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이렇게 뚫었어요

“목표 기업과 전문분야 확실할 때 성공할 수 있죠”
요즘 취업은 ‘전쟁’ 이나 다름없다. 그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젊은이들은 수없이 많은 전투를 치르고 있다. 이 살벌한 전장에서 대학 졸업 후 단 한번 만에 원하던 직장, 원하던 일을 하게 된 ‘엄친딸’이 있다.

SK그룹 계열사 SK E&S 신입사원 차한나(24·여) 씨가 그 주인공. 서울시 중구 서린동 SK사옥에서 그녀를 만나 ‘취업전쟁’에서 단번에 승리한 비결을 들어봤다.

종합 에너지 서비스 기업인 SK E&S의 글로벌사업개발본부 전략사업추진팀에 근무 중인 차 씨는 정식배치를 받은 지 이제 8주째인 햇병아리 사원이다. 지난 2008년 SK E&S 하계 인턴 근무를 인연으로 2010년 정식 신입사원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차 씨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어릴 적 무역회사 해외주재원으로 일하셨던 아버지 영향으로 해외사업을 동경해 왔는데, 이제 그 꿈을 이루게 되어 무척 기쁘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차 씨는 도대체 어떻게 이 취업전쟁에서 단박에 승리할 수 있었을까? 차 씨의 스펙은 그 흔한 자격증 하나 없이 인턴 경험 한번이 전부다. 하지만 영어와 관련해서는 빵빵한 점수와 경험을 자랑한다. 토익, 토익 스피킹이 모두 만점인 데다 대학 영자신문사에서 2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또 1년간 교환학생으로, 귀국 후에는 전화 영어강사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영어 한 우물을 파다

차 씨는 “막연히 대기업에 연봉, 복지가 좋은 곳에 입사하겠다는 생각보다 확실한 목표 기업과 업무 분야를 정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학벌, 성적에 자만하는 것은 취업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어느 기업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 설정을 확실하게 했기 때문에 남보다 취업 과정이 좀 수월했죠. 스펙을 쌓는 것도 영어 한 우물 파기와 대학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으로 정했어요. 나름대로 맞춤 준비를 한 것이 성공 비결인 것 같습니다.”

즉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준비해야 취업전쟁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차 씨는 대학 1학년부터 영어 분야에 심혈을 기울였다. 해외사업개발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였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엔 어린 시절 해외생활 경험이 큰 도움이 됐지만, 그렇다고 쉽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어린 시절에 배운 영어를 잊어버리지 않고 더 다듬기 위해 대학 4년을 몽땅 쏟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데, 대학 1학년부터 꾸준히 준비하는 것 외에 다른 왕도는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영어를 잊지 않기 위해 영자신문 기자로 일하고, 영어강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준비했습니다.”

그 결과 차 씨는 토익 만점(990점), 토익 스피킹 시험에서도 만점(200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다양한 경험에 도전하다
“목표 기업과 전문분야 확실할 때 성공할 수 있죠”
차 씨의 또 다른 전략은 학업에 충실하면서 미래에 하고 싶은 일에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경험으로 ‘내공’을 키우는 것이었다. 자격증, 공모전 등에 눈길을 두기보다 ‘정도’를 택한 것이다.

“주위의 취업준비생들을 보면 대학 3~4학년 때는 한자 자격증, 영어 시험, 인턴이나 공모전 등을 준비하고 취업 스터디를 하며 인?적성과 면접에 대비하는 수순을 밟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것저것 많은 준비보다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입사하고 싶은 기업에 합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준비만 공들여 하는 거죠.”

특히 차 씨는 취업준비생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에 대해 많은 지적을 했다. 수많은 기업에 동시 지원하다 보니 목적 없이 이력서?자기소개서를 짜깁기 하거나 복사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돈을 들여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비추천’이라고 말했다.

“입사하고 싶은 기업을 추려내서, 내가 그 기업 그리고 해당 업무와 얼마나 잘 맞는 사람인지를 홍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가 잘난 사람이라고 설명하는 게 아니라, 그 기업의 인재상과 잘 맞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죠. 그 기업을 왜 좋아하는지, 그 기업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 왔는지 등을 자신만의 차별화된 글로 보여줘야 합니다.”

차 씨는 토론, PT, 인성 면접을 대비해 취업 스터디 활동과 더불어 신문과 잡지 정독을 통해 시사, 문화 등 여러 방면에 대해 준비했다. 이 또한 큰 도움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과정을 거쳐 면접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발로 뛰어 취업정보를 얻다

취업에 관한 각종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얻었느냐는 질문에 차 씨는 “발로 뛰었다”는 답을 내놓았다.

“일반적으로 취업에 관한 정보를 인터넷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뢰가 가질 않았어요. 직접 발로 뛰어서 얻은 정보, 그리고 인맥이나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된 정보만 취합해 선택했습니다. 특히 학교 선배들이 취업해 있는 곳에 직접 연락해서 자세한 정보를 캐냈어요. 발로 뛰어 얻은 정보가 진짜배기죠.”

얻고자 하는 정보를 직접 공들여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또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련 분야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쌓이고, 더불어 인맥까지도 형성할 수 있었다.

“항해를 하는 배는 도착점을 향해 줄기차게 나아갑니다. 하고 싶은 일과 분야를 확실하게 정해 놓고 그 방향으로 항해 하길 바랍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명쾌해질 겁니다.” 이게 바로 차 씨가 전하는 ‘취업의 왕도’다.
“목표 기업과 전문분야 확실할 때 성공할 수 있죠”
★차한나 씨 스펙

회사 SK그룹 SK E&S
학력 연세대 심리학과 졸업
외국어 토익 990점 만점, 토익 스피킹 200점 만점.
인턴경력 2008년 SK E&S 하계 인턴
봉사활동 및 기타 경험 영자신문사 기자, 영어 강사 아르바이트
자격증 없음

박승욱 기자 star710@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