. 외국계 기업이 꿈 많은 젊은이들의 로망인 이유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에 대한 정보는 늘 빈약하다. 해외 경험이 많은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입사 희망자 역시 급증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팁(tip)은 찾아보기 어렵다. 취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카더라 통신’만 퍼져 있을 뿐이다.

어떤 조건을 갖춘 사람을 원하는지, 영어나 관련 외국어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구사해야 하는지, 입사하면 외국에서 근무할 기회가 있는지 등 정작 궁금한 것을 속 시원하게 풀 기회는 많지 않았다.

CAMPUS Job&Joy는 내로라하는 외국계 기업 53개를 대상으로 채용에 관한 조사를 실시, ‘2010 외국계 기업 채용 표준’을 도출해냈다.

평소 사내 정보, 특히 인사 관련 정보의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외국계 기업들이지만 이번 조사에는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는 기업이 적지 않았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한국P&G, 모토로라, 구글, 한국씨티은행, 후지제록스 등 전 세계 젊은이가 선망하는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표준’을 만드는 데 동참했다.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응답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개중에는 최고 인사권자인 CEO가 손수 설문에 응한 경우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2010 외국계 기업 채용 표준’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영어 실력은 ‘비즈니스 회화 가능’ 수준 ▲인성·전공·인턴십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 ▲입사 후 해외 근무 가능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2995만 원 등이다. 지금부터 각 표준의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자.
외국계 기업들은 이런 인재를 원한다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