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청춘아, 희망을 일구어라”

5월 21일 오후 1시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는 취업난으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강연콘서트가 열렸다.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강연 형식에서 벗어나 강연의 유익함과 토크쇼의 진솔함, 콘서트의 재미가 결합된 독특한 형식의 강연 쇼였다.

개그우먼 박경림, 산업디자이너 김영세 대표 등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이들이 연사로 출연해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장장 5시간에 걸친 그 생생한 현장의 열기를 전한다.

모처럼 찾아온 연휴에 도로는 꽉 막히고, 막바지 봄기운에 하늘은 반짝이던 5월 21일. 고려대 정문에서 캠퍼스 외곽을 따라 오르고 또 올라 도착한 화정체육관에선 ‘젊은’ 기운이 느껴졌다.

“앞줄에 앉으려고 한 시간 전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의상 디자인을 전공하는데 디자이너 김영세 대표가 강연을 한다고 해서 왔어요.”

행사장으로 향하는 문 앞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은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상기된 표정이었다. 손에는 참석자에게 증정된 CAMPUS Job&Joy 창간호와 쿠키 한 봉지 등이 들려 있었다.

관객은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사회에 갓 발을 디딘 사회 초년생, 모처럼 휴식을 맞은 중·고등학생 등 주로 10~20대 청년이었다. 처음 이 행사 아이디어를 낸 사람도 노동부 2년차 사무관. ‘청년 취업을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기획이었다.

행사를 준비한 사람부터 참여한 사람들까지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셈이다. 홍보도 인터넷과 트위터를 이용해 요즘 세대의 눈높이에 맞게 진행했다. 1100명이 넘은 트위터 팔로어가 자발적으로 활동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한경희 한경희 생활과학 대표,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 탤런트 이인혜 등 3명의 청년고용 홍보대사가 관객에게 기념품을 나눠 주었다. 문득 ‘메시지 콩’이라 쓰여 있는 작은 박스 하나가 눈에 띄었다. 싹이 트면 메시지가 보이는 이 ‘메시지 콩’에는 어린 새싹을 키워 희망을 가지길 바란다는 염원이 담겨 있는 듯했다.

드디어 카운트다운. 경희대 응원단의 열띤 응원과 함께 2000여 명의 함성 소리가 콘서트홀을 가득 메웠다. 응원 단장의 절도 있는 몸짓이 박자가 되고 사람들의 박수 소리는 노래가 되었다.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단번에 날려버리려는 듯 모두 한 목소리로 ‘챔피언’을 외쳤다.

진행은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이 맡았다. 그는 ‘내가 신이라면 인생의 가장 맨 마지막 부분에 청춘을 놓고 싶다’는 톨스토이의 명언을 인용, 청춘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임을 강조했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청년고용 홍보대사들은 행사를 축하하며 짧은 메시지를 전했다. 임태희 장관은 대입 실패 후 재수하던 시절의 얘기를 하며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피어나는 것과 같고 죽는 것은 흩어지는 것과 같으므로 젊을 때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스팀청소기로 유명한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대표는 “대기업에선 자기가 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돼 있다”며 “중소기업에선 많은 부분을 접할 수 있고 역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꿈을 현실화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중소기업 예찬론을 펼쳤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는 ‘청춘의 조건’이란 주제로 순서에는 없는 강연을 짧게 진행했다.

“저는 대학교 3학년에 창업을 해서 1년 동안 1억7000만 원을 벌었습니다. 모두에게 창업을 하라는 건 아닙니다. 취업을 하더라도 도전 정신을 가지고 하십시오. 또한 ‘스펙’이 아닌 ‘스킬’을 쌓길 바랍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받아 적는 학생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첫 번째 연사는 개그우먼 박경림이었다. 그녀는 노련한 방송인답게 청중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재미있는 사례와 경험담을 섞은 이야기엔 힘이 있었다.

수많은 청중의 시선이 한 곳에 모아졌다.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애드리브와 유머에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특히 여학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던 얘기 한 토막.

“언니, 언니처럼 훈남 남친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 남자가 훈남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훈녀라고 생각하세요. 먼저 절대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말고 서서히 유도를 하세요. ‘저 귀엽죠?’라고 묻는다든가 ‘저 보고 싶죠?’라고요.

결정타는 ‘저 좋아하죠?’ 하는 거예요. 상대방이 성격이 나쁘지 않으면 웬만하면 ‘그렇다’고 대답해요. 그럼 그때부터 우리의 1일이 시작되는 거죠.”
가수로 활동한 경력을 살려 그녀는 노래 한 곡을 선사했다. 강연회에서 콘서트 현장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강연과 공연의 절묘한 조화는 청중의 열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강연자와 청중 사이엔 보이지 않는 긴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듯했다.

박경림의 강연을 들은 성신여대 1학년 김미정 씨는 “강의만 하는 게 아니라 강연콘서트를 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며 “대학생 때 돈 들이지 말고 공부할 것과 연애할 것, 또한 여행을 가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뒤이어 강연자로 나선 이는 산업디자이너 김영세 대표. 그는 “광연(공연+강연)을 하러 왔다”며 디자인 삼행시로 운을 뗐다. “디 - 디자인이란, 자 - 자기 자신의, 인 - 인생의 설계.” 그는 16세 때 디자인과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한 후 아직도 꿈을 꾸고 있다고 했다. 또 인생은 꿈의 연속이라고 설명했다.

무대 정면에 있는 모니터에 질문들이 올라왔다. 관객이 강연자에게 궁금한 질문을 문자로 보내면 실시간으로 화면에 올라오는 식이었다. 누군가 디자이너 김영세에게 “한국에서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직접 알려주며 언제든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보내라고 답했다.

강연이 진행될수록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할까’란 질문이 하나씩 풀려가고 있었다. 강연자들에게서 하나같이 남다른 열정이 느껴졌다.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용기와 도전 정신도 있었다. 또한 그 여정에서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덕목도 엿보였다.

최근의 취업 현실은 대학생들을 압박해 오지만 이들은 이 강연콘서트를 통해 경직된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고 다시금 자신의 목표에 동기를 부여했다.

경기대 4학년 김진영 씨는 “최근 시험을 준비하다가 잘 안 돼서 힘들었는데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에 힘을 냈다”고 말했다. 관광학과에 재학 중인 김소희 씨도 “스펙이 전부가 아니다. 새로운 일을 생각하며 나만의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노동부, ‘청년고용 홍보대사’ 3인 선정

이날 행사장에선 3명의 청년고용 홍보대사가 위촉됐다. ‘벤처 1호’ 비트컴퓨터 조현정 대표와 ‘청소 안 하는 여자’ 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 대표, 탤런트 이인혜다. 그들은 앞으로 청년고용 촉진을 위한 대외 홍보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경희 대표는 “중소기업은 특히 사람이 만사다. 좋은 인재를 찾는 게 쉽지 않은데 적극적으로 인턴십 제도 등을 운영해 좋은 인재를 많이 뽑고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탤런트 이인혜도 “좋은 회사가 많이 있는데 몰라서 지원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청년들에게 이런 좋은 중소기업을 소개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에 선정된 ‘청년고용 홍보대사’는 노동부와 함께 올 1년 동안 청년고용 촉진, 청년 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치 해소, 중소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 개선 등을 위해 다양한 대외 활동을 할 계획이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