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 Extra!

[English] 뉴욕을 파는 뉴요커들
예부터 탐험가들은 새로운 곳을 발견한 기념이자 증거로 무엇인가를 들고 오는 습성이 있었다. 이제는 관광객들이 그 전통을 이어받았다. 웬만한 tourist attraction관광 명소에서souvenir store기념품 판매점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뉴욕만큼 다양하고 아기자기하며 뜻밖의 기념품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 세계적인 관광 명소는 많아도 뉴욕만큼 기념품을 잘 파는 곳이 없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English] 뉴욕을 파는 뉴요커들
1977년 이전에는 뉴욕의 기념품들이 큰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때도 관광객들은 많았지만 뉴욕에 관광 와서 기념품을 꼭 사야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다가 1977년에 뉴욕의 Deputy Commissioner of the Department of Commerce상무부 국장가 ‘뉴욕을 관광하라’는 마케팅 캠페인을 재편성하면서 advertising agency광고 회사에서 일하는 Milton Glaser라는 graphic designer시각디자이너를 고용했다.

보통 관광 캠페인은 진부한 감이 없지 않아서 Glaser는 자신이 디자인한 관광 로고가 몇 달간 사용되고 나서 곧 잊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뉴욕시의 요청을 cheerfully흔쾌히 수락해 pro bono공익을 위한 무료 봉사로 일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로고가 바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뉴욕의 대표 로고로 사랑받고 있는 ‘I♡NY’다.

만약 제작만 해놓고 적절히 활용하지 못했다면 ‘I♡NY’는 금세 잊힐 로고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로고를 people around the world세계인의 머릿속에 instantly recognizable각인시킨 일등 공신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굉장히 ordinary평범한 하얀 티셔츠였다. 누구나 원하는 기념상품을 제작하는 데 있어서 가장 편히 입을 수 있는 하얀 반팔에 로고를 새긴 전략이 딱 들어맞았다.

흰 티셔츠에 로고를 큼지막하고 예쁘게 새겨 멀리서도 선명하게 보이게 하고 affordable price저렴한 가격에 내놓자, 관광객들이 본인 것 말고도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몇 개씩 사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이 티셔츠가 기념상품을 활용하는 paradigm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nglish] 뉴욕을 파는 뉴요커들
‘나는 뉴욕을 사랑한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기념품이 많이 팔리기 시작하자 뉴욕시는 기념품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가장 놀라운 점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념품을 만들어내는 creativity창의성를 display발휘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9·11 테러가 발생한 후에도 희생자들을 기리는 로고로 약간 바꾸어서 그 수익금을 피해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뉴욕 기념품들의 사진을 눈으로 감상하면서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procrastinate고민하기를 바란다. 서울은 해치를 이미지 로고로 제작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해치를 보고 intuitively직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들에게 해치의 의미를 계속 설명해야 한다면 해치의 가치는 추락할 것이다.

프랑스는 에펠탑을, 일본은 후지산을 이미지 로고로 사용한다.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symbol상징물이 막대한 경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I♡NY. 한 개인이 무료로 디자인해준 이 단순한 이미지가 여러 사람이 만들어낸 다양한 상품을 통해 30년이 지나도록 사랑받고 있다.

tourist attraction 관광 명소
attraction은 ‘매력’이라는 뜻이지만 tourist attraction이라고 쓰면 ‘관광 명소’가 된다. attraction이 들어간 또 다른 표현으로는 coming attractions가 있다.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 예고편’을 의미한다.

[English] 뉴욕을 파는 뉴요커들
souvenir store 기념품 판매점

souvenir 외에 ‘기념품’을 의미하는 단어로는 memorabilia가 있다. memories를 간직해주는 상품’이라는 뜻이다.

advertising agency 광고 회사
agency는 service를 제공하는 것이 주 업무인 곳으로 company라는 표현보다 구체적인 의미를 지닌다. 광고도 수주받은 회사에 service를 제공하는 것이며 같은 맥락에서 ‘여행사’를 travel agency라고 부른다.

graphic designer 시각디자이너
한국에서도 ‘그래픽디자이너’라는 표현이 일반화되고 있는데, 한때는 graphic designer가 ‘시각디자이너’를 의미했다.

pro bono 공익을 위한 무료 봉사
pro bono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pro bono publico의 줄임말이고 영어로는 for the public good을 뜻한다. 미국에서는 celebrity들이 공익광고에 출연하는 것을 상당히 영광스러운 일로 받아들인다. 한국에서도 그런 현상이 보인다. image가 좋지 않으면 제아무리 celebrity라 해도 public service advertisement에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people around the world 세계인
곧이곧대로 해석을 하자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사람들’을 뜻한다. 사실 ‘세계인’이라는 말이 특정 그룹을 지칭할 수는 없는 일이다.

ordinary 평범한
‘평범한’의 반대말은 뭘까? 정답은 ‘extraordinary(특출한)’이다. extra와 ordinary가 합쳐진 표현이다. 무엇을 extra로 해야 특출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affordable price 저렴한 가격
똑같이 aff-로 시작하는데 affordable은 affluent와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다. 둘 다 똑같이 형용사인데도 말이다. 물론 ‘실현’과 ‘실패’도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다. 형태학적으로만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은 문제점이 있다.

paradigm 패러다임
‘패러다임’의 유의어 중에 school of thought가 참 재미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의 학교’라고 곧이곧대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관용어구 ‘신조’로 이해해야 하지만 왠지 귀여움이 묻어나는 표현인 것 같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이 학교에 다닌다고!’

creativity 창의성
creativity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심각하게 고민하는 issue중 하나는 public의 support를 받지 못하면 creativity가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 즉, creativity도 대중성이 있어야 빛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display 발휘하다
동사로서 ‘재능을 발휘해봐’는 Display your talent라고 표현할 수 있다.

procrastinate 고민하다
만인이 경험하는 정신적 행위에 속하는 관계로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언어에서 비중 있게 사용된다. 그래서 알아두면 유용한 단어다.

intuitively 직관적으로
수업시간 중에 창의성을 적용시키는 강의를 종종 하는데 학생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Use your intuition!(직관을 사용해!)”라고 버럭 소리 지른다. 처음에는 강의실을 날아다니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에 학생들이 움찔했는데 요즘은 일종의 performance로 즐기는 듯하다.

symbol 상징물
흥미롭게도 symbol은 개인, 단체, 국가, 사회, 나라 등 누구나 지닐 수 있다. 여러분은 몇 개의 symbol로 자신을 표현하겠는가?


[English] 뉴욕을 파는 뉴요커들
이유진 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뉴욕에서 태어나 콜롬비아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언어학을 부전공. 20대 초반 공대를 거쳐 의대로 진학했다가 결국 인문학을 택하는 여정을 겪었다.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진 : Dreaming Tree(blog.naver.com/busyman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