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유통기업들은 ‘공룡’으로 불릴 정도로 대형 다국적 기업인 만큼 국내 진출 시 채용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가장 구체적인 한국 영업 계획을 내놓은 곳은 스웨덴의 다국적 가구 브랜드인 ‘이케아’다. 한국에 본격 입성하기 전 인터넷을 통해 시니어급 경력직을 채용, 론칭 준비를 해 왔다. 현재는 인력이 필요한 부서에서 수시로 채용공고를 내고 신입부터 경력직까지 신규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국내 진출을 계획하는 다른 유통 기업들도 이케아의 준비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아마존】 미국 종합 인터넷 쇼핑몰
미국의 종합 인터넷 쇼핑몰로 자리매김한 아마존의 시작은 인터넷 서점이다. 1994년 7월, 프린스턴대 졸업 후 월가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던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세운 세계 최초의 인터넷 서점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인터넷 열풍이 사그라지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아마존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종합 인터넷 쇼핑몰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아마존의 사업 확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 기기,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 등 여러 분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 시장까지 진출한 상태다.
▶ 데이터센터 구축 등 한국 내 영업 준비 시작
지난 7월 말,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마존이 본격적인 한국 영업을 앞두고 자체 인프라를 마련하려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
지난 2012년 서울 삼성동에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AWS는 올 초에는 구글코리아 사장을 재임한 염동훈 씨를 한국지사장에 선임하며 한국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염 대표는 지난 9월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의 클라우드 시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들어 아마존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여러 업계에 걸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 한국인 채용은?
최근 AWS를 중심으로 한국인 채용도 활발하다. 지난 6월 말에는 인사팀, 마케팅 매니저 시니어급 수시 채용공고가 올라왔다. 지원 자격은 학사 이상, 영어 작문과 회화 능통, 5년 이상의 채용업무 경력, 온라인 소싱 기술 보유자였다. 커뮤니케이션 스킬, 분석력을 가진 경우 우대했다.
아마존의 채용절차는 크게 HR 및 지원부서 담당자 전화 인터뷰 ? 대면 인터뷰 순으로 알려져 있다. 각 인터뷰는 많게는 3~4차례로 나뉜다. 기준 평가관(bar raiser)이라는 특유의 채용제도도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압박면접과 비슷한 개념인데 부서에 상관없이 채용 면접을 전문으로 하는 면접관을 일컫는다.
【알리바바】 중국 오픈마켓 서비스 기업 중국의 사업가 마윈(馬雲)이 1999년에 설립한 온라인 상거래 업체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오픈마켓인 ‘타오바오(淘寶)’와 인터넷 쇼핑몰 ‘톈마오(天猫·티몰)’, 모바일 결제플랫폼인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3년 타오바오와 톈마오의 지난해 총 거래액 합계(2480억 달러)는 미국의 이베이와 아마존을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미 증시 상장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이 예상하는 알리바바의 IPO(기업공개) 규모는 200억 달러(20조3200억 원)로 2012년 페이스북의 160억 달러(16조2700억 원)보다도 많다. ▶ 게임 퍼블리싱 사업 시작
9월 초 알리바바가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알리바바의 한국 진출 가능성이 또 한번 뜨거운 감자가 됐다. 알리바바는 올 하반기부터 한국무역협회 ‘케이몰24’와 연계해 우리 기업 제품을 중국 시장에 소개할 방침이다. 또 대형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데니스그룹의 대형마트에도 우리 기업 전용 매장을 만들기로 했다.
2000년 국내 진출을 시도했다 1년 만에 한국 사무소를 철수한 경험이 있는 알리바바는 2008년 9월 다시 한 번 국내에 사무소를 설립, 한국무역협회를 파트너로 결정하고 B2B사업만 영위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여러 국내 업체와 제휴하는 식으로 우회 진출 중이다.
올해 4월에는 한국지사 ‘알리바바 게임코리아’를 세우고 게임 퍼블리싱(개발사에서 게임을 받아 출시하는 것)을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사장에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 텐센트코리아 출신 황매영 씨를 선임했다. 또 막대한 자금력에 바탕을 두고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콘텐츠 사업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 한국인 채용은?
알리바바 측은 아직 별다른 국내 직원 채용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국내 업무를 시작하면 한국 직원의 충원 필요성이 대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알리바바는 수시채용으로 인력을 선발한다. 중국 본사의 ‘국제사업부’ 채용을 보면 본과(本科)라고 부르는 일반 4년제 대학 이상에 영어 중급 이상, 판매 경험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으며, 인터넷사업 경험, 상거래 지식 보유자를 우대하고 있다.
