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내건 책을 내고 싶어 하지만 콘텐츠, 디자인, 시간, 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독립 출판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독립 출판은 이 모든 것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 저명한 학자나 교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자기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다.
[대학생 저자 되기] 세상에 하나뿐인 내 이야기 인디북 만들기
독립 출판 입문하기
제작자가 되기 전 독립 출판의 개념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 독립 출판은 ‘자가출판’, ‘인디북’, ‘소규모 출판’ 등으로 일컬어지기도 하는데, 이는 ‘이윤을 추구하는 상업적 출판 범주로부터의 독립’ 또는 ‘정형화된 책 형식으로부터의 독립’ 등 ‘독립’의 뜻에 대한 해석을 소비자마다, 제작자마다 달리하는 탓이다. 하지만 스스로 집필, 편집, 인쇄, 홍보까지 일인다역을 맡는다는 의미에서는 모두 같은 것으로 통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꼭 혼자서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해진 기준이 없으므로 2인 혹은 팀을 만들어 제작하는 것도 독립 출판에 속한다. 출판물에 따라, 제작자의 네트워크에 따라 운영 방식은 천차만별. 걸출한 출판사가 있다면 수만 부를 찍어내겠지만, 독립 출판의 특성상 보통 수십 부에서 수백 부를 만든다. 따라서 절판이나 품절이 빠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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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과정 익히기
①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라!

독립 출판물을 뒤져보면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책’의 개념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연필로 끄적인 종이 몇 장이 묶여 있기도 하고, 손으로 직접 묶은 것 같은 ‘빈티지’ 출간물도 있기 때문. 책 안에는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낯선 이야기와 사진들로 가득 차 있다. 시, 일러스트, 사진, 여행기 등 정해진 장르도 없다. 독립 출판물의 핵심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드는 것’이므로 형식, 내용, 모양이 모두 제각각인 것. 따라서 독립 출판을 위해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생각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기 뜻을 원하는 대로 표현할 수 있는지’의 여부. 글, 사진은 물론 디자인으로도 나타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스스로 디자인이 어려울 경우 뜻이 맞는 디자이너를 구하거나 지인과 협력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제작비 부담이 크다면 새로운 방식으로 출판물을 활용해도 좋다. 디자인이 부족하더라도 독창적인 판형, 내용을 담으면 눈길을 끌 수 있으니 일단 시작해 볼 것.


② 인쇄 작업하기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독립 출판물은 200~300부를 발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해당 부수를 인쇄하는 곳은 서울 충무로 부근에 많이 있으며 독립 출판 서점과 같은 곳에서 정보를 얻으면 수월하게 인쇄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서점에 가서 자신이 출간하고자 하는 책과 콘셉트가 맞는 제작자를 소개받는 것도 한 가지 방법.

인쇄 비용은 출간물의 형태나 종이 질, 크기, 양에 따라 달라진다.


③ 유통 및 홍보하기
특이한 유통구조로 되어 있는 것도 독립 출판 시장의 특징. 일반 출판물의 경우, 국제 표준 도서 번호인 ISBN을 발급받아 국립중앙도서관에 정식 출판물로 등록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독립 출판물의 경우 ISBN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때문에 대형 서점으로 유통하기가 힘들다는 애로사항이 있다. 대신 독립 출판 시장 유통 구조를 잘 활용하면 충분히 독자들에게 자신의 책을 보여줄 수 있다. 독립 출판 서점에 내놓거나 개인 SNS를 통해 판매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지만, 북마켓에 직접 나가 판매하는 방법을 활용하면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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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출판 체험하기
① 관련 강좌 수강하기
▶ 마가진 가쎄(Die Magazin-Gasse)

독립 잡지 <싱클레어>의 편집장 피터가 진행하는 강좌. 잡지 제작 기초부터 8주간 차근차근 배우고 실제 잡지를 제작해볼 수 있다. 잡지가 완성되면 매년 열리는 인디북 페스티벌 ‘어바웃북스(ABOUT BOOKS)’에 출품한다.


