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권 ‘유객주’ 부천 북부역점 사장

['취업 대신 창업' 케이스 스터디] “알바로 쌓은 실전 경험이 내 사업 밑거름 됐어요”
창업은 직장 생활과 달리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노력과 끈기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고 승부를 건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근에는 다양한 업종에서 대학생들이 창업시장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많다.

부천시 원미구에서 퓨전주점 ‘유객주’ 부천 북부역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현권(27) 사장도 여기에 속한다. 지난해 5월 창업해 현재 월 평균 25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 사장은 유한대 기계설계과 1학년을 다니다 군대에 다녀온 후 곧바로 창업을 시도했다. 학교를 졸업한 후 기업에 취직하는 일반적인 길을 거부하고 창업을 선택한 것이다.

“대학에 다니면서 진로에 대해 수없이 고민했어요. 그러던 중 서비스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그 일이 적성에 잘 맞더라고요. 제대한 후 복학하지 않고 아르바이트하면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바로 주점 창업을 시도한 겁니다.”

최 사장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스스로 학비와 용돈을 벌기 시작했다. 주점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 업종에서 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 그 경험이 큰 자신감이 되어 창업까지 결심하게 되었다. 특히 초보 사업가인 만큼 점포 경영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을 선택했다.

테이블 10개로 월 2500만 원 매출 올려
['취업 대신 창업' 케이스 스터디] “알바로 쌓은 실전 경험이 내 사업 밑거름 됐어요”
최 사장의 점포는 66㎡의 아담한 크기다. 테이블도 10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것은 퓨전주점이라는 업종이 지닌 여러 가지 장점 덕분이다.

“토속적인 분위기 속에서 현대인의 입맛에 딱 맞는 퓨전 요리를 제공할 수 있고 요즘 인기를 끄는 막걸리 같은 웰빙 술도 판매 가능한 게 장점입니다.

외식·음주 트렌드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죠. 또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을 확보할 수 있어서 불황에도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내고 있나 봐요.”

최 사장은 손님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전략으로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

젊은 층에게는 친구로, 중·장년층에게는 아들과 같은 마음으로 손님을 대하기 때문에 단골손님 확보가 별로 어렵지 않았다고. 이 역시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서비스 정신이 몸에 밴 덕분이다.

하지만 창업 과정이 마냥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젊은 나이에 창업을 하는 터라 자금 문제가 가장 큰 부담이 됐다. 대학 입학 후 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았다 해도 거액의 창업 자금을 대기엔 역부족이었다. 다행히 유객주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창업 자금 일부를 대출해줘 차질이 없었다.

인력 운용에서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작은 규모의 점포에서 여러 사람을 고용할 수가 없는 데다 전체 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되도록 최소화하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가족 창업 형태다. 현재 최 사장은 친형인 최현웅 씨와 손발을 맞추고 있다. 인력 문제로 고민하는 동생을 보고 형이 선뜻 일손을 돕기로 한 것이다. 이로 인한 효과가 적지 않다.

인건비와 인력 관리 부담이 줄어든 것은 물론 ‘젊은 점포’라는 이미지가 손님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젊은 손님들이 ‘가게가 편안하다’는 평을 많이 한다”면서 “비슷한 또래가 운영하는 주점이라는 친근한 느낌을 주는 것이 단골손님 확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는 나의 무기’ 손님 응대에 최선 다해

최 사장만의 성공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모든 손님에게 친절하고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해 손님이 먼저 부르기 전에 각 테이블에 먼저 찾아가는 서비스를 펴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고 있다.

둘째,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로 저마다 천차만별인 손님들의 취향을 최대한 맞추고 있다. 여기에 최 사장이 쌓은 아르바이트 경험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최 사장은 “아르바이트할 때나 사장으로 일할 때나 큰 변화는 없다”면서 “손님을 대하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손님의 요구가 구체적이고 일방적으로 변하고 있어서 손님의 특성을 최대한 배려하면서 서비스하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이미 자신만의 경영 지론과 목표를 세워두고 실천하고 있다. ‘내 점포를 찾는 손님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펴서 최대한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제1의 원칙이다.

최 사장의 목표는 여러 점포를 운영하는 건실한 사업가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노하우를 살려 한 우물을 판다면 제2, 제3의 창업도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문가 조언] 주점 창업 성공하려면

‘업종 체험’ 통해 점포 경영의 기본기 익혀야
['취업 대신 창업' 케이스 스터디] “알바로 쌓은 실전 경험이 내 사업 밑거름 됐어요”
대학생을 상대로 한 창업 교육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학에서도 창업 동아리가 인기를 끌고 있고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등 지자체에서도 대학생 창업 지원 사업을 펴고 있다.

이에 힘입어 그 어느 때보다 청년 창업이 성행하고 있다. 특히 최현권 사장처럼 프랜차이즈를 통한 창업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맥주 전문점이나 퓨전주점 등 주류를 중심으로 한 외식업 창업 사례가 가장 많다. 이는 젊은 층의 음주 문화가 자유분방해지고 다양한 주류 관련 사업, 외식업에 대한 동경이 커졌기 때문이라 풀이된다.

특히 퓨전주점은 맥주 전문점과 달리 초기 창업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고 매장 운영이 수월해 창업 희망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유행하는 안주나 주류를 자유롭게 손님의 취향에 맞춰 판매할 수 있어서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최 사장은 자신이 경험했던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어 성공의 지름길로 가고 있다. ‘경험’이야말로 창업의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이다. 주점 등 서비스 업종에서 지속적으로 아르바이트 경험을 쌓은 게 매장 운영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장기간 아르바이트를 하면 매장 운영부터 주방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주점 경영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청년 창업의 단점은 사회적 경험이 없거나 일천하다는 것이다. 최 사장처럼 미리 자신이 몸담고 싶은 분야를 설정하고, 그에 맞춰 관련 정보와 실전 경험을 쌓는다면 창업에서 성공할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창업시장은 빠른 트렌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급변하는 창업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그때그때 달라지는 소비자 니즈에 대해서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최 사장처럼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고 창업에 필요한 지식 습득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


주점 창업 5계명


메뉴 선정과 가격 결정은 소비자 입장에서 판단하라.
조급함을 버리고 신중하게 창업 준비를 하라.
손님이 감동할 수 있는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라.
신규 손님보다 단골손님 유지에 신경 써라.
손님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라.

최현권 사장은…

1983년 생. 2002년 2월 유한대 기계설계과 입학. 2003년 7월 군 입대. 2005년 7월 군 제대. 2006년 1월부터 패밀리레스토랑, 주점 등에서 접객 및 매장 관리자로 근무.
2009년 5월 퓨전주점 ‘유객주’ 부천 북부역점 창업.
2010년 5월 월 매출 2500만 원.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doon1549@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