면접은 대개 2~3가지 패턴으로 이뤄진다. 미국의 기업평판 사이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면접 질문은 비교적 평이한 편으로 개인의 삶이나 약간의 전문지식을 묻는다. 개발자의 경우에는 필기시험이 추가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자바(java) 엔지니어로 지원했던 한 면접자는 ‘전략 패턴(strategy pattern)과 데코레이트 패턴(decorate pattern)의 차이점에 관해 말하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라쿠텐】 일본 전자상거래 기업 1997년 2월 7일, 미키타니 히로시(三木谷浩史)가 ‘주식회사 엠디엠’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 라쿠텐 시장 서비스를 시작한 데서 출발했다. 현재는 구글, 아마존, 야후 등과 함께 톱10 안에 드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 초에는 모바일 메신저 및 인터넷 앱 업체 ‘바이버(Viber)’를 인수하면서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하고 소셜 네트워킹 분야로도 사업영역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순 메신저를 넘어 전자상거래와 게임,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 채널로 변신시키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최근 저가항공 사업 투자 소식도 알렸다. 말레이시아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와 손잡고 저가항공 사업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라쿠텐은 현재 여행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어 에어아시아의 고객 기반과 아시아 운항 노선을 활용해 여행 상품 판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한국어 서비스·공식 블로그 개설
일본 최대 오픈마켓 업체인 라쿠텐은 아직 한국 법인을 설립한 단계는 아니다. 다만 라쿠텐의 여행사이트 ‘라쿠텐 트래블’이 2004년 서울에 한국 첫 현지법인을 세운 뒤 지난 2011년에는 부산에 지점을 추가로 설립하고, 한국인 관광객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라쿠텐 트래블이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경우, 그룹 차원의 국내 진출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라쿠텐은 올 초 한국어 사이트(global.rakuten.com/ko)를 선보인 데 이어 네이버에 공식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국내 소비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웹 사이트 이용 문의도 한국어로 할 수 있도록 했다. 라쿠텐의 한국 진출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 한국인 채용은?
라쿠텐은 그간 한국인 직원도 활발히 채용해 왔다. 올 상반기에도 인하대 등 일부 대학에서 캠퍼스 리크루팅을 개최하고 채용상담을 진행했다. 본사에서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에 따라 채용대행사가 중간에서 지원을 나오기도 한다.
라쿠텐은 수시채용으로 인력을 선발한다. 라쿠텐 신입사원의 연봉 수준은 최종 학력에 따라 다른데 학부생은 3000만 원, 석사는 31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1·2차 화상온라인면접, 3·4차 일본면접 순이다. 우선 서류에 합격하면 사이트를 통해 합격자가 발표되며 그 후 외국어 성적 등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화상면접은 화상채팅 프로그램 스카이프(Skype)를 활용한다. 대면면접은 그룹 형태부터 일대일 형태까지 다양하다.
【이케아】 스웨덴 홈퍼니싱 기업
스웨덴의 DIY 가구 기업 이케아는 1943년 17세 소년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가 볼펜, 지갑, 액자 등 잡화를 판매한 데서 시작됐다. 그 후 가구 판매 회사로 자리매김한 이케아는 최근에는 가구 외에도 주방용품이나 인테리어용 액세서리도 판매하고 있다.
이케아의 전 매장은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 세계 매장 대부분은 본사 격인 이케아그룹이 관리하고 있다. 이 이케아그룹은 모회사인 잉카홀딩과 그 위의 네덜란드의 비영리 법인 스티칭잉카재단의 관리를 받고 있다. 이케아의 상표권과 프랜차이즈 회사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터 이케아 시스템스(Inter IKEA Systems’가 소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비스 파트, 매장 관리, 금융, 가구 제조 등을 담당하는 크고 작은 자회사와 계열사도 유럽 각지에 흩어져 있다. 잉카재단과 이케아그룹, 잉카홀딩 등과 연계된 계열사와 관계사는 200개 가까이 이른다.
현재 오스트레일리아, 독일, 미국, 캐나다, 중국 등 세계 42개국에 340여 개의 매장이 있다. 한국에는 2014년 말 경기도 광명시에 첫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 올 연말 광명에 첫 매장 오픈
이케아의 한국 진출 움직임은 다른 다국적 유통업체 중에서 가장 가시화돼 있다. 현재 올해 말 오픈을 목표로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에 이케아 광명점 1호점 공사가 한창이다. 이어 최근 경기 고양의 부지를 사들였고 3호점으로는 서울 고덕동 일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는 2020년까지 5개의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지난 5~8월 약 두 달간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편집샵 헤이홈(Hej Home! )을 오픈하고 제품을 미리 만나볼 수 있도록 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매장 오픈 직전,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도 예정돼 있다.
한국인의 특성에 맞춘 제품 제작에도 한창이다. 자녀의 안전을 특히 중시한다거나 좁은 실내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효율적인 수납공간을 필요로 하는 등 이케아 직원들이 직접 한국 가정을 방문해서 얻은 체험 결과를 토대로 한국인 맞춤 가구들도 대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 한국인 채용은?
이케아는 지난 1월 말 국내 공식 웹사이트를 공개하고 이곳에서 인재상을 포함한 채용정보를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이케아는 수시채용으로 인력을 선발한다. 연내 500명 채용을 목표로 현재도 수시로 채용공고가 올라오고 있다. 스토어 매니저, 로지스틱스 등 매장 가구관리 부서와 함께 매장 안에 푸드코트 개념의 식당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에는 이케아 푸드 부서에서도 채용이 한창이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 지원서를 제출하면 길게는 약 2개월의 검토 기간을 거쳐 합격 여부가 발표되며 이후 부서별로 진행되는 다양한 방식의 면접을 통해 최종 당락이 결정된다.
글 이도희 기자 | 사진 한국경제 DB·각 기업 제공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