▶ 리틀 프레스(Little Press)
소규모 출판물 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이 주최하는 강좌. 독립 출판의 기획, 디자인, 인쇄, 유통, 홍보까지 독립 출판의 A부터 Z까지 배울 수 있다. 제작자들이 직접 강사로 참여해 살아 있는 정보를 전한다.


② 북마켓&북페어 찾아가기
▶ 퍼블리셔스 테이블 (Publisher’s Table)

독립출판 서점 헬로인디북스, 피노키오 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이 주최하는 인디북 파티. 출판물 제작자들이 직접 자리해 홍보, 판매를 맡는 것이 특징이다. 제작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


▶ 어바웃 북스(ABOUT BOOKS)
KT&G가 개최하는 독립 출판물 기획전. 5회째를 맞는 올해는 오는 10월 25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에서 진행한다. 전국 6개 도시의 독립 출판 서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국 책방 투어’, 독립 출판물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인 ‘데면? 대면!’등의 부대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③ 독립 출판 서점 방문하기
다양한 출판물을 한자리에서 만나기 위해서는 서점에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전국 방방곡곡 독립 출판 서점이 자리하고 있으니 찾아가서 다양한 출판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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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독립 출판 서점
가가린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3 / 헬로인디북스 :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148-1
책방 피노키오 :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94-11 / 유어마인드 :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35길 7 VIEW빌딩 5층 / 스토리지북앤필름 :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115-1 / 더북소사이어티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2 2층 / 땡스북스 : 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 28 서교동근린생활시설 / 도어북스 : 대전광역시 중구 테미로 48 / 샵메이커즈 : 부산광역시 금정구 부산대학로 64번길 120 / 우주계란 :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 2길 53 남부시장
더폴락 명태 : 대구광역시 남구 계명중앙 1길 42 / 프롬더북스 : 부산광역시 연제구 중앙대로 1251번길 39 / 5km 북스토어 :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경인로 211-1 2·3층
[대학생 저자 되기] 세상에 하나뿐인 내 이야기 인디북 만들기
mini interview 절망북스 제작자 신미경·이한나
[대학생 저자 되기] 세상에 하나뿐인 내 이야기 인디북 만들기
“독립 출판은 자신을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Q. 독립 출판을 하게 된 계기는
A. 2010년에 출판 공부를 하며 만난 친구들이 있어요. 그때 “우리가 모여 출판사를 차리게 되면 희망만 가득한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자”고 이야기했었어요. 그래서 이름도 ‘절망북스’죠. 이후 각자 출판사에 취업하게 되면서 잠시 미뤄두고 있다가 2012년 7월 신미경 씨가 회사에 사표를 내고 <사표1>이라는 책을 만들면서 출판 모임인 ‘절망북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어요.

Q. 절망북스의 운영 방식은
A. 정기적으로 회의하거나 모임을 갖진 않아요. 일종의 프로젝트로 진행하기 때문에 책을 내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거나 여건이 갖춰졌을 때 절망북스 제작자로서 책을 만들죠. 팀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것은 혼자서 모두 책임지고 진행해요. 즐기면서 하려는 한 가지 방법이에요. 필요한 부분을 도와주기도 하고요.


Q. 출판물을 소개한다면
A. 지금까지 절망북스 이름으로 <사표1>과 <사표2>, <사우스이스트 런던에서 일주일을>을 출간했고, 임프린트 구여친북스에서 <9여친 1집>, <9여친 2집> 등을 출간했어요. 남자친구에게 차인 자신의 이야기를 모아 만든 <9여친 1집>은 제작자가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기도 할 만큼 반응이 꽤 좋았죠. 각자 출판물을 만들면서 자신의 색깔을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그만큼 열린 모임이라서 활동하는 것도 즐거워요.


글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