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혜정 다음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 매니저

국내 3700만 명, 해외 1억5000만 명.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가입자 수다. 지난 2010년 3월 아이폰 앱에 이어 같은 해 8월엔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하며 모바일 대표 기업으로 성장해온 다음카카오.

휴대폰 ‘문자메시지’라는 말을 ‘카톡’으로 대체시켜 버린 이 기업에서 ‘전 우주 통신규약’에 대한 꿈을 꾸며, 할 일이 많아 행복하다는 황혜정 매니저를 만났다.
[COVER STORY] “기업의 크기보단 자신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세요”
Profile
1986년생
단국대 영어영문학 전공
홍보대행사 근무 경력
2014년 5월 다음카카오 입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커뮤니케이션팀에서 대외홍보 업무를 하고 있어요. 다음카카오에 입사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홍보대행사에서 기업 홍보 일을 쭉 해 와서 제게 생소한 일은 아니에요. 특히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뮤직’ 등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를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리는 일을 주로 하고 있지요. 그 밖에 CSR, 기업문화 등에 대한 홍보도 하고 있고요.


특별한 날에 입사하셨다고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 발표일에 출근을 했어요. (합병한 ‘다음카카오’는 10월 1일 공식 출범했다. 황 매니저 인터뷰는 합병을 며칠 앞둔 9월 말에 진행했다.) 그 소식에 놀랐다기보다는 설레고 기대감이 더 커졌죠. 평소 카카오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늘 카카오 관련 소식들을 챙겨봤지요. IT산업 전반에 걸친 동향에도 주시를 했고요. 가고자 하는 기업에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이면, 길은 열리는 것 같아요.


카카오 사람들은 어떤 점이 남다른가요?
카카오 구성원은 업무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견을 나누고, 스스로 문제를 끌어내 그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가요. 이것은 카카오가 지향하는 ‘신뢰, 충돌, 헌신’이라는 3가지 원칙 때문인데, 서로가 신뢰를 바탕으로 충분히 논쟁하고 충돌하며 결론이 내려진 다음에는 모두가 한 방향으로 헌신하자는 원칙이에요. 이러한 문화를 바탕으로 카카오 구성원들은 모든 일에 자율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어요.


카카오엔 어떤 직무들이 있나요?
카카오는 자신이 가진 기술을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믿어요. 이런 철학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개발 직군’,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 편리한 방법을 찾는 ‘기획운영 직군’, 그리고 사업자와 참여자들이 골고루 이익을 얻어나가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깊이 고민하는 ‘사업 직군’ 등이 있어요. 또 사용자를 위해 아름답고 가치 있는 디자인을 만드는 ‘디자인 직군’, 사용자가 카카오 서비스를 통해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늘 고민하는 ‘인프라 직군’ 등도 있지요.


어떤 점에 역점을 두고 서비스를 개발하나요?
‘사용자 가치’가 최우선이에요. 사용자를 수동적 고객이 아닌, 카카오를 함께 만들어가는 ‘가치 공동 창출자’로 인식하는 거죠. ‘사용자와 함께하는 100개 기능 개선 프로젝트’, ‘카카오 실험실’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어요.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이스오버’, 움직이는 이모티콘 등 카카오톡이 제공하는 수십 가지 기능은 그런 철학에서 나온 결과물이에요.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요?
누가 시켜서 일을 하지는 않아요. 그렇게 일을 해서도, 또 할 수도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요. 대부분이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각자 책임감을 갖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편이에요. 특히 아래로부터의 의견을 굉장히 존중해주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온답니다.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내 광장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하는 전체 미팅이 있어요. 거기에서는 모든 직원들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개인적인 질문부터 사업 성과,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등에 대한 의견까지 모든 것을 공유해요.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뿌리내리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판교에서의 직장 생활이 아직 낯설 법도 한데요.
카카오에 오기 전에는 광화문 근처에서 직장 생활을 했어요. 점심때만 되면 우르르 몰려나온 넥타이 부대에 섞여 식사를 하곤 했죠. 정신없을 때도 많았지만 그게 ‘도시에서의 직장 생활’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쁘진 않았어요. 그래서 판교에 처음 왔을 때는 조금 휑한 느낌이 들었어요. 공사 중인 곳도 많았고 사람들로 북적대질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곧 여유롭고 한가한 판교만의 분위기에 동화되었어요. 복장도 캐주얼하고 자유롭죠. 또 겉으로 보이는 자유분방함과 달리 IT에 관한 전문성으로 속이 꽉 찬 사람들이 많아 은근히 이곳에서의 근무를 자랑스러워하게 됐어요.


취업 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 전공은 영어영문학인데 복수전공으로 영상학을 했어요. 물론 제가 좋아해서 한 것도 있지만, ‘대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업종 불문하고 여러 곳에 지원했지요. 많은 취준생들이 아마 그러리라 짐작돼요. 그런데 그러다 보면 자기소개서를 쓸 때마다 거짓말을 하게 돼요. 평소 관심도 없던 곳인데 그저 합격만 하면 된다는 식인 거죠. 그런 자기소개서는 제가 채용담당자라도 대번에 알아볼 거예요.

저는 은행 홍보실 인턴십을 하면서 홍보라는 업무를 처음 접하게 됐고, 그게 저에게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홍보대행사에서 근무를 했던 것이고요. 아르바이트라도 좋으니까 다양한 경험을 해보며 자신의 길을 찾아보길 바라요. 그래야 자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거든요. 어떤 게 나와 안 맞는지를 아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에요.

입사를 하고 나면 이직 기회가 생각보다 많아요. 기업의 크기를 떠나 자신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다면 일단 경험해보세요. 생각만 많은 천재보단 경험 많은 평범한 사람이 회사에 더 필요한 사람이에요.


글 박상훈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