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주신 사랑만큼 멋진 사람이 될게요” - 장두원
장두원 씨는 평소 그가 들고 다니는 수첩이 까매질 정도로 바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금도 <캠퍼스 잡앤조이> 대학생 기자를 비롯해 네댓 개의 대외 활동을 하고 있는데, 내년 2월 군 입대까지 최선을 다해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고. 뭐든지 열심인 그의 마음 한 가운데에는 어머니가 있다. “엄마, 저를 힘들게 키우신 만큼, 앞으로 최선을 다해 살겠습니다. 사랑해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엄마, 아빠! 큰 딸 지영이예요. 두 분께 편지를 쓰는 게 참 오랜만이네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어버이날에 몇 자 적기라도 했었는데 요즘은 ‘어디에요?’ ‘밥 먹었어요?’ 같은 말 말고는 연락도 자주 하지 않은 것 같아 죄송해요. 큰 딸이라고, 워낙 알아서 잘 하는 아이라고 저를 믿어주신 세월이 벌써 10여 년이 훌쩍 넘었어요. 혼자서 공부도 잘하고 어느 대학에 가서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착착 잘 해나가던 제가 취업 문턱에서 3년이나 고배를 마시니 많은 걱정이 드실 거라는 거 알아요. 제 나름대로 남들보다 일찍 진로를 정하고 준비해왔기에 금방 취업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여러 번 최종면접에서 떨어지고 이제는 서류 전형조차 통과하기 버거워져서 힘이 빠지네요. 변함없이 저를 믿어주시는 두 분을 보며 버텨야 함을, 이겨내야 함을 알면서도 반복되는 탈락과 획일화된 스펙 쌓기에 지쳐 자꾸만 현실을 도피하게 되는 자신이 부끄럽기도 해요. 요즘은 ‘스토리 시대’라고, 해외 어학연수를 보내달라는 철없는 딸의 응석에 가슴도 아프셨겠죠. 첫 월급으로 부모님 용돈을 드리고, 해외여행도 보내드리는 친구들을 보며 조급해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제가 너무나 간절히 꿈꾸는 일상인데 저에게는 쉽게 허락되지가 않기 때문이죠. 대놓고 말씀하시지는 않지만 “아빠 친구 아들은 무슨 회사 들어갔다고 하더라”라는 말을 간접적으로 듣게 될 때마다 땅굴이라도 파고 들어 가 숨고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도 저에게 부담 한 번 안 주시고 “다 때가 있고 길이 있다”고 격려해주실 때마다 ‘아, 정말 잘해야지. 꼭 효도해야지!’ 하며 마음을 다시 다잡곤 한답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햇수로 3년간 해오던‘영혼 없는’ 취업 준비를 접는 것이에요. 남들이 보기에 좋아 보이는 회사, 높은 연봉을 주는 회사만을 좇는 보여주기식 인생을 버리기로 했어요. 슬럼프를 겪는 동안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최고의 효도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취업하면 30년은 훌쩍 넘게 일해야 할 텐데 1~2년 늦는다고 초조해하기보다 그 기간을 부모님과 더 가깝게 보내면서 취업 준비할 수 있음에 감사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회사원 되면 바쁘다는 핑계, 피곤하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제대로 신경을 못 쓸 텐데, 지금처럼 시간 여유가 많을 때 가까이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효도를 하기로요.(변명은 아니에요! 믿어주세요!)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하면 졸업식에 초대하겠다던 큰 딸의 약속 때문에 이번 코스모스 졸업식을 내년 전기 졸업식으로 미룬 만큼, 남은 4개월은 큰 곳이 아니라 좋은 곳에 취직할 수 있도록 좀 더 열정을 쏟을게요. 조금 걷다 픽픽 쓰러지던 큰 딸은 인생의 목표를 돈이 아닌 ‘행복’에 두고 다시 걸으려 합니다. 걱정은 조금만 미뤄두시고 이왕 믿어주신 거 4개월만 더 믿어주세요. ‘이렇게 행복하려고 그동안 고생했구나’라는 생각이 드실 만큼 행복한 사람이 될게요. 제 행복플랜을 응원해주세요. 그리고 효도는‘지금부터’ 하겠습니다. 사랑해요. 정말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제 행복플랜을 응원해주세요.” - 방지영
방지영 씨는 지난달 ‘졸업생’이 됐다. 졸예자(졸업예정자)보다 취업에 불리한 졸업생 신분이지만, 그녀는 더 이상 졸업을 미룰 순 없었다.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한 게 벌써 3년. 늘어가는 취업 준비 기간만큼 시름도 깊어지고 있지만, 그녀를 묵묵히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힘을 내고 있다고.
“다른 집 자식들보다 조금 늦다고 해서 저 불행해하지 않을게요. ‘용돈 얼마’로 정해진 효도가 아니라 부모님 곁에 있을 때 더 살뜰히 챙기며 웃게 해드리고 싶어요.”
글 박상훈 기자 I 편지 보내준 취준생 방지영(서경대 금융정보공학 졸)·장두원(연세대 국